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14일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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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벌어지는 공안통치 - 방통위의 인터넷 검열
이영수  ㅣ  2014년 3월 14일

작년(2013년) 2월 7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해방연대 자유게시판(www.hbyd.org)에 게시된 글 3건에 대해 삭제를 요청해왔다. 게시된 글이 가보안법을 위반하는, 북한을 찬양고무하는 불법정보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삭제하라는 것이었다. 해방연대는 이에 대해 '국가보안법은 악법이며, 이에 의거한 방심위의 삭제요청은 정치검열이자 표현의 자유를 심각히 침해하는 것이라는 요지로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방심위는 이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삭제명령을 다시 한번 보내왔으며, 해방연대가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자 형사고발을 하였다. 결국 지난 2월 5일 서울지방법원은 해방연대가 정보통신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법) 위반하였다며 3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먼저 방송 통신위원회가 문제삼았던 세건의 게시물 제목을 보자. '영원한 광명성 탄생 70돌에 삼가 드리노라'(2012년 2월 16일), '위인의 눈보라한생'(2012년 2월 12일), '북침전쟁책동을 짓부시는 것은 절박한 요구'(2012년1월 26일)와 같은 것들이다. 개인적으로 별로 내용을 읽어보고 싶게 하는 제목도 아니다. 많은 이들이 그렇게 판단할 것이라 추측된다. 그래서인지 이 글을 게시한 익명의 누리꾼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이런 글을 게시해서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도 매우 의문스럽다. 요즘 하도 댓글조작, 간첩조작이니 하는 일들이 많다 보니, 혹시 이런 글들을 공안기관의 정보원들이 탄압을 하기 위해 일부러 올리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갈정도의 글이다. 그런데 이 글을 무시무시한 국가보안법을 위반하는 게시물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끝끝내 삭제명령을 내리고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방심위는 그렇게 할 일이 없는가? 구시대의 유물인 국가보안법을 동원해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이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하는 것인가?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게시물을 보는 누리꾼들은 양식있고 판단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일간지 등에서는 김일성 전 주석 등이 일제시대에 벌인 항일투쟁 등을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소개하고 있고, 각종 도서관에 있는 역사기록물을 통해 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시대이다. 그런데도 국가기관이 나서서 친북으로 낙인찌고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국가의 안전을 지키는 행동이 아니라, 인간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범죄다. 선거때마다 위대한 국민의 선택이니, 현명한 국민들의 판단이 옳다니 칭찬하지 말고, 실제로 국민들이 판단하게 기회를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인터넷 기술, 특히 SNS가 발달하고 전세계 사람들과 친구처럼 실시간 정보를 주고받는 시대에, 게시판 게시물 삭제해서 민중들의 눈과 귀를 막겠다는 발상은 도대체 어떤 멍청이가 하고 있는지 다시한번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행정명령, 고발, 벌금 등 공권력의 힘으로 부당하게 다른 사람들의 표현의 자유를 막으려 하지말고, 그럴 시간에 현 국가권력이 하고자 하는 것을 떳떳하게 공개하고 주장하고 설득하는 것이 국가안보를 지키는 가장 정확한 길이다.

해방연대는 민주노동당의 의견그룹에서부터 시작하여 2008년 탈당이후 현재까지 인권을 확대하고 표현의 자유를 확장하는 것이 한국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활동해왔다. 해방연대 홈페이지에 있는 자유게시판은 누구나 의견을 게시할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이를 관리자가 임의의 잣대로 삭제하고 수정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행위이다. 그래서 해방연대는 이런 취지에 맞춰 자유게시판을 관리하여왔고, '상업광고, 음란물, 기타 게시판에 적합하지 않은 게시물' 이외의 정치적 표현물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해왔다. 이런 해방연대에 대한 방심위의 행정명령과 이어진 벌금형은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이며, 구시대적인 공안탄압으로 볼 수 밖에 없다. 2013년 UN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 방한에 즈음하여 나온 "2013년 한국인권옹호자 실태 보고대회" 보고서에는 "국가보안법에 의한 인권옹호자 탄압사례" 중 하나로 "해방연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의 북한찬양글 삭제명령"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 인권운동사랑방과 노동전선 또한 북한찬양 게시글을 삭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탄압을 받고 있다. 이들과 함께 국가보안법을 철폐하고 표현의 자유가 확장되도록 투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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