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15일 71
해방 > 71호 > 쟁점

통합진보당은 진보를 참칭하지 말고 즉각 해산하라!
이영수  ㅣ  2012년6월15일

통합진보당 사태가 한달을 넘게 언론의 1면을 장식하고 있다. 당내 부정선거 파문은 5월 12일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폭력사태로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었으며, 비례대표 사퇴를 거부하는 구 당권파와 이들의 제명을 강행하고 있는 '혁신비대위'의 갈등은 6월 통합진보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미 당내주도권 다툼으로 변질되어 버린 상황이다. 총선 때 그나마 “진보”라는 말에 미련을 갖고 통합진보당을 지지했던 사람들은 지금 엄지손가락을 자르고 싶은 심정이 되었다. 왜 사태가 이 지경이 되었나하고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울화통을 터트린다.

통합진보당 사태의 본질은 애초부터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정당이 태어난 것에 있다.

구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탈당파가 비정규직을 양산한 자본가 세력인 국민참여당과 한몸뚱이가 되면서 이미 노동자계급을 배신한 세력이 되어버린 것이 이번 사태의 근본원인이다. 이들은 세계대공황으로 자본주의의 위기심화 속에서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의 고통이 폭발직전에 있음에도 급진화하기는커녕 우경화하였고, 심지어 작년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 투쟁 현장에서도 야권연대만을 외쳤을 따름이다. 항간에서는 젊은이들이 실업과 취업빈곤으로 폭동을 할지도 모른다고 걱정을 할 때, 이들은 그저 대학생들을 표밭으로 만들기에 전념했을 뿐이다.

또한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목표로 10년 넘게 달려왔던 노동자계급의 정치를 배신하고 야권연대라는 이름아래 노동자계급을 자본가세력의 품으로 들어가게 하는 역할을 했을 따름이다. 민주대연합을 통해 이명박을 심판하고 정권교체를 이루자는 이들의 논리는 민주대연합을 통해 국회의원 몇 석을 더 확보하자는 각 세력들의 이해관계를 치장하기 위한 것일 뿐이었다. 이번 통합진보당 사태의 본질은 ‘부정선거’라는 매개로 폭발했지만, 이미 시작부터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정당이 태어났다는 점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으며, 각 세력들의 이해관계가 달라지는 순간 어느 때라도 폭발할 수 있는 문제였다.

민주노총 집행부는 근본적인 반성을 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

민주노총 전 위원장이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로 있다가 중앙위원회에서 당원에게 머리끄댕이를 잡힌 광경은 민주노총이 통합진보당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 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민주노동당건설의 산파이자 주체였던 민주노총은 이제 들러리를 넘어 진보의 재구성에 불필요한 존재, 머리채 잡혀 끌려 나갈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민주노총의 처지는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민주노총은 이번 총선과정에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광범위한 반대흐름이 있었음에도, 정식 회의구조를 거치지 않고 편법적인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투표방침을 결정했다. 실제 선거과정에서 민주노총 위원장은 묻지마! 민주대연합의 최선봉에 서서 민주통합당의 선거유세에도 자주 등장했다. 이 광경을 목도한 노동자계급은 바보가 된 느낌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이번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해 큰 책임이 있음에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으며, 조건부지지 운운하며 자신들이 근본적 과오를 감추고 있다.


민주노총의 과오는 통합진보당의 탄생부터 근본적이다. 한 때 민주노총은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을 배타적 지지철회 운운하며 반대했지만 나중에는 아무런 배경 설명 없이 슬그머니 통합을 추인했다. 역시 처음 통합에 반대했던 권영길 전당대표와 마찬가지로 민주노총은 자신들이 반대한 사태가 일어났음에도 아무런 추가행동을 하지 않았다. 그저 침묵으로 추인했을 따름이다. 그 이후 민주노총과 통진당과의 관계는 조합원 말마따나 돈도 몸도 다 대고 빰 맞는 격이었다. 총선에서도 민주노총은 비례대표에서나 지역대표에서 그들이 원칙과 명분을 모두 던지고 그토록 원했던 국회의원 자리도 챙기지 못했다. 민주통합당에 찰싹 붙어서 민주노총의 정치세력화 성과를 단번에 따라잡은 한국노총에 비교될 만한 일이었다. 지금 민주노총 주류세력의 통진당에 대한 태도는 떡고물이 작아지자 쌓였던 불만을 토로하는 수준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통진당의 “새로나기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원석 비례대표의원이 민주노총 중심의 노동정치를 다시 생각해 봐야한다는 말을 하고 있어도 민주노총이 이에 대해 제대로 대꾸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야권연대라는 정치공학에 질질 끌려 다녔던 민주노총은 말 그대로 게도 구럭도 모두 놓친 셈이다. 노동자계급이 독자적 정치세력화란 원칙을 헌 신짝처럼 내버린 대가는 아픔만이 아니라 민주노조운동의 근본을 분질러 놓았다.

