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22일 100
해방 > 호 >

어용노조 대공장, 정규직 비정규직 구분없는 새노조 어떻게 건설할 것인가
- 민주파, 현장조직 해체하고 새노조 건설 추진위로 전환하자!
김인해  ㅣ  2011년10월21일(금)

1. 현대중공업 하청노조, 원하청 단일노조 건설을 제안하다

지난 9월7일 현대중공업 하청노조 사무실에서는 “복수노조 시대, 원하청 단일노조 건설로 나아가자”는 토론회가 열렸다. 주최는 하청노조였지만, 그 자리는 현대중공업 및 현대미포조선 정규직 민주파 현장조직들 및 해고자들, 현대중공업 하청노조,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비정규직 노동자들 등, 울산 동구 지역 조선업종 활동가들이 총망라했었다. 비정규직의 주장은 토론회 제목 그대로 간명했다. 복수노조 시대에, 특히 정세적으로도 ‘깊어지는 경제위기와 거세지는 자본가들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단결할 수 있는 조직, 즉 원하청 단일노조 건설로 나아가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구체적인 전술로서 ‘(1) 10월로 예정되어있는 정규직 임원선거에서 원하청 단일 민주노조를 제기하여 원하청 단일노조 건설로 나아가는 선거 (2) 선거 이후 복수노조 준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하였다.(이하 원하청 단일노조 = 정규직 비정규직 구분없는 새노조 = 새노조)


2. 2011년 정규직 임원 선거가 왜 새노조 건설의 중요한 한 고리인가

하지만 2011년 10월 정규직 임원 선거에서 민주파 현장조직들의 모습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복수노조 원년인 올해에도 여전히 10여년째 주구장창 ‘어용노조 민주화’만을 외칠 뿐이었다. 세계대공황이 본격화되는 정세에, 비정규직 동지들의 ‘새노조 건설’ 제안에 대한 그 어떠한 진지한 화답도 없었다.
2011년 정규직 임원 선거는 새노조 건설의 중요한 한 고리였다. 복수노조 시대가 시작된 이후 첫 선거이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왜 복수노조와 관련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관심도 높고, 원하청 자본가들 또한 혹시나하면서 긴장했었는지는 정규직 활동가들이 더 잘 알 것이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새노조 건설’이 제기된다면 최대의 쟁점이 될 수 밖에 없다.
다른 한편 어용노조 대공장의 현실상, 민주파 대의원 자체가 존재하지 않거나 극소수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일상적인 선전선동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이번 선거는 향후 노동조합 전략으로서 새노조 건설을 대중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간이기도 하였다.


3.‘새노조 건설’ 의 공세적인 선거전술은 과연 무엇이 가능했겠는가
- 새노조 건설을 공약으로 사퇴하는 후보 전술, 사퇴 이후 후보들은 상징적으로 어용노조 공개 탈퇴

토론회에서 현대중공업 하청노조의 경우, 원하청 단일노조 건설을 제기하면서 공약으로 채택하자고 주장했지만, 사실 정규직 민주파가 ‘새노조 건설’에 진정성이 있다면 공약 채택 수준 그 이상이어야한다.
‘새노조 건설’의 진정성이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전달되기 위해서는 ‘새노조 건설’ 의 공세적인 선거 전술까지 나아갔어야한다. 새노조 건설은 지금의 구조화된 정규직만의 어용노조를 부정하는 것이니만큼 선거투쟁을 끝까지 완주하는 것 자체도 모순적이다. 따라서 예를 들어 사퇴하는 후보 전술과 같은 공세적인 전술의 경우라면 대중적으로 선거라는 공간을 활용하여 ‘새노조 건설’을 선전선동하되, 실천적으로 일관성을 가질 수 있게된다. 동시에 그 실천적 일관성은 선거직후 위수사 후보단이 공개적으로 어용노조 탈퇴를 천명함으로써 그 진정성을 대중앞에서 증명할 수도 있게된다.

4. 정규직 민주파 현장조직은 왜 새노조 건설을 선거에서 제기하지 않았는가
- 어용노조 대공장에서 ‘어용노조 민주화’는 뇌사 상태의 정규직 민주파에 인공호흡기를 씌운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정규직 민주파의 화답에는 새노조 건설은 전혀 없고, 단지 정규직 ‘만’의 단결이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민주파 총단결’이라는 기치가 언제나 그렇듯, 같은 공장안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하거나 지역 차원의 연대 총파업을 앞두고 걸리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이 항상 대공장 노조 집행부 임원 선거를 앞두고서 걸린다. 그럼 여기서 그 대단한 대의와 명분의 ‘민주파 총단결’의 실체는 다 까발려진다. 노조 집행부 권력 장악!
그렇다면 오히려 솔직해지자. 대의원 100%가 어용인 상태에서 민주파가 집행부에 당선될 가능성이 1%라도 있는가. 출마 자격 조건으로 정규직 조합원들한테 추천인조차도 제대로 받아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만에하나 혹시라도 당선되었다고 치자. 민주파 집행부가 과연 무슨 의미있는 사업을 할 수 있겠는가.
이미 어용노조 민주화는 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98년 IMF 이전까지 쟁취한 성과물을 지켜내는 것 이상의 운동적 의미가 없다. 특히 복수노조 시대가 도래한 지금 비정규직이 과반수인 어용노조 대공장에서는 오직 민주파 현장조직들의 조직 보존 논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5. 어용노조 민주화는 심지어 반노동자적인 행태로까지 드러나고 있다

