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27일 84
해방 > 84호 > 이슈

13명의 진보교육감은 과잉대표 되었나?
김광수  ㅣ  2014년 6월 27일



 지난 6월 4일 교육자치선거에서 이른바 진보교육감 후보들이 전국적으로 대거 당선되었다. 17곳 선거구에서 13곳이 승리를 하였다. 이번 진보교육감 약진의 원인은

첫째, 세월호 참사로 정권에 대한 대중의 분노와 불신이 광범위하게 존재하였다. 이것은 교육문제로 이어져 학생과 함께 숨진 선생님들의 이야기며, 참사에 분노한 교사들의 대통령 퇴진 선언 등이 부각되었다.

둘째, 보수후보가 분열되었다. 우선 지배권력이 세월호 참사를 수습하기에 경황이 없어 교육감 선거에 직접 개입하여 보수후보들의 난립을 교통정리 할 여력이 없었다.

셋째, 서울의 경우에서 드러났듯이 부르주아 사회의 썩어가는 내부기강과 도덕적 몰락은 보수후보의 자멸을 초래하였다.

진보교육감 당선은 야권연대의 승리?

당공천이 배제된 교육감선거이지만 민주, 진보후보라는 명목으로 이번에도 노골적인 야권연대가 추구되었다. 민주당은 능동적(?)으로 교육감 후보의 후보단일화 경선에 참여하고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보수후보들의 난립과 비교되는 교육운동진영이 주도한 후보 단일화는 표면적으로 야권연대가 유효하고 또한 승리의 관건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

비록 표분산을 막고 힘을 집중했다는 측면에서 후보단일화는 성과를 냈지만 주체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선거결과나 교육감 선거구도는 애초부터 야권연대와는 거리가 있었다. 대도시 중산층의 욕망(교육을 신분상승의 지렛대로 여기는)에 근거한 뚜렷한 보수적 교육담론(경쟁지상주의)이 존재하고 이것은 기존 여야정당에 대한 호불호와는 분포상 차이가 있다. 실제 선거결과도 서울의 경우, 박원순과 조희연의 득표율은 20%대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실제 선거주체의 잡다한 구성과 의견분포는 당선된 교육감들의 정책추진에서 교육운동의 근본적 요구들과 큰 격차를 갖게 했다. 차라리 보수정당 후보들에 대당하여 진보교육감이 나서는 구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교육운동의 도구로서 교육감 선거를 자리잡게 할 것이다.

진보교육감의 승리는 교육운동의 부수적 성과에 불과하다

교육운동은 참교육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입시폐지, 무상교육까지 근본적이고 치열한 담론을 발전시켜왔다. 전교조는 보수진영의 온갖 악선전과 색깔 씌우기의 대상이 되어왔지만 한편으로 보수진영이 내거는 경쟁교육에 대한 강력한 저항선이자, 친일, 독재미화교육에 대한 방파제, 그리고 교육전반에 걸친 노동권의 유린을 막아내는 보루역할을 나름대로 수행해왔다. 그리고 반값 등록금 투쟁, 입시철폐 투쟁, 일제교사 반대투쟁, 특권학교 반대투쟁을 주도한 교육운동 주체들의 문제의식은 양적으로 질적으로 꾸준히 성장을 해왔다.

이러한 성장에 더해 진보교육감을 통해 교육의제의 일부의제, 즉 무상급식, 고교평준화, 혁신학교 등이 제도적으로 실천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교육감 선거에서 교육운동의 의제 중 극히 일부의 것만 쟁점화 되었음에도 보수담론에 압도적 우위를 가지게 된 것을 보더라도 교육운동이 가지는 선도성이 드러난다.

대중운동의 우위속에 제도적 실천을 결합해야

지방 교육감의 대거 당선은 입시철폐, 무상교육, 비정규직철폐 등 교육혁명으로 명명한 과제수행을 위한 제도적 실천과 모범을 확보할 가능성을 높여주었다. 앞으로 교육운동 주체들의 심화된 고민과 실천적 대안들이 왕성히 전개되어야만 앞서 말한 대로 제한된 범위에서나마 진보적 교육의제와 제도적 성과가 결합되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이번에 당선된 진보교육감들은 교육운동 주체들이 강조하는 입시폐지나 사립학교들의 국공립화, 특권학교 폐지, 학교 비정규직 철폐 등에서 일관적이지 못하고 아예 의견자체를 피력하지 않는 경향조차 있다. 따라서 교육감선거 결과로부터 우리는 섣부른 기대보다는 교육운동주체들이 교육혁명의 과제들을 철저히 대중의 각성과 조직화의 관점에서 수행해야 함을 알아야 한다. 교육혁명은 다른 혁명과 마찬가지로 대중의 각성과 운동의 깊이에 의해 그 성과가 결정될 것이다. 대중운동이 제도권에 대한 지도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려면 그 만큼 실천과 학습의 채찍으로 단련되어야 하는 것이다. 

관련기사

기사평쓰기
번호 제목 평점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등록된 게시물이 없습니다.

HTML코드 복사하기 (블로그나 카페에 바로 붙여넣기 하실 수 있습니다)


똑같은 사건에는 공통원인이 존재한다 : 세월호 참사와 터키의 광산사고
2014년 지방선거, 우리는 무엇에 주목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