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8일 72
해방 > 72호 > 쟁점

사회주의정당 건설을 포기하고 노동자정당 건설에 투항하는 사회주의세력들
- 사회주의정당 건설이라는 역사적 과제에 우직하게 복무하자! -
김인해  ㅣ  2012년7월28일

1. 각종 “노동자정당” 건설론의 4년만의 부활과 사회주의자들의 투항
- 2008년 민주노동당 분당과 2012년 통합진보당 사태 사이에, 과연 본질적인 차이가 있는가



이른바 통합진보당 사태를 전후하여 각종 “노동자정당” 건설론들이 주장되고 있다. 그런데 각종 노동자정당 건설론들은 공통점이 있다. 반통합진보당이자 비사회주의적인 노동자정당 건설! 그러나 각종 노동자정당 건설론들은 역사적으로는 4년 전 주장들을 재탕한 것에 불과하다. 2008년 민주노동당 분당 사태 당시에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각종 노동자정당 건설론들이 활개를 쳤었다.
그런데 지금 각종 노동자정당 건설론자들은, 통합진보당 사태가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완전한 파산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번 통합진보당 사태는 충분히 예견되었던 사건이었다. 왜냐하면 2008년 민주노동당 분당 사태로, 이미 민주노동당으로 대표되는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정치적으로 파산했었다. 다만 지난 4년 동안 그것이 심화되었을 뿐이다. 따라서 2008년과 2012년 사이에 질적인 차이는 없다. 다만 그 양적인 차이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역사는 반복된다고, 2008년도에 사회주의자들 중 일부(대표적으로 김세균 진보교연 대표)가 노동자정당 건설론으로 투항했다면, 2012년도에도 사회주의자들 중 일부가 노동자정당 건설론에 투항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흐름은 바로 ‘변혁적 현장활동과 노동자계급정당 건설을 위한 전국활동가모임’(이하 전국활동가모임)이다.

2. 전국활동가모임은 그 목표가 도로 민주노동당이요, 그 실체는 조합주의 정치일 뿐

1) 노동자정당이지만, 사회주의정당은 아니다?


전국활동가모임은 통합진보당 사태의 본질이 당내 민주주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 더이상 노동자정당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정작 전국활동가모임은 역사적으로 2008년에 민주노동당으로 대표되던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이미 파산했으며, 2012년 통합진보당 사태는 단지 그것이 심화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모른다. “왜 민주노동당으로 대표되던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2008년 역사적으로 파산했는가?” 오히려 이것이 노동자 정치세력화 문제를 해결하는데 본질적인 질문이다.(그래서 전국활동가모임이 무의식적으로 회피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2008년 민주노동당 분당 사태의 본질은 종북주의도 아니며, 분파주의도 아니었다. 민주노동당은 노동자 계급의 정치의식이 고양되면서 창당했으나, 이후 사회주의정당으로 발전하기보다는 오히려 역으로 우경화되면서 노동자 계급의 생존권 투쟁이 반자본주의 정치투쟁으로 도약하는데 장해물로 전락했기 때문에 2007년 대선을 계기로 몰락한 것이다.

또한 전국활동가모임은 야권연대를 비판하지만 정작 그 야권연대의 본질은 건드리지 않는다. 왜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이 야권연대를 했을까? 의회주의나 대리주의라는 대답은 피상적일 뿐이다. 야권연대의 본질은 노동자 계급이 자본가 계급에게 정치적으로 종속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르주아정치, 쁘띠부르주아 정치로부터 완전하게 독립적인 노동자정치는 지금 무엇인가? 민족주의도 아니고, 사민주의도 아니다. 오직 사회주의 밖에 없다.

그래서 전국활동가모임이 제안하는 대안이란 것은, ‘변혁적’이든 ‘계급적’이든 그 어떤 미사여구로 치장하든 본질적으로는 노동자정당, 즉 ‘도로 민주노동당’에 불과하다.
진보신당이 민주노동당에서 분당했으나 노동자 계급에게 그 대안이 되기는 커녕, 민주노동당과 똑같이 야권연대를 하고, 심지어는 주도세력들이 진보신당을 집단탈당하고 통합진보당을 창당까지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회주의정당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국 전국활동가모임은 진보신당의 실패에서 전혀 역사적 교훈을 도출하지 못한 채, 4년 전 오류를 반복하고 있다.

2) 조합주의 정치활동으로는 당 건설로 도약할 수 없다


전국활동가모임은 ‘처절한 반성과 성찰’을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한국 노동운동의 고질병인 조합주의 문제는 결코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오히려 조합활동을 전투적으로 열심히 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그런데 미안한 얘기이지만, 조합주의 정치활동으로는 당 건설로 도약할 수는 없다.

당이란 계급의 전위이다.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만 해서는 안되며, 대중의 생존권 투쟁을 정치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도할 수 있어야한다. 전국활동가모임은 당면 변혁적 현장활동으로 비정규직 철폐, 정리해고 철폐 등을 주장한다. 그런데 전국활동가모임의 제안은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공동의 요구 수준이다.(실제 투쟁사업장 공동투쟁단의 요구와 별로 다르지 않다.) 오히려 계급투쟁을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시키고, 계급의 정치의식이 어떻게 고양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전무하다. 결국 ‘변혁적 현장활동’이란 전투적 조합활동이 그 실체이다. 그리고 이는 계급투쟁을 정치적으로 지도하기보다는 쫓아가는데 급급한 전형적인 꽁무니주의일 뿐이다.

