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0일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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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박근혜 자본가 정권이 과연 해결할 수 있을까
김인해  ㅣ  2013년1월10일

1. 박근혜도 알고있다 : 가계부채의 심각성


한국에서 가계부채는 시한폭탄이다. 말 그대로 언제 터질지 모를 뿐이지, 결국 언젠가는 터질 수밖에 없는 문제라는 얘기다. 작년 이미 가계부채가 1천조를 넘어섰고, 그 증가세가 한풀 꺽였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오늘 지금 이 순간에도 증가하고 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소득대비 부채비율이다. 전세금까지 포함하면 그 비율이 무려 250%를 넘는다. 부채로 난리가 났던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이 150%대 내외인 것과 비교해 보면 그 심각성이 절로 느껴진다. 정책당국자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가계부채가, 특히 부동산 관련 부채가 고소득층에 60%이상 몰려 있다는 점을 들어 이러한 통계에 대해 너무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이야기하지만, 대형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 붕괴가 이미 시작되었고 파는 사람이 부르는 가격이 아직 높은 것인지 실세 거래가격은 이미 심리적 저지선만저 붕되되었다는 사실을 애써 눈감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당선자 역시 가계부채가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에서 출발했듯이 한국에서 가계부채가 공황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대선 당시 제1공약이 바로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위한 ‘국민행복기금’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박근혜 당선자는 가계부채 사태의 심각성은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을지언정, 정작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가계부채 문제는 단순히 개개인이 빚을 많이 진 것이 아니라, 부동산 폭락과 부채 자본주의라는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본가 정권은 문제의 원인을 볼 수도, 또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

2. ‘부채 자본주의’


자본주의는 생산의 목적이 소비가 아니라 이윤이며, 그 목표가 이윤 극대화이다. 그 때문에 자본주의 생산양식에서 위기는 주기적 과잉생산공황의 형태로 나타난다. 문제는 그 과잉이 절대적인 과잉이 아니라, 소비에 비해서 상대적인 과잉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위기의 해결책은 두 가지 뿐이다. 생산을 파괴하여 감소시키든지, 아니면 소비를 인위적으로 증가시키든지. 그래야 균형을 달성할 수 있다. 전자가 공황이라면 후자가 광의의 케인즈주의라고 할 수 있다. 공황이란 생산을 일정정도 파괴함으로써 생산과 소비의 모순을 일시에 해결하여 균형을 다시 맞추는 메커니즘이다. 그런데 공황은, 경제위기가 정치위기를 동반할 수도 있다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정치위기의 결과, 부르주아 정당 간에 여당과 야당이 바뀌기도 하지만, 계급투쟁이 드세지면 사민주의 노동자 정당이 등장할 수도 있으며 반대로 파시즘이 등장할 수도 있다. 그래서 자본가 정권은 일반적으로 후자, 즉 광의의 케인즈주의 방식을 사용한다. 경제위기 및 그 징후가 포착될 때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다. 케인즈주의는 유효수효를 창출함으로써, 소비를 인위적으로 증가시켜 생산과 소비의 균형을 맞추게 된다. 하지만 이로써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데 아이러니가 있다. 공황은 경제적으로는 매우 깔끔해서 뒷탈을 남기지 않는데 반해, 케인즈주의 방식은 사실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지연되는 것일 뿐이다. 소비를 인위적으로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재정적자나 물가인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게다가 무엇보다 해소되지 않은 모순이 축적되면서 궁극에는 더 큰 모순을 불러일으킨다.
세계 자본주의는 양차 세계대전과 세계대공황을 겪은 이후, 현실사회주의의 실질적인 위협 속에서, 공황이 아니라 광의의 케인즈주의 방식으로 경제위기를 해결해왔다. 사민주의 복지국가이든 신자유주의이든 소비를 인위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은 매한가지이다.
부채 자본주의는 바로 그러한 소비를 인위적으로 증가시킬 수밖에 없었던, 자본가 계급의 자본주의적 해법의 결과물이다. 공적자금 투입 등 재정적자가 누적되면서 발생하는 국가부채, 주식투자나 부동산 투기 등에서 발생하는 가계부채 등 각종 공적, 사적 부채가 역설적으로 바로 현대 자본주의 체제를 당장에는 심각한 위기에 빠지지 않은 채로 유지시켜주고 있다. 하지만 모순은 지연시킬 수는 있어도 결국 해소되어야 한다. 자본주의는 위기는 지연되고 있지만, 그 결과 체제가 극도로 불안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그리고 더 큰 모순의 폭발을 예고하고 있다.

