2015년 4월 29일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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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년, 변치 않는 박근혜 정권, 변치 않는 자본주의
황정규  ㅣ  2015년 4월 29일

세월호 1년, 멈춰버린 시간과 변치않은 현실

4월 16일, 세월호 침몰로 304명의 무고한 생명이 세상을 등진 그 날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날의 기억을 잊지 못할 것이다. 그날의 죽음은 TV를 통해 생중계되었고, 이 사회의 모든 병폐와 고름이 만인들 앞에 적나라한 모습을 드러냈다. ‘그날 이후 모든 것이 바뀌었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그 충격은 어마어마했다. 모두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라고 말했고, ‘이게 국가냐’라고 울부짖었다.

세월호 침몰을 보며 우리는 알 수 있었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은 생명과 사람을 우선에 두는 것이 아니라 돈과 이윤을 항상 우선시 하는 자본주의가 지배하고 있는 이 사회 자체였다. 이윤추구를 위해 싼값에 구입한 낡은 배, 노동자는 저렴한 비정규직으로, 안전은 그곳에 없었다. 안전이 사라진 이면엔 규제완화가 있었다. 세월호 구조과정을 보면서 확인한 것은 재난구호조차 이윤추구의 영역이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가 살아가고 의지하고 있는 국가의 본질을 확인시켜주었다. 노동자와 민중을 위한 국가는 없었다. 돈과 권력을 가진 자본가들을 위한 국가만 있었을 뿐이다.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자본과 공무원 간의 유착은 추악한 것이었다. 심지어 집권세력조차 한 동안 해피아, 관피아란 신조어를 운운할 정도였다.

더욱이 우리는 이 참사의 와중에 무능의 극치를 보인 박근혜 정권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300명의 생명이 온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후의 구조작업은 생색내기, 면피성 쇼에 불과하였다. 박근혜는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세월호 유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이야기하였으나, 유가족들이 정부로부터 받은 것은 철저한 냉대와 모욕이었다. 상식을 제기하는 세월호특별법조차 수개월의 거리생활을 하고서야 누더기상태로 거우 입법되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특별법이 통과되었지만, 이를 통해 세월호 진상이 규명되고 이제 현실이 사필귀정의 길을 가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 1년이 가까워지고 있는 시점에서 되레 우리가 듣게 되는 것은 해수부가 사실상 특별조사위원회를 통제하는 ‘셀프조사’ 시행령, ‘허수아비’ 시행령이 입법예고되었다는 소식이었고, 1주기에 맞추어 ‘배상금’ 지급을 언론에 흘려 유가족의 정당성을 훼손시키려는 정부의 추악한 시도였다. 정부는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배상금을 받으면 국가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서약하는 각서를 요구하여 파렴치함의 정도를 새로운 수준으로까지 격상시켰다. 9명의 실종자는 여전히 차가운 바다 속에 누워있고, 세월호 유가족은 아직까지도 거리를 헤매고 머리를 삭발하고 있다.

고통받는 이에겐 박하고 자본가들에겐 후한 박근혜 정권


박근혜 정권은 삶의 가장 큰 고통을 겪은 이에게 따스한 손을 내밀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을 짓밟고 침뱉는데 혈안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가장 부유한 이들, 권력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이들, 만인에 대한 착취와 억압을 통해 자신의 부를 축재한 이들에게, 박근혜 정권은 따스한 손을 내민다.

얼마 전 청와대는 여야대표 회동 이후, “지속적인 경제활성화 노력으로 우리 경제는 개선되고 있다”고 밝히며, “근거 없는 위기론은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위축시켜 경제활성화에 역행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면 실제로 한국 경제가 개선되었는가? 노동자와 서민이 느끼는 경제상황은 매우 악화되어 있다. 각종 경제지표는 악화되어 있고, 단적으로 청년실업은 11.1%로 1999년 이후 최고 수치에 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근혜 정권은 친자본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노동시장구조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노동법개악, 공무원연금에 대한 대대적 공격이 그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더 나아가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말이 무색하게, 최경환 부총리는 10조원 규모의 추가 경기 부양대책을 내놓았다. 이렇게 쏟아 붓는 돈들은 다 누군가의 호주머니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반면 세월호 실종자들은 여전히 차가운 바다를 떠나지 못하고 있고 노동자의 삶은 전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고통받은 이들을 모욕하고, 평범한 이들의 주머니를 털어 이미 막대한 부와 권력을 누리는 이들의 곳간을 채워주는 것이야말로 박근혜 정권의 ‘실체적 진실’인 것이다.

일 년 전 우리는 소책자를 통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 “세월호가 침몰하는 순간, 이 땅의 민주주의도, 그리고 인간다운 삶, 아니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생명을 보장할 수 없는 자본주의 체제도 같이 침몰했다.” 우리가 세월호를 통해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삶의 권리조차 지키지 못하는 정권을 몰아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참사의 근저에 놓인 자본주의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일 년이 지났지만 세월호 유가족과 우리의 시계는 그때에 멈춰져있다. 그러나 무능하고 파렴치한 박근혜정권, 그리고 이윤을 생명보다 위에 두는 자본주의는 변치 않았다. 그렇기에 우리의 요구는 그때와 변함없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문제는 자본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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