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22일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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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향좌 하는 세계적 정치지형, 우향우 하는 한국의 진부정치
현수  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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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의 위기와 자본주의의 파산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금융공황으로 본격화된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가 8년이 지나도록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한때 무너지는 자본주의의 견인차로 간주되던 중국은 25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인 6.9%를 기록하며 국가부도 위기를 전 세계적으로 확대재생산하고 있는 중이다. 끝나지 않는 불황을 일컬어 자본주의의 정상 상태로 간주하자는 뉴노멀(New  Normal)이란 말장난까지 나온 지금, 자본주의의 파산은 기정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위기를 실감한 부르주아 경제 전문가들은 노동자 민중을 대상으로 혹독한 구조조정을 요구하며 위기를 전가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곳곳의 노동자 민중 역시 이에 굴하지 않고 자본의 공세에 대항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정치지형이 전반적으로 급진화되고 있다. 이는 주류정치에도 영향을 끼쳐 이전과는 다른 정치 풍경이 형성되고 있다.


좌향좌 하는 세계적 정치지형

 

일례로 세계 자본주의의 핵심이자 제국주의 심장부인 미국과 자본주의의 발상지인 영국에서 주류정치의 급진화가 일어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스스로를 ‘사회주의자’라 주장하는 민주당 대선주자 버니 샌더스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샌더스는 부자 증세와 월스트리트 규제, 초대형 금융기관 해체 및 전 국민 단일의료보험 체제, 최저임금 인상 등을 주장하며 미국 언론의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영국에서도 지난해 부유세 인상과 철도·에너지 산업의 국유화, 그리고 무상 의료 및 무상 공교육을 공약으로 내건 제러미 코빈이 영국 노동당의 당대표로 선출되어 이슈가 됐었다.

 

이들이 노동자계급의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점은 자명하다. 민주당과 노동당은 공히 영‧미 제국주의의 적극적 담당자였고, 신자유주의를 앞장서서 추진하였다. 이 당의 성격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는 없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활약이 오히려 노동자 민중의 급진화를 저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샌더스와 코빈을 마냥 긍정적으로만 보아선 안 될 것이다. 실제로 샌더스와 코빈이 지향하는 사회주의는 사실상 개량적인 사회민주주의에 가깝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배계급의 한 축을 이루는 자유주의, 사민주의 주류 정당조차 정치적 포지션을 좌선회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는 점이다. 1990년대 클린턴 시절 민주당은 ‘삼각측정주의’라는 정치적 신조어를 만들며 공화당쪽에 가까운 중도세력의 지지를 이끌려고 하였다. 블레어의 노동당은 ‘제3의 길’을 운운하며 사민주의가 아닌 보다 우경화된 길을 걸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는 실패했고, 2008년 자본주의는 대공황을 맞이하며 휘청거리고 있다. 이 속에서 기존의 정치에 불만을 느끼고 급진화된 노동자민중은 새로운 투쟁을 만들며 전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치적 변화 속에서 이들 지배 정당도 일정정도 좌선회하는 입장을 취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우향우 하는 한국의 진부정치


그러나 ‘헬조선’을 맛보고 있는 한국에서는 거꾸로 진보정치가 우향우로 일매진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1월 22일 정의당으로 통합한 정의당, 국민모임, 노동정치연대, 노동당 탈당파인 진보결집+ 등은 자유주의 부르주아 세력과의 야권연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 정의당 심상정은 “파도가 높고 조류의 방향이 급속하게 바뀔 때에는 배를 우회하거나 속도를 줄이거나 하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며 보수정당이자 지배계급인 민주당과의 정치연합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노동자 민중에 대한 명백한 배신이자 지배계급에 대한 투항이다.


과거 한국의 진보정치는 노동자 민중의 지지를 획득하여 정치세력화 했다. 그러나 이미 우경화 할대로 우경화한 이들의 정치는 어떠한 변화도 만들지 못한다. “공정경제, 소득주도성장, 경제민주화” 등의 주장은 착한 자본주의를 꿈꾸는 것에 불과하며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없다. 자본주의가 헤어나올 수 없는 위기에 처했고 이로 인해 청년부터 노년까지 노동자민중의 삶이 암흑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이번 생은 망쳤다’는 절망이 나오고 있는 사회에서 이러한 절망을 만들어낸 사회에 근본적인 도전을 만들지 못하는 정치는 또 다른 절망을 만들 뿐이다. 진보정치는 이제 진부정치가 된 것이다.


이러한 한국의 진부한 진보정치에 파산을 선고하고 독자적인 정치세력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자본주의 자체가 문제임을 지적하는 노동계급의 의식과 강고한 계급적 단결이다. 그 무엇도 노동자 민중을 대신할 수 없다. 오직 노동자 민중의 투쟁만이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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