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22일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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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자본가계급의 파트너가 되려고 하는가?
재벌개혁론에 포섭된 민주노총 비판 ①
김광호 강원비정규센터  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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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민주노총은 재벌개혁을 주요 의제로 결정하고 조합원들을 이 투쟁에 조직하고 있다. 올해 치러진 집회에서 재벌개혁 구호가 무대를 장식하고, 720 총파업 결의대회를 조직하는 현장에서 피켓으로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은 만성적인 공황상태에 빠진 자본주의를 구하기 위해서 재벌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명백하게 노동자와 자본가의 상생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빈부의 격차, 자살률 1,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실업률, 살인적인 구조조정과 노동탄압에 맞서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서 자본가계급에게 상생을 요구하는 것을 어떻게 볼 것인가?

재벌을 개혁하면 좋은 것이 아니냐?’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재벌개혁의 핵심이 무엇인가? 그것은 법인세의 인상과 사내유보금 환수와 같은 것이다. 그 결과 노동자대중에게 기본소득이나 복지의 강화와 같은 방식으로 숨통을 틔우자는 것이다. 그것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법인세가 인상되고 사내유보금이 환수되면 그것으로 노동자대중은 어쩌면 숨통을 틔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고 있는 정리해고와 저임금, 장시간노동과 비정규직이라는 악순환이 끊어질 것인가? 자본가계급의 위기에 빠진 자본주의를 구출하기 위한 노동자대중에 대한 공격이 완화될 것인가? 이 태도는 현재 만성적 공황에 빠진 자본주의에 대해서 낭만적인-위기가 극복될 것이라는-판단을 하고 있거나, 자본가계급도 합리적인 주장에 응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환상에 빠져있는 것이다. 모두 몰계급적인 관점이다.

자본주의란 끊임없이 자신을 굴려서 덩치를 키워야만 생존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자본주의의 이윤을 위한 경쟁은 스스로를 파멸시킬 때까지 계속 굴려야한다. 그래서 자본주의 스스로는 절대로 위기를 극복할 수 없는 체제이다. 이 말은 자본주의는, 자본가계급은 위기상황에서는 살인, 전쟁과 같은 수단일지라도 동원할 수 있는 냉정한 체제라는 것이다. 그 행위자는 인간의 얼굴을 가지고 있지만 어디에도 인간적인 모습은 없다. 재벌개혁은 바로 자본주의, 자본가계급을 보는 관점에서 잘못된 것이다.

재벌개혁은 공장에서 밀려난 노동자에게 상생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준다. 자본주의 경제가 살아나야만, 자본가가 있어야만 노동자의 생존권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경제주의를 심어준다. 위기의 원인이 자본주의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삼성과 현대 등 몇몇 거대 자본에게 있다는 환상을 심어줘 자본주의 자체를 뛰어넘기 위한 근본적인 투쟁으로 나아가는 것을 가로막는다. 이것이 재벌개혁이 가진 가장 커다란 문제이다. 그리고 그 투쟁의 방식도 노동자대중이 자본주의 생산시스템을 공격하여 자본가계급을 무력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호적인 자유주의정당과의 연합을 통한 국회 안에서의 법률개정투쟁으로 묶어두는 것이다.

재벌개혁투쟁은 겉으로 보기엔 꽤나 급진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단순한 박근혜정권 퇴진만큼이나 몰계급적이고 허무한 투쟁이다.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지도 못하고,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는 근본적인 투쟁으로 나아가는 것도, 전해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투쟁으로 나아가는 것도 막아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재벌이라는 개념이 노동자의 계급적인 언어도 아니지 않는가?

지금 우리 운동이 나아가야할 길은 자본주의는 노동자대중의 생존권조차 지켜줄 수 없다는 것을 폭로하는 것이다. 아니 이미 수많은 사례에서 자본주의의 폭력성이 폭로되고 있다. 그러니 그 지향만 분명하게 말하면 되는 것이다. 그래야 노동자대중이 자본주의와 자신의 고리를 끊고 새로운 세상, 사회주의에 대한 상상력을 가질 수 있지 않겠는가? 노동자에게 우호적인 누군가가 꼴랑 생존권을 지켜주는 사회가 아니라, 노동자대중 스스로의 힘으로 생산하고 관리하는 사회주의말이다.

이 상황에서 민주노총이 재벌개혁을 내 건 것은 자본주의 생존의 파트너를 스스로 자임하는 것이다. 재벌개혁의 투쟁기조는 당장 철회되어야 한다. 문제의 원인인 생산수단의 사회화를 위한, 새로운 사회인 사회주의에 대한 선전, 선동으로 나아가야 한다. 공장에서 밀려나고 죽어가고 있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자본주의에 가두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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