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3일 73
해방 > 73호 > 정세

‘소득중심부과체계’는 의료민영화의 전초전이다
이태하  ㅣ  2012년9월3일

공단과 의협의 협공

8월22일자 조선일보에 의협은 [숫자로 알아보는 건강보험공단 통계]라는 전면광고를 게제함으로써 정부에 직접적 구조조정을 압박하는 공격을 감행했다. 그 내용은 건강보험공단의 방만한 경영이 국민부담과 재정위기를 불러온다는 식의 일방적 주장이다. 그런데 이들의 행동이 결코 우발적이거나 일회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의 행보를 보면 ‘09.6월 [재정통합 반대 헌법소원],’11.12월 [부과체계 개선을 위한 재분리 논란 공개 토론회]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또한 공단은 통합반대론자인 김종대 이사장이 부임과 함께 ‘소득중심의 부과체계일원화’ 추진 및 조직진단을 통하여 건강보험체계를 뒤흔들고 있다. 이와같이 안과 밖의 협공을 통하여 여론을 선점하고 내부저항 세력을 소리 없이 제거할 포석들을 구축하고 있다.


의료자본의 공격적 행동의 배경

자본주의의 세계화는 국적을 넘어 강자가 이윤을 독식하는 구조로 진입했으며, 특히 한국은 수출을 통한 성장의 한계를 아파트 투기조장과 4대강사업 등 토건경기 부양으로 만회하고자 했으나 아파트투기는 한계상황이고, 토건사업의 경제효과는 미미하다. 정권차원에서는 신성장동력과 자본의 이윤창출로 확보가 필요했고, 의료자본은  이윤 획득의 활로가 필요했다. 그 접전지역이 신성장동력으로 의료산업선진화와 의료민영화이다. 또한 이에 저항하는 국민들의 저항을 외부의 지레대인 FTA를 통하여 관철시키려하고 있다.


소득중심부과 - 4대보험통합 - 의료민영화


정부의 거시적이고 궁극적인 목표는 의료민영화와 민간보험의 전면화이다. 그러나 저항세력을 효과적으로 제압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치밀하고 구체적인 로드맵이 필요했다.
노동자와 민중들이 20여년을 투쟁해 이룩한 통합공단을 무력화하고 의료민영화와 민간보험도입을 위한 시도가 ‘재정통합반대 헌법소원’으로 나타났지만 그 공격은 실패했다. 그러자 공단이사장을 반통합세력으로 임명하고, ‘소득중심의 부과체계 일원화’라는 가공할 무기를 만들어 내부저항세력(사보노조 등)을 약화시키고 여론을 선점할 공격을 시작했다.(그 논리는 초고령화시대 대비 재정안정화와 급여보장성 강화를 위해 소득중심부과 체계일원화와 관리운영비절감을 통한 효율화 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득중심 부과체계를 통한 4대사회보험통합은 자격과 부과체계를 단순화하여 지역의보 출신인 사회보험노조의 입지를 완전히 약화시킬 것이며, 그 과정에서 협조적인 노조를 구축할 것이다. 그 결과 건강보험은 기업 및 고소득자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동안 건강보험의 강화를 위해 투쟁해온 노동자와 민중들은 정책결정 주체에서 배제 될 수밖에 없다. 재편된 부과체계에 대해 기업과 고소득자들은 공보험의 강화를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세력들이라 바로 저항할 것이다. 이때를 틈타 의료자본이 의료민영화와 전면적 민간보험을 치고 나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쉽게 미국과 같이 가진 자들은 민간보험으로 건강보험은  최하층만 보장하는 쭉정이로 추락할 것이다. 이런 경로는 고도의 포석으로 두가지가 동시에 또는 시간차로 일어나면서 민간보험 및 의료민영화의 길을 자연스럽게 열어갈 것이다.


자본과 정권이 판 함정에 빠진 노조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의료자본의 이윤확보를 위해 의료민영화와 민간보험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노동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정리해고와 서민들에 대한 부담전가가 불보듯 한 상황인데도 왜 제대로 된 투쟁주체 마저 형성되지 않을까?


정부는 기업별노조를 통한 기업중심의 고용과 복지체계를 구축하였고, 노조는 그 틀에 맟춘 임단협 중심의 실리주의적 활동을 해왔다. 경기가 좋을 때는 자본의 양보에 의하여 여유있게 고용과 기업복지가 이루어 졌으나, IMF이후는 그 동안 확보한 것들을 조금씩 다 뺏겼다. 그런 와중에도 소위 ‘살아남은 조합원’은 자녀교육비, 주택자금, 노후생활비 등과 업무상 무한경쟁의 문제에 직면하여 노조가 자신의 인생을 책임져 줄 수 없다고 판단하고 각자가 알아서 살길을 찾는 현상이 일상화 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사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결국 조합주의 함정에 빠진 노조는 시기 시기 열심히 했지만 결국은 제손발을 묶는 결과를 초래했다. 노조는 유명무실화되고 조합원은 개별화 되었다. 이를 극복하고 의료민영화를 만기 위해서는 사회보험노조가 사회운영에 대한 대안을 조합원과 함께 고민하면서 여론을 형성하여 대안을 도출하고 그 힘으로 투쟁을 만들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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