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7일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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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조선소 노동자들의 변화, 어떻게 움켜줘야하는가
김백선  ㅣ  2013년 12월 17일

현대중공업 노조, 12년만에 민주파 당선

지난 10월 현대중공업 노조 임원 선거에서 민주파가 당선되었다. 그 직접적인 이유는, 어용노조가 실질적인 임금마저도 보장해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12년 어용 세월동안 자주적이고 민주적이어야할 노동조합이 사측의 노무과로 전락한데 대해서 조합원들의 분노와 변화의 바램 때문이었다. 그런데 현대중공업 1만8천 정규직 노동자들의 변화는 2만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1만 현대미포조선 정규직 및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렇다면 노동운동은 이 변화를 어떻게 움켜쥘 것인가가 관건이 아닐 수 없다.

현대중공업 자본가들은 이미 대중들의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하청노조 전 지회장이었던 오세일 동지가 대법 원직복직 판결이 난 후 투쟁을 시작하자마자 바로 복직이 되었다. 이는 복직 투쟁 과정에서 하청노동자들이 조직되고 정규직들이 연대할까봐 사전에 원청이 움직인 것이었다. 즉 노동자들의 변화의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어떻게 대중의 변화를 노동운동이 움켜잡을 것인가

그렇다. 지금 울산 동구는, 특히 조선소에서는 10여년만에 대중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자신감을 회복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변화에 대한 기대가 있다.

문제는 이미 말해듯이, 대중의 변화를 노동운동이 어떻게 움켜잡을 것인가이다.

우선 비정규직의 경우, 변화를 현실화시켜내기 위해서는 스스로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조직해야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 정규직 노조가 바뀌었으니 비정규직 처우개선도 훨씬 좋아지지 않겠느냐는 의존적 기대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청 사용자성이 2010년 대법원에서 인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원청 자본가 계급 앞에 노동자로서 당당히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하청이라는 존재형식 이전에 노동자라는 계급의식으로 하청 노동자들을 의식적으로 조직해야한다.

그 다음, 정규직 노동운동 역시 민주노조운동을 노동자 계급적 전망 속에서 전개해야한다. 그래야 이후에도 민주파가 계속 당선될 수 있다. 왜 12년동안 어용 세력이 집권할 수 있었는가. 단지 사측의 탄압과 회유 때문이 아니었다. 민주파가 비정규직 철폐 투쟁에 나서지 못했고, 오히려 노조 임원 선거 때 심지어 민주파 선본에서 정규직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었다. 복수노조 시대에도 원하청 단일노조는 요원해보였다. 무엇보다 특히 지난 시기 정규직 민주노조운동이 고도로 발전한 한국 자본주의 조건 속에서 노동운동의 전망을 제대로 세워내지 못했다. 이제 대중의 변화에 대한 열망에 부응하여며 노동자 계급적 전망을 세워야한다. 

조선업종, 향후 위기를 대비하기위해서라도 조선소 노동자들의 단결과 연대가 중요하다

조선업종의 경우, 수주 물량과 생산 계획만 놓고 본다면 호황에 준한다. 다만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저가 수주(무려 40% 정도) 때문에 현대중공업이나 현대미포조선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다. 물론 언론에서는 지금 해운업이나 조선업이 회복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세계 자본주의는 여전히 대공황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대공황의 국면에서 일시적인 경기 회복세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향후 세계대공황이 본격화되면서 예측되는 조선업종 불황에 대해서, 노동자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생산 물량에 대한 조정 속에서 하청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선별적인 정리해고가 시도될 것이고, 원청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임금 동결과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노동자들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과 연대를 통해서 이를 돌파해나가야한다.

결국 사회주의 노동운동이어야 현 정세를 돌파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단결과 연대 역시 전망과 방향이 있을 때 가능하다. 현대중공업이 12년만에 민주파가 집권했다고 하지만, 역설적으로 10여년 어용 세월은 노동자들의 계급의식의 후퇴도 동반한 것이다. 신참 노동자들은 민주노조를 처음 경험할텐데, 이 시대 무엇이 민주노조인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하청노동자들 역시 여전히 스스로 투쟁의 주체로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스스로 일어설 수 있겠는가.

결국 자본주의 세상에 대해서 분노하고 자본주의를 갈아엎고 노동자 세상을 만들자는 전망과 방향이 있을 때,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단결할 수 있고, 노동자 대중이 투쟁의 주체로 나설 수 있다. 자본주의 위기의 시대에, 대중의 변화가 감지되는 이 때, 울산 조선소 노동운동 역시 사회주의 노동운동의 길 위에서 현 정세와 국면을 돌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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