노동자 계급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조합활동만으로는 절대 안되며 국가권력을 장악해야한다. 노동자 정치세력화란, 궁극적으로 국가권력을 장악하는 것이요, 당면해서는 국가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당을 건설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당이 세상을 바꾸기위한 프로그램, 즉 강령이 관건이 된다.

하지만 전국활동가모임이 주장하는 변혁적 노동자 정치세력화란 그 실체가 조합주의 정치활동이기 때문에, 국가권력 장악이라는 당의 목표도 없으며, 당면 전투적 조합활동이 우선적이기 때문에 특히 당의 강령 문제는 부차적일 수 밖에 없다. 덧붙여 조합주의 정치활동은 본질적으로 자본주의를 부정하지 않는다. 전국활동가모임이 사회주의정치를 분명히 하지도 않으며 할 수도 없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결국 전국활동가모임은 그 실체가 당 건설로 도약할 수도 없는 전투적 조합주의이자, 그 목표 역시 사회주의정당이 아닌 도로 민주노동당이다. 그래서 그 실패가 너무나도 필연적이다.


3. ‘사회주의정당’ 건설은 노동자 계급의 역사적 과제로서 제출된 것이다


문제는 전국활동가모임 내의 사회주의자들이다.
최소한 2008년에는 ‘노동자정당’ 건설론보다는 ‘사회주의정당’ 건설론이 우위에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주의정치세력들이 노동자정당 건설론에 투항하지않고, 오히려 사회주의정당 건설을 사업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구)사노련, (구)사노준, 해방연대(준)) 그럼 왜 그때 사회주의세력들은 사회주의정당 건설을 시작했는가. 객관적 조건상 자본주의의 위기가 심화되었고 민주노동당으로 대표되는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몰락했었다. 주체적인 조건 역시 사회주의세력들이 조합주의를 비판하면서 2000년대 중반부터 사회주의정치를 실천하기 시작했다. 2008년도에 사회주의정당 건설 자체는 주객관적 조건상 노동자 계급의 역사적 과제였으며, 사회주의세력들에게는 그 임무가 부여된 것이었다.

오히려 2012년 지금은, 각종 ‘노동자정당’ 건설론이 부활해야하는 게 아니라, ‘사회주의정당’ 건설이 더 절박하다. 유럽발 재정위기 등 세계대공황은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통합진보당과 민주노총은 대중의 생존권 투쟁이 반자본주의 정치투쟁으로 발전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자유주의 부르주아 정치에 종속시키고 있다. 완전히 독립적인 노동자정치운동에 사회주의정당은 필수적이다.

4. 지난 4년 사회주의정당건설 사업에 대한 실천적 평가부터 제대로 하자


그럼 도대체 왜 사회주의세력들이 노동자정당 건설론에 투항하는가? 지난 4년 동안 사회주의세력들이 추진했던 사회주의정당 건설이 성공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주의정당 건설이라는 과업은 노동자 계급의 당면 과제였다. 즉 사회주의자들의 주관주의적 희망사항이 아니었다. 이는 개별 활동가나 몇몇 정치조직이 한번 해보고 안된다고 포기할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지난 4년 사회주의정당 건설 사업을 역사적으로 제대로 평가부터하는 것이 실천적이다.

해방연대(준)은 이미 2011년2월 9차 총회에서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대공황의 제2파가 다가오는 정세에 사회주의자들이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회주의정당 건설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함에도, 취약한 주체적 조건으로 인해 당건설운동은 매우 느린 속도로 전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 경험을 통해서 사회주의세력의 실제 상태가 사회주의정당 건설을 추진하기 시작했을 때 판단한 것보다도 더 취약하다는 것, 사회주의세력들이 기본적인 사회주의적 내용조차 확보하지 못하고있다. 이로 인해 ‘사회주의운동’으로 치장한 조합주의적 운동이 과거와의 단절 없이 사회주의운동을 자처함으로써 오히려 진정한 사회주의운동의 전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들은 사회주의운동을 형성하는 새로운 세력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낡은 세력에 불과하다. 그래서 낡은 것과 투쟁하고 당건설의 기본적 토대를 형성하는 것에 주력해야한다.

5. ‘도로 민주노동당’인가 아니면 ‘사회주의정당 건설’인가

사회주의자들은 사회주의정당 건설이라는 노동자 계급의 역사적 과제에 우직하게 복무하자! 특히 조합주의와의 단절, 사회주의정치실천으로의 대전환이 사회주의정당 건설의 핵심인데, 오히려 역으로 조합주의에 굴종해버리는 노동자정당 건설론으로의 투항은 실질적으로 사회주의정당 건설을 포기하는 것이다. 선진노동자들을 사회주의정당 건설로 견인해야지 선진노동자들의 정치적 후진성인 조합주의 정치활동에 굴종해서는 안된다.
사회주의자들에게 묻는다. 지난 4년에 대한 실천적 평가에서 도출되는 결론이, 사회주의정당은 포기하고 노동자정당 건설에 투항해서 실패가 필연적인 ‘도로 민주노동당’인가, 아니면 더디더라도 ‘사회주의정당 건설’을 향해 취약한 주체적 역량을 강화시키는 것인가?

관련기사

기사평쓰기
번호 제목 평점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등록된 게시물이 없습니다.

HTML코드 복사하기 (블로그나 카페에 바로 붙여넣기 하실 수 있습니다)


사회주의정당 건설을 포기하고 노동자정당 건설에 투항하는 사회주의세력들
단 한사람의 올바른 인식과 적극적 행동이 어설픈 총파업보다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