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8일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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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사회주의, 그 길을 묻다(토론회)] 사회주의노동운동의 성과와 문제점
노동해방실천연대 발족 10주년 기념 사회주의대토론회 전경 스케치
황정규  ㅣ  2015년 7월 15일
편집자주 ㅣ “한국의 사회주의, 그 길을 묻다”, 그 네 번째 글로 해방연대가 주최한 “사회주의노동운동의 성과와 문제점” 토론회의 결과를 요약하여 싣는다. 이 글이 토론회에 참석하지 못하였지만 사회주의노동운동의 행로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께 적잖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지난 7월 4일 오후 4시,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는 해방연대 발족 10주년을 기념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해방연대는 2005년 6월 11일 발족한 후 사회주의노동자당의 건설을 목표로 활동해왔다. 이 10년 동안 많은 실천활동을 전개하여 왔고, 국가보안법으로 탄압받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10년의 시기 동안 해방연대가 활동의 중심에 두고 가장 노력해왔던 것은 당건설이었다. 그렇기에 10년의 활동을 되돌아 볼 때 가장 부끄럽고 안타까운 지점도 바로 당건설에 1차적으로 실패하였다는 점이다.

이 시기를 살펴보면, 2008년 자본주의 세계 대공황으로 자본주의의 모순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국가의 개입을 통해 공황의 확산과 심화를 막아내었지만, 이는 최근 중국경제의 적신호에서 확인되듯이 위기를 지연하였을 뿐 위기를 제거한 것이 아니었다. 공황과 함께 전세계 노동자민중의 삶은 가일층 악화되었고, 이로 인해 새로운 대중투쟁의 분출이 전면화되고 있다. 이 와중에 사회주의 운동 역시 전세계적으로 자신의 힘을 키워나가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한국의 상황으로 돌아오면, 자본주의 공황으로 노동자 민중의 삶은 악화되고 있지만, 노동자 민중의 불만과 분노를 자본주의 극복의 의지로 모아내어 가야 할 사회주의 정치세력의 힘은 오히려 약화되어 왔다. 이러한 객관적 조건과 주체적 조건의 ‘불일치’를 극복하고 사회주의노동자당건설을 현실화하는 것이 사회주의자들의 과제이고, 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불일치’가 왜 발생하였는지 솔직하고 냉정하게 평가하는 과정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해방연대는 발족 10주년를 맞이하여, 이를 기회로 이러한 평가를 공개적으로 촉발해보자는 취지에서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토론회 발제문에 담긴 ‘사회주의노동운동의 성과와 문제점’

해방연대를 대표하여 토론회 발제자로 나온 동지는 이영수 동지였다. 발표된 발제문은 세 가지의 성과와 두 가지의 문제점을 거론하였다.

우선 10여년의 성과로 사회주의를 공공연히 주장하는 세력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점, 사회주의의 내용을 재정립하는 기초를 다졌다는 점, 사회주의의 핵심사상을 대중적으로 선전보급하는 활동이 확대되었다는 점을 들었다. 이러한 성과는 향후 사회주의노동운동이 전진하기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한편 사회주의노동운동의 문제점으로는 여전히 조합주의와 단절하지 못하고 있으며, 사회주의적 실천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특히 발제자인 이영수 동지 자신의 경험 속에서 이러한 문제점이 논의되어 문제의식의 진지함을 느낄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사회주의 세력의 종파적 태도가 극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특히 이점은 10년 가까운 사회주의 정치세력들의 당건설 활동에 대한 평가라고 할 수 있다.

(발제문의 전문은 해방연대 홈페이지(hppt://www.hbyd.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토론자의 주요 발언

토론자로 노건투의 이용덕 동지, 강원도 원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광호 동지가 참석하였다.

김광호 동지는 문제는 자본주의라는 생각이 많아지고 사회주의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지만 이것은 개관적 조건이 만들어준 것에 불과하며, 조합주의를 극복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사회주의를 분명히 해야 하는데, 생산수단의 사회화, 사적소유의 철폐가 사회주의의 핵심이라는 주장도 귀에 들어왔다. 아울러 김광호 동지는 사회주의 관점을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가 제일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제대로 이해하는 학습, 공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가령 임금의 본질은 모른 채 최저임금 만원 받으면 이것도 살 수 있고 저것도 살 수 있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필자 개인의 입장에서는 발언 마지막에 나온 ‘평가도 못하는 것은 운동도 아니다’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이용덕 동지는 작은 사회주의 조직들로 완벽히 이상적으로 성장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며 서로의 한계는 있다고 인식한다는 것을 전제하면서, 노동운동이 침체된 상황에서 할 수 없는 것이 없어서 98-99년 경 본인이나 주변의 동지 대부분 현장에 들어가 단사별 실천을 진행했으나 이제는 계급 대 계급이 격돌하는 전국적 투쟁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앞으로 10년, 기회와 도전의 시기로 어떻게 할 거냐 고민해야 하는데, 사회주의는 단사를 토대로 이루어질 수 없고 전체 노동자의 이해를 대변해야 한다, 앞으로 많이 토론해가야 하며 종파적 태도를 버리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도 밝혔다.

김광호 동지의 발언은 잘 정돈되지 않았지만, 노동자들이 사회주의 의식을 형성할 수 있도록 실천해야 한다는 점에서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있었다. 이용덕 동지의 경우에는 평소 높은 정파의 벽 때문에 듣기 힘든 다른 정치조직의 생각을 접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사회주의자의 역량이 작아 문제이고 계급투쟁이 올라오지 않는 상황에서 사회주의 운동이 성장하기 힘들었다는 입장에서 사회주의 운동의 생존가능성 자체를 자문하는 태도를 확인할 수 있었고, 이는 필자로서는 쉽게 공감할 수 없는 견해였다. 또한 지난 날 당건설 활동에 대해 정확한 자기 평가를 하기보다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생각한다.

사회주의 노동운동의 현실, 냉정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자!

토론회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사회주의노동운동의 현실에 대한 평가를 시도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고, 토론회 참석자나 주변의 반응을 볼 때 이 주제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조합주의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이제 이견이 없을 정도로 확산되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토론회의 준비와 진행 속에서 사회주의노동운동이 처한 현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가령 이제 사회주의노동운동에 대한 솔직, 냉정한 평가를 해야 한다는 절실한 문제의식에서 토론회를 개최하였지만, 해방연대 자체에서도 발제문을 작성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이것 역시 우리가 처한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보다 폭넓게 토론자를 초청하고자 여러 동지들에게 토론자 섭외요청을 하였으나 최종적으로는 두 명의 동지가 토론자로 참석하였다. 여전히 사회주의자들이 현장에서 사회주의노동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반영되어서인지 토론자 섭외과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자유토론 과정에서도 단지 이번 토론회를 기회삼아 자신의 정치적 주장을 피력하는 데 목적이 있는 발언들이 연이어 나와 토론회의 문제의식에 대한 공감대가 쉽사리 형성되지 못하고 있음을 느끼게 하였다.

한 번의 토론회로 사회주의노동운동의 어려운 처지가 전변되지는 않는다. 해방연대는 다만 사회주의노동운동이 왜 현상태에 이르렀는가, 이러한 현상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실천을 하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시도를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논의 속에는 서로를 불편하게 하는 이야기도 담겨 있을 것이고, 지금 상황에서 완벽한 정치적 대안을 제시할 수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사회주의노동운동이 성장하고 사회주의노동자당 건설을 현실화하려면 반드시 우리의 현재 모습에 대해 냉정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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