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15일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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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청 공동투쟁으로 새지평을 열어가는 현대중공업 노동자들
김광수  ㅣ  2014년 12월 15일

20년 무쟁의 썩은 고름이 터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년 무쟁의 사업장으로 알려져 있다. 한 때 40%가 넘는 임금인상율을 쟁취하면서 전국 노동자들에게 기준교섭 효과, 즉 임금을 현중 수준으로 요구할 수 있게 해준 역할을 했었고, 전노협 시절 남한 노동운동의 전투성의 상징이었던 곳이 이렇게 되었다.


그 사이 현장은 엉망이 되었다. 현대중공업안에는 1만 8천명 정규직보다 두배에 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고, 그중 상당수가 특정 프로젝트사업이 끝나면 해고가 되어야 하는 기간제 노동자들이다. 현대중공업은 자본가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노동유연화의 천국이 되었다. 그러면서 “평등세상 앞당기는 전노협” 시절의 영웅들이 득실거렸던 사업장은 불평등과 박탈감과 차별의 현장으로 변모하고 무기력이 만연해졌다. 이 사태의 원인이자 결과로서 노동자들의 의식은 얄팍한 민족주의, 애국주의와 강퍅한 자본주의 의식으로 물들어 낮은 정치의식의 저수지로 변모했다.


고용과 임금만 만족시키면 모든 것이 용납되었던 제발에 발등 찍는 악수가 거듭되면서 정규직 사이의 임금구조도 왜곡되었다. 현대중공업내 생산직 중 40대 이하 젊은 층의 임금은 사실상 비정규직과 다를 바 없게 되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노동자들이 어용노조를 갈아치우고 투쟁에 나서자, 현장에서 노골적인 어용 짓거리는 엄두도 낼 수 없을 만큼 노동자들의 민심은 흉흉해졌다. 원청이든 하청이든 일부 고임금 노령 노동자를 제외하고는 처지가 별반 다를 것 없게된 골구루 곤궁하게된 노동자들이 비상한 각오로 사태에 정면으로 부딪치고 있다.


누가 작업장을 멈추게 할 것인가?


이제 원하청 공동투쟁은 막연한 대의가 아니라 공장의 생산을 중단시켜 자본가를 압박할 수 있는 절박한 전술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제는 사실상 미조직상태에 머물러 있는 하청노동자와 초심으로 파업투쟁을 주도하는 젊은 정규직 노동자들을 한데 묶을 수 있는 지도구심이 형성되지 않다는 점이다. 결국 관건은 원하청 노동자들 모두에게 대표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새로운 행동과 투쟁의 구심을 창출할 수 있는 가이다.


그러면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무엇인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포괄하는 현장의 투쟁기구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공장위원회라 감히 주장한다. 작업장 단위별로 원하청 노동자 모두 참여하여 선출하는 현장단위의 대의기구이자 행동기구가 바로 공장위원회다. 공장위원회를 건설할 가능성은 예전에 비해 매우 높아져 있다. 현장은 20년만의 파업투쟁으로 더 불온해지고 자본의 현장통제는 현저히 약화되었다. 원하청 공동투쟁이란 말이 자연스럽게 등장하면서, 이것을 어떻게 가능하게 할 것인지가 점점 관심사가 되고 있다. 정규직의 파업투쟁을 비정규직 노동자까지 확대하기 위해서는 정규직 열성조합원의 행동수위를 높여서 작업현장을 장악해 생산을 중단케 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이를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원하청 공동투쟁으로 발전시키려면 파업에 동참한 원하청 노동자 모두를 대표하는 기구를 신속하게 만드는 방법이 있을 뿐이다.


반자본주의가 아니라면 무엇이 임단투를 성공으로 이끌 것인가?


공장위원회는 노동조합과 대립하는 것은 아니지만 노동조합운동의 한계를 돌파하는 수단이다 아직도 자본의 지급능력을 기준으로 자신의 요구를 제한하고, 구조조정에는 고용보장만을 외칠 뿐이고 자주관리나 소유의 사회화를 공상으로 여기는 낡은 조합주의로는 현실을 돌파할 수 없다. 최는 자본주의 위기를 맞아 세계 곳곳에서 “문제는 자본주의”라는 구호를 내걸고 투쟁하고, 이를 통해 기고만장하던 자본가들의 기를 꺾는 장면을 우리는 여러 번 목격했다. 점거하라 투쟁 이후 미국 노동운동은 무엇을 해도 안 되는 곳에서 무엇을 해도 되는 곳으로 변모했다. 지금 우리에게는 위기를 맞은 자본주의에 맞장을 뜨는 기세, 원하청 공동투쟁이라는 비약적인 조직력 강화를 이루어낼 기구, 바로 공장위원회가 요구된다. 그리고 그 공장위원회는 원하청 공동투쟁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원하청 노동자들의 단결과 높은 정치의식으로부터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다.


수십년간 감내해온 차별과 불평등을 끝장내기 위해 투쟁에 나선 노동자들에게 자본을 이기기 위한 방법은 이 체제의 모순과 약점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것이다. 정치적 긴장을 통해 경제적 양보를 끌어내고 보다 높은 요구로 나가기 위한 발판을 놓는 것이 자본주의 위기를 맞아 노동자계급이 선택할 최선의 전술적 방침이다. 공장전체를 아우르는 새로운 지도중심, 공장위원회를 건설하는 것은 이러한 전술을 관철할 투쟁력을 확보하기 수단이다. 요구의 수준을 높이고 그에 맞게 단결의 수준을 높이는 길을 찾을 때만이 우울한 자본주의 위기시대에 노동자계급이 승리의 깃발을 움켜줄 수 있다.


전 공장의 파업투쟁을 위한 공장위원회 건설하자!

반자본주의 투쟁으로 노동운동 강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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