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22일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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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의 대학 구조조정의 내용과 문제점
오제도 교수노조 사무차장  ㅣ  2014년 5월 1일

지난 1월 28일 교육부에서는 대학 구조개혁 추진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번 교육부의 구조개혁안을 단순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대학정원의 감축은 불가피하며, 이를 위해 모든 대학을 평가를 통해 5등급으로 분류하고 등급에 따라 정원감축 및 재정지원(제한)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5,31 교육정책과 이후 대학교육의 신자유주의 재편

지금의 대학구조조정의 문제는 김영삼 정권의 5,31 고등교육 개혁에서부터 시작한다. 5,31 개혁안이 대학자율화 정책을 통해 고등교육에 본격적인 시장논리를 도입하려고 하였다. 변화하는 자본주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학설립의 자유를 통해 다양하고 특성화된 대학을 만들어내고, 정부의 중앙집권적 통제와 계획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대학의 자율화정책의 필요성이 제기된다는 이유였다. 이후 자본은 고등교육시장에 뛰어들어 재단을 운영하거나 사립대학들을 우후죽순 설립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는 자본이 요구하는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학부제라는 모집단위 광역화가 이뤄졌으며, 자본과 대학이 서로 결합하는 산학협력이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이러한‘대학설립준칙주의’를 바탕으로 한 고등교육 정책은 크게 고등교육의 사립학교 과잉 발생과 비리·부실대학의 양산이라는 두 가지 문제점을 발생시켰다. 현재 대학설립준칙주의는 폐지되었다. 그렇지만 고등교육에 시장원리를 도입하는 신자유주의 교육재편이 중단된 것은 아니다. 대학설립과 운영의 자유로부터 시작하여 등록금 책정의 자유, 학부제 등 학과 통폐합과 학과운영에의 자유, 산학협력의 자유, 학교기업운영의 자유, 교원인사의 자율(비정규직의 일반화) 등등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국공립대학의 경우 사립대학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자율화정책(국공립대의 법인화로의 전환)이 진행되었으며, 총장직선제를 폐지하고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였다. 이렇듯 대학자율화 정책이란 학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대학 자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규제로부터의 자유, 즉 탈규제를 말하는 것이다. 즉, 신자유주의적 대학 자율화 정책이라 함은‘ 기업화된 대학의 영리추구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제반 여건을 만들기 위한 자율화정책’인 것이다.

박근혜 정권의 대학 구조개혁의 내용과 문제점

1) 박근혜 정권 대학 구조개혁안의 내용

박근혜 정권에서의 1,28 교육개혁안은 저출산·고령화라는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구조조정임을 강조하고 있다. 즉, 입학하려는 학생들이 현재 대학의 입학정원보다 갈수록 줄어들기 때문에 정원감축을 중심으로 하는 대학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부에서는 평가를 통해 정원을 강제적으로 감축하여 대학의 과잉공급 부분을 줄이겠다는 것이며, 평가 결과에 따른 정원감축 등 구조조정 조치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하여 (가칭)「 대학 구조개혁 및 평가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겠다고 한다.

법률안의 주요 내용으로는 (1) 대학구조개혁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 (2) 대학 평가의 기본원칙 등 평가관련 (3) 평가 등급별 정원감축, 정부 재정지원 제한, 국가장학금 지급 제한 (4) 인수합병 (5) 정원감축에 따른 재산 및 회계 특례(정원감축에 따른 기준 초과 유휴 교육용 기본재산을 수익용 기본재산으로의 용도변경 허용 등) (6) 해산 및 잔여재산의 귀속 특례, 평생교육기관으로의 전환등 자발적 퇴출 경로 마련 (7) 통·폐합및 해산 대학 재학생의 보호에 관한 사항 등이다. 특히 특성화 사업의 평가기준을 보면 정원감축의 규모 및 조기감축여부 등에 따라 가산점 차등 부여의 내용이 있어, 사실상 평가를 통한 강제적인 정원감축 이전에 구조조정을 강요당하고 있으며, 따라서 대학에서는 강제적인 정원감축이 아닌 특성화사업을 통해 정부지원금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되고 있는 것이다.

