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27일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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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쇼크 독트린
본질을 보지 못하도록 눈과 귀를 어지럽혀라!
현수  ㅣ  2014년 6월 27일

마치 야음을 틈탄 도적과 같이 세월호 참사로 어수선한 정국 속에서 조용히, 그러나 큰 도둑질을 자행한 무리들이 있다. 먼저 참사 당일이었던 4월 16일, 지난해 수서발 KTX 민영화 저지 철도파업을 둘러싼 철도소위의 보고서가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결과는 코레일 사측의 입장대로 수서발 KTX 자회사 인정과 철도요금 인상이었다. 국민정서를 염두에 놓고 천천히 인상하겠다했지만 결국 천천히 올리나 빨리 올리나 요금 인상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식의 민영화 논리가 그대로 관철된 것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오바마 미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한미FTA의 추가개방 역시 졸속으로 처리되었다. 심지어 현행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차등 하향 조정하겠다는 안까지 논의되고 있다 하니 “시민들이 충격에 휩싸여 있는 사이” 온갖 곳에서 도적들이 횡행하는 형국이다. 

『쇼크 독트린』의 저자 나오미 클라인은 “전쟁, 테러, 자연재해, 주식시장 붕괴 같은 총체적인 대규모 충격을 받으면 대중은 방향 감각을 잃어버리기 마련”이며 “정부는 그 틈을 이용해 대중이 결코 반기지 않는 경제적 쇼크요법을 밀어붙인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쇼크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할 경우에는 국가폭력과 같은 추가적인 충격 등의 “쇼크 독트린”이 펼쳐지게 되며 지난 30년간의 ‘자본주의 독주’의 배경에는 이와 같은 끔찍한 폭력이 깔려있음을 폭로하고 있다. 1970년대 아르헨티나 군부체제 아래 3만 명의 실종, 칠레의 피노체트에 의한 전기고문과 살인, 영국의 포클랜드 전쟁과 중국의 천안문 학살, 그리고 IMF에 의한 아시아 국가의 외채 압박과 미국의 이라크 침공까지. 그리고 저술 시기에는 포섭되지 않았으나 이후에 자행된 서방 열강들의 시리아 침공 역시 그 뒷면에는 여지없는 시장 개방과 국가 기능의 단계적, 또는 전면적 민영화가 이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가 지적하였듯 이와 같은 쇼크에 민중이 한 순간 눈과 귀가 어지러워지는 것은 그것의 배경에 무엇이 있는지를 파악할 수 없어서이다. 바꿔 말해 그것들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를 파악한다면, 그리고 궁극적으로 무엇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인가를 본질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쇼크는 오히려 반격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자본주의’다. ‘나쁜’ 자본주의나 ‘신자유주의’가 아니라 생명보다 이윤을, 끊임없이 인간재료를 바탕으로 이윤을 사취하려는 ‘자본주의’ 자체가 문제라는 것을 소리 높여 외쳐야 한다. 그렇다면 그들이 야기한 쇼크는 철옹성 같아 보이는 착취를 떨게 하는 쇼크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작금과 같이 혼란스러운 정국에서 본질을 지적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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