이번 사태로 드러난 통합진보당의 남한사회에서의 역할

통합진보당은 국민참여당과의 합당으로 노동자정당에서 이른바 “국민정당”으로 변모하였다. 그럼에도 민주노총이 지지철회를 하지 않음으로서 그 본질을 파악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혼란을 겪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통진당 사태는 이들의 역할과 본질을 충분히 폭로하였다.


첫째, 통합진보당은 진보를 참칭하여, 진보세력을 공격하는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출생자체부터 보더라도 더 이상 진보세력으로 볼 수 없는데도, 스스로 진보세력을 참칭하면서 진보세력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둘째, 통합진보당은 새로운 노동자정당의 출현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 역할을 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이 이와 같은 상태로 계속 존재하는 자체가 노동자계급에게 혼란을 주고, 새로운 노동자정당의 출현을 가로막는 역할을 할 뿐이다. 새누리당, 조선일보 등 수구보수세력은 통합진보당 사태를 발판으로 종북논란을 확대하고 이번 기회에 소위 ‘종북세력’을 제거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 반면 ‘혁신비대위’ 세력에 대해서는 별반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통합민주당 및 자유주의 세력의 입장과도 상통한다. 이는 통합진보당의 몰락으로 이들과는 다른 새로운 노동자 정당의 출현을 우려하기 때문에 나오는 태도일 뿐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노동자계급은 통합진보당에 대한 어떠한 미련도 없다

세계는 지금 유럽재정위기의 폭발로 자본주의의 지속여부에 대한 회의로 가득 차 있다. 결국 자본주의를 재생산하는 요식행위에 불과한 대선에만 관심을 가지라는 주장은 시대에 뒤쳐진 것이 된다. 자본주의에 투쟁하지 못하는 통진당은 이미 시대에 뒤떨어졌으며, 그것 하나만으로도 이미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통진당은 역사적 유효성을 상실했다.


통합진보당은 혁신을 하겠다고 하고 있지만, 혁신을 한다면서 기껏 애국가를 부를 수 있다느니, 미군철수를 허용할 수 있다느니 하는 이야기들만 나오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혁신해서 나올 것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혁신의 주체를 보거나 지금 나오는 혁신안을 보건데 이 혁신이 성공하면 통합민주당과 유사정당이 나오게끔 되어 있다. 애초부터 진보세력으로 볼 수 없기도 하지만, 혁신이라고 해서 나오는 이야기를 종합컨대 통합진보당 혁신은 퇴보에 불과하다. 그러니 조건부 지지를 이야기한 민주노총이 더 한심해 보인다. 혁신을 해도 안되고, 못해도 안되는 것을...


한달여 계속되고 있는 통합진보당 사태를 보면서 노동자계급의 태도도 명확해 지기 시작하고 있다. 진보세력을 참칭하여 진보세력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하고, 새로운 노동자정당의 출현을 방해하는 역할을 할 뿐인 통합진보당은 이제 해산해야 한다. 출생부터 진보세력이 아니었던 통합진보당의 혁신으로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지루하고, 갑갑하고, 짜증나는 통합진보당사태를 그냥 바라만 볼 것이 아니라, 이제 노동자계급이 적극적으로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한 결론을 말하자. 진보를 참칭하지 말고, 통합진보당은 해산하라!

관련기사

기사평쓰기
번호 제목 평점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등록된 게시물이 없습니다.

HTML코드 복사하기 (블로그나 카페에 바로 붙여넣기 하실 수 있습니다)


통합진보당은 진보를 참칭하지 말고 즉각 해산하라!
진보, 당신들 추락의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