모든 대학이 특성화 사업계획을 낸다고 하더라도 모두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면 대학에서는 평가를 통한 강제적인 정원감축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평가에서 미흡 대학과 매우 미흡 대학에 선정되면 재정지원이 제한되고 더구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2) 사학 자본을 위한 대학 구조조정

이번 대학 구조개혁안에는“ 정원감축에 따른 기준초과 유휴 교육용 기본재산을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용도변경”하는 것을 허용하려고 하고 있다. 또한 퇴출 당하는 대학들에 대해서는 잔여재산 처리를 할 수 있도록 퇴출경로를 마련해주기 위한 법률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지금까지 사립대학의 비율이 80%에 이르는 동안 사학 자본들은 각종 혜택을 받으며 대학을 설립하면서도 교지 확보 및 연구시설 확보등 교육용 기본재산을 거의 전적으로 학생들의 등록금을 의존하여 만들어진 경우가 많았다. 이는 교육용 기본재산에 대한 엄격한 공적 규제를 하고 있는 현행 사립학교법을 사실상 사문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며,‘ 법인 이사의 학교법인 운영권’을 소유권에 준하는 권리로 인정하는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 대학 구조개혁안은 어느 정도 사학자본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그동안 교육을 통해 부를 창출해온 사학 자본의 이해를 보장해주기 위한 정책일 뿐이다.

3) 취업률 중심의 평가지표

그동안 취업률이 대학을 평가의 주요지표인 것에 대한 문제제기는 계속 있어 왔다. 그리고 각각의 대학에서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온갖 꼼수를 동원한 것도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도 취업률이 여전히 대학 평가의 주요 지표가 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각 대학에서는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취약한 인문·사회과학이나 기초과학 전공들 그리고 예·체능 학과들이 학과 구조조정의 우선적 대상이 되고있다.

올해 진행되고 있는 서일대 연극과 문예창장학과의 폐과, 서원대 미술학과와 뷰티학과의 통폐합, 청주대 사회학과 폐과 그리고 원광대 서예학과 폐과 등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서일대와 강원대처럼 학생들의 투쟁으로 폐과가 철회되거나 구조조정 안이 조정되는 경우는 있었으나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학과 구조조정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부에서 말하는 취업률을 포함한 대학 교육의 위기는 자본주의 위기를 단지 대학의 책임으로 전가하고 있을 뿐이다. 오히려 대학의 위기는 정권과 자본이 대학을 신자유주의 기조에 맞게 재편하려는 끊임없는 시도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살펴봤듯이 이와 같은 대학 구조조정 계획은 그동안 정권의 고등교육 정책의 실패를 대학에 전가시키고 있는 것이며, 대학에서는 이를 대학 주체들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방법으로 대물림하고 있는 것이다.

정리하며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박근혜 정권의 '대학 구조개혁안’은 개혁을 빌미로 한 정원감축 혹은 대학퇴출에 역점을 두는‘구조조정안’일 뿐이다. 특히 지금과 같이 등급을 분류하여 차등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는 대학의 등급화는 현재의 대학 서열화보다 더 큰 질곡이 될 것이며, 나아가 고등교육이 붕괴되는 현상으로까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박근혜 정권의 대학 구조조정은 교육의 자율적 영역이 침해되는 것은 물론 교수들은 생존권조차 위협당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될 것이며, 학생들은 학과 모집중지 및 폐과뿐만이 아니라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 대출이 제한되면서 피해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교직원들 역시 임금축소 및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의 직접적 대상자가 될 것이라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따라서 이제 대학 구조조정의 문제는 지금까지 고등교육의 문제로 바라봤던 것을 넘어서 교육-노동의 문제로 바라보아야 한다. 대학 구성원들에게서 노동자성을 발견하기 쉽지 않다고 해서 교육문제로 제한하게 된다면 오히려 구조조정의 칼날에 속절없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으며 대학의 미래 역시 절망적·비관적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학 입시를 비롯하여 사학비리와 등록금, 구조조정과 대학서열화 그리고 대학공공성 문제 등 대학을 둘러싼 사안들을 포괄하는 투쟁이 되어야 한다.

자본은 지금까지 자신의 이해와 요구에 맞도록 대학을 끊임없이 재편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이제는 자본에 의해 대학이 더 이상 잠식당할 수는 없다. 따라서 지금까지처럼 학생들 중심의 투쟁이 아닌 대학 주체들의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공동의 전선을 구축하고, 개별 대학에 국한되는 투쟁이 아닌 지역적/전국적투쟁으로 확장시켜야 할 것이다. 나아가 전체 노동자 민중의 투쟁으로 반드시 확장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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