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22일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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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은 개·돼지”라는 망언 아래 감춰진 진실
현수  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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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제를 ‘공고화’하자!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개·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 지난해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영화 <내부자들>에서 유력 언론인으로 등장한 캐릭터가 한 대사이다. 그런데 7월 8일 경향신문을 통해 폭로된 교육부 나향욱 정책기획관이 한 망언 중 일부분이기도 하다. 특히나 나 기획관은 교육부라면 사회적 간극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비판에 대해서도 “출발선상이 다른데 그게 어떻게 같아지나. 현실이라는 게 있는데”라고 답하는 등 앞선 발언들과 일관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고위 공무원의 자질을 문제 삼았다. 또는 그런 자질의 공무원이 한 둘이겠냐며 교육부, 나아가 신분제의 부활을 꿈꾸는 99%가 아닌 1%의 욕망이 세상을 망가뜨린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말 공무원 또는 기득권층의 잘못이 이런 사태가 벌어진 걸까? 바꿔 말해 공무원의 자질을 개선하고 기득권이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해 마음을 고쳐먹으면 문제가 사라지는 걸까? 만일 애초에 이 사회에서 교육이 그런 것이라면 사회 자체가 바뀌지 않는 이상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교육의 역할


자본주의 사회에서 교육은 특수하고도 역사적인 산물이다. 쉽게 말해 전(前)자본주의 사회에선 일부 지배계급만을 교육하는 걸로 그 필요가 충족된데 반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막대한 노동력 상품을 필요로 하는 자본의 이해에 따라, 자본의 발전 수준과 노동과정의 고도화에 조응하는 일정한 직업교육과 교양교육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물론 이러한 과정은 한편으로 노동자민중의 의식을 고양시키고 나아가 새로운 공동체를 발견하고 전인적 발전으로 나아가는 토양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본질적 의미에서 자본주의 사회 하의 교육은 노동력 재생산을 위한 도구이며 자본주의적 이데올로기의 학습 장치에 다름 아니다.


이런 토대 위에서 자본주의적 교육은 이원화 될 수밖에 없고 실제로 그러하다. 기존의 지배계급에게 제공했던 고급교육과 일반 대중에게 제공하는 교육을 나누고 이를 성취도 또는 능력에 따른 구분처럼 포장하는 것이 그 예이다. 올해 초, 대학평준화 등을 내걸고 활동해왔던 ‘학벌 없는 사회’가 공식적으로 해산하며 “자본의 독점이 더 지배적인 2016년 지금은 학벌이 권력을 보장하기는커녕 가끔은 학벌조차 실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더 이상 사회에서 교육이 계층이동의 사다리로 기능하리라는 희망을 가질 수 없다는 뜻이며 동시에 교육이 가진 자본주의적 모순이 점점 더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는 반증이다.


진실을 말한 죄


오히려 나향욱 기획관의 죄는 시대착오적인 망언을 한데 있는 게 아니라 ‘진실’을 말한 데 있다. 교육에 환상을 씌우고 현실을 외면케 하며 이 모든 것을 사회체제의 문제가 아닌 일부의 병폐로 인식케 하는 자본주의 이데올로기를 폭로한 것이 이번 사태의 본질이다. 뒤집어서 공공연하게 드러나 있는 고교 서열화와 현대판 음서제라 지탄 받는 로스쿨, 사립대학의 배만 불리고 공교육을 박살내는 대학 구조개혁 등의 문제가 일부 구성원 때문이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의 민낯이며 계급화의 결과라는 걸 인정한다면 그 다음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진정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은 교육의 내용이나 형태 이전에 이 사회에서 교육이 차지하는 역할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교육을 유지하는 사회 일반을 변혁하는 과정과 연결되어 있기에 자본주의에 대한 투쟁의 공간이며 동시에 대상으로 교육을 새로이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잘 팔리는 상품으로 기르기 위한 교육비용을 노동자민중에게 전가하는 현실을 비판하는 것으로부터 자본의 톱니바퀴로 기능하는 데 최적화된 인간을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삼는 자본주의적 교육 자체를 비판해야 한다. 원래 교육은 평등한데 몇몇 몰지각한 자들이 이를 평등치 못하고 계급적인 것으로 바꾸려 하는 게 아니다. 현실을 거꾸로 보지 말자. 그래서는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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