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27일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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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질 권리와 빅데이터
박남규  ㅣ  2014년 6월 27일



우리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자본가들의 추악한 탐욕으로 인하여 개인의 정보가 공공재가 되어버린 시대에서 살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최근 한 판결문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잊혀질 권리?

‘잊혀질 권리(right to forgotten)’란 “정보주체가 자신의 개인정보의 삭제 및 확산방지를 정보처리자(controller)를 대상으로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최근 유럽사법재판소(ECJ)에서 이를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 있었다. 이 판결의 주요 내용은 과거에 집 경매 공지가 계속해서 구글 검색 결과에 표시되어 프라이버시 침해를 받고 있다는 내용을 인정하여 검색 결과에서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삭제하라고 명령하였다. 단, 기사 원문을 삭제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기각 하였다.
 
ECJ의 이번 판결은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할 때 연관검색어가 동시에 나타나는 소위 “과잉 맥락화” 라는 측면에서 개인정보가 침해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이 판결은 무분별한 개인정보의 유출을 방지하고 검색엔진을 운영하는 기업의 책임을 강조하여 꽤 의미 있는 판결이지만 알 권리를 침해 당할 수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빅데이터와 잊혀질 권리

이 문제가 발생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빅데이터(Big Data)”에서 온 문제이다. 최근에서 정립된 이 단어는 인터넷에 떠도는 자료들을 한 곳에 모아둔 후에 그것을 가지고 새로운 정보를 가공해내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날로 발전해나가고 있지만 정작 개인정보에 대한 문제는 소홀하다.

빅데이터를 이용하고 있는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들은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최대한 수집하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수집된 개인정보는 자체적으로 분석하여 맞춤형 광고 등에 이용된다. 또한, 이용자의 사용 패턴을 분석하는 데도 이용되지만 정작 이러한 행위들은 기업의 잉여가치 창출(이용자의 서비스 개선은 오직 자본가를 위한 것이다.)에만 이용될 뿐이다.

잊혀질 권리와 기억해야 할 것들

미국과 EU연합 에서는 온라인 추적차단기능 제공 의무(Do-Not-Track), 사생활 친화적 설계의무(Privacy by Design), 잊혀질 권리 등의 규칙들을 만들고 있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제대로 논의 조차 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정부 3.0과 같은 빅데이터 기술의 무한한 확장으로 자본가들의 배만 불리게 하는 일만 해주고 있다.

잊혀질 권리가 부각되는 이유는 “망각되어야 할 것들이 어디선가 자신도 모르게 기억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기억”과 “망각” 이라는 단어들은 더 이상 무색하게 만들었다. 한 예로 전국에 설치되어 있는 CCTV들은 쓰레기 무단투기, 교통정보 분석 등에 사용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법기관의 필요에 따라 방범용 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를 통하여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채증에도 이용되면서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을 찍는다.

한편으로는 잊혀질 권리가 잘못 사용되면 자본가들이 저질러 놓은 각종 산재 사고, 비리 등 추악한 문제들도 이 규칙을 이용한다면 얼마든지 소멸 시킬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들에 있어서 신중하게 접근하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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