3. 가계부채는 해결되기는커녕, 공황의 도화선이 될 것이다


한국 자본주의 역시 주기적인 과잉생산공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경제 위기를 약화시키거나 지연시키기 위해서는 소비를 인위적으로 증가시킬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는 각종 공적, 사적 부채를 통해서 소비를 인위적으로 증가시킬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는 마치 카드돌려막기와 비슷하다. 부채를 증가시켰으나 그것이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서 공황의 시발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김대중 정권 시절 카드빚 문제 역시 마찬가지 현상이었다. 노무현 정권 시절 이후에는 부동산 투기가 소비를 증가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되었다. 하지만 이 역시 부메랑이 되어 지금 돌아오고 있다. 그래서 한국에서 가계부채 역시, 부채 자본주의 현상이다. 개개인이 도덕적으로 해이해져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이다.
한국에서 가계부채는 1/3정도가 주택 관련 대출, 1/3정도는 자영업자 사업 관련 대출이다. 먼저 주택담보대출로서의 가계부채 문제는 부동산 투기와 직결된다. 주택 가격이 상승할 때는 부채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문제는 작금에 부동산 경기가 침체 일로에 빠져들었다는 것이다. 이른바 하우스푸어니 깡통아파트가 바로 그것이다.
왜 이명박 정권이 수십차례에 걸쳐서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겠는가. 가계부채 문제 중 주택담보대출은 부동산 경기가 상승한다면 문제가 안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는 전혀 회복되지 않는가. 부동산 시장 역시 이미 과잉생산공황이기 때문이다.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는 데에도 투기 분위기가 형성될 수는 없는 것이다.
자영업자 사업 관련 대출 역시 세계대공황의 본격화에 따른 내수 부진과 선진 자본주의 국가와 비교할 때 포화상태에 이른 자영업 비율 때문에 자영업자 중 1/3 정도는 생계형 자영업자이기에 빚이 늘면 늘지 줄어들 수가 없다.
가계부채를 중장기적으로 해소하려면 가계소득이 늘어나야 한다. 그러나 재정적자에 몰린 각국 정부는 재정축소를 지향하기 때문에 복지를 늘려 가계소득을 보전해주는 것은 말도 못 꺼내고 있다. 다만 그 동안 워낙 복지가 부실했던 한국에서는 등록금이니, 기숙사비니, 보육비니 해서 정부가 반값 혹은 전부를 보전하는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아직은 언발에 오줌 누는 수준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격차가 3배에 이르고 신규 정규직 일자리도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어 사실상 비정규직과 차이가 없기 때문에 소득 자체를 늘리려는 획기적 노력 없이 소득과 부채의 힘겨루기에서 반값 시리즈로는 결정적 승부수가 될 수는 없다. 
문제는 가계부채가 심각해지면 심각해질수록, 금융부실도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황은 보통 신용공황에서 시작된다. 그렇다고 해서 도덕적 해이를 바로잡겠다고 약탈적 대출을 한다고 해서 가계부채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반대로 급한 불을 끄는 수준의 국민행복기금을 조성한다고 해도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는 상황, 한국 자본주의는 지금 가계대출 문제에서 딜레마에 빠져있다. 가계부채라는 시한폭탄을 안은 채 자본가 계급은 뚜렷한 해법 없이 그저 체제를 버티고만 있을 뿐이다. 그래도 부동산을 안고 있는 안정적인 소득의 공무원이나 공기업, 대기업 노동자들이 임금삭감이나 정리해고의 공격에 처한다면 한국사회가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어쩌랴 미국과 유럽에서 이런 공격은 유행이 되고 있는데... 싸이의 노래가 수출된다고 이 나라가 제도와 정책의 수출국이라고 착각해서는 안된다. 여전히 여기는 정책 수입국이고 따라쟁이이다. 그래서 유감스럽게도 2013년 한국 자본주의는 전혀 안녕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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