어용노조 민주화를 목적으로 하는 민주파의 총단결이 실천적으로 얼마나 후진적인가는 현실을 보면 더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예를 들어 지금 현대중공업 정규직 민주파 현장조직들의 흐름이 그렇다. 선거 시기를 맞아, 또다시 민주파 조직 통합이 제안되고 있다. 그래도 그나마 국민파, 중앙파, 현장파 즉 그래도 민주파가 총단결했으면 다행이다. 심지어는 준어용과 민주파가 선거연합하거나 조직통합을 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바로 현대미포조선이 그렇다. 사측이 지명한 어용조직 집행부에 맞서, 그 어용조직에서 분화한, 그런데 사측이 지명하지 않는 준어용 현장조직과 민주파(국민파) 조직이 선거를 앞두고 조직을 통합한 것이다.
최악인 어용 세력을 막기위해서 차악인 준어용과도 손을 잡는 것은 운동적으로도 올바르지 않지만 전술적으로도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왜냐하면 민주노조운동의 정신을 훼손시키고 조합원 대중 앞에서 이제 민주파나 어용이나 그놈이 그놈이 되기 때문이다.

6. 이제 악순환의 고리를 끊자!
- 새노조 건설은 민주파가 조합주의와 단절하고 새로운 노동운동의 주체로 도약해야 가능하다

복수노조 시대 어용노조 대공장의 정규직 민주파는 이제 사멸하는 조합주의가 될 것인가 아니면 비정규직과 단결하여 새로운 노동운동 주체로 부활할 것인가의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새노조 건설 추진은 정확하게는 정규직 민주파가 조합주의와 단절하고 새로운 노동운동 주체로 스스로 도약할 때 가능하다.
특히 형식이 자동으로 내용을 담보해주지는 않는다. 새노조 건설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분열시킨 자본가 계급의 전략에 파열구를 낼 수 있는 노동자 계급의 전략이지만, 단순히 조직 대상에 대한 형식적인 변화만 설정해서는 성공할 수가 없다. 새노조 건설은 철저하게 노동해방 정신으로 무장하고,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민주노조운동, 즉 사회주의노동운동의 노선으로 추진해야 성공가능하다. 새노조 건설이라는 형식 자체가 사회주의노동운동이라는 내용과 통일되어야 진짜 역사적으로 새로운 민주노조운동 주체가 등장할 수 있다.(“복수노조 시대 어용노조의 대공장, 정규직 비정규직 구분없는 새노조를 건설하자” (김인해) [해방]66호)

7. 현장조직을 해체하고 새노조 건설 추진위로 전환하자!

이미 2011년 정규직 임원 선거에서 정규직 민주파 대다수가 사멸하는 조합주의를 전혀 극복하지 못하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이제 소수라도 문제의식이 있는 세력과 사람들이 주체가 되어, 새노조 건설과 새로운 노동운동 주체 형성에 나서야한다.
그래서 하청노조의 제안처럼 원하청 단일노조 준비위원회가 진정성있게 구성되려면, 정규직 민주파는 어용노조 민주화 노선을 폐기하고 동시에 현장조직 역시 해체해야한다. 현장조직이란 틀 자체가 어용노조 민주화라는 목적을 위해 정규직 임원 선거 당선이 지상최대의 목표인 조합주의 조직이기 때문이다. 내용과 형식은 통일되어있다.
그렇다면 이제 복수노조 시대, 어용노조 대공장에서 제대로된 민주파 현장조직이라면 현장조직을 해체하고 새노조 건설 추진위로 전환하자! 또 제대로된 정규직 현장활동가라면 현장조직 보존이 아닌 새로운 노동운동, 사회주의 노동운동의 내용으로 정규직 비정규직 구분없는 새노조 건설을 추진하자!

관련기사
복수노조 시대 어용노조의 대공장, 정규직 비정규직 구분없는 새노조를 건설하자

기사평쓰기
번호 제목 평점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등록된 게시물이 없습니다.

HTML코드 복사하기 (블로그나 카페에 바로 붙여넣기 하실 수 있습니다)


양극화에 대한 치유없는 환상 : 재벌개혁
민주노총은 자본가계급의 파트너가 되려고 하는가?
‘여성혐오’ 범죄에 함께 분노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가기
남성들이 여성혐오에 맞서 싸워야 하는 이유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투쟁을 평가하다: 왜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은 패배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