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5일 92
해방 > 92호 >

[연속좌담회(5)] 자본주의 세계대공황을 전망하다
인터뷰 및 정리 : 김광수  ㅣ  2013년 7월 25일

사회자 : 2008년에 세계대공황이 발생했는데, 이번 공황의 특징은 무엇이고, 공황의 현재 국면의 특성은 어떠한지요? 

성두현 : 공황의 기본원인은 자본주의의 기본 모순에 있다. 생산은 점점더 사회화하는데, 소유는 계속 사적 형태를 취하기 때문에 공황이 발생한다. 이번 공황을 세계대공황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 규모와 깊이가 매우 크고 깊기 때문이다. 또, 공황이 전세계적 범위에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공황이 왜 이토록 강도가 센가를 보아야 한다. 이번 공황도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공황이지만 그 강도가 센 이유는 여러 가지 자본주의 모순이 누적되어 터졌기 때문이다. 지난 3, 40년간의 기간을 조망하면서 바라보면 70년대부터 누적된 자본주의 위기가 폭발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사실 신자유주의에 들어선 지도 오래되었는데 그 신자유주의가 모순을 더 심화시켰다. 소득격차, 불균형은 확대되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빚을 늘려왔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에서 문제가 되었던 모기지론(담보대출)등이다. 2007년도 전에도 세계공황이 있었다. 이른바 2001년 IT 공황이 있었는데, 공황의 악화를  막으려고 미국 연준은 이자율을 낮추었고, 이는 터져야 할 것을 일시적으로 막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다 보니 과잉자본과 과잉생산을 해소하지 못하고 그냥 놔둔 꼴이 되었다. 거꾸로 엄청난 거품을 조성했다. 특기할 점은 2001년에도 세계공황이 있었지만 당시 중국과 인도는 별 영향을 안 받았다. 그러나 중국이 이번에는 영향권에 들어왔다. 말 그대로 세계대공황이다. 그래서 더욱 전례가 없는 규모의 공황이 진행중이다.

공황이 발발한 지 5년이 되었는데, 웬만한 상황이면 그 사이 난리가 났거나 회복이 되거나 했어야 했다. 그러나 초기에는 심각했다가 주춤하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가 지속되면서 5년이 지났는데 또 심각하다는 말이 있는 것이 현재 상태다.  2009년도에 미국 경제가 회복국면에 들어섰다는 말이 있었지만 실제 그렇지 않았다. 2011년도 미국 신용등급하락, 유럽위기가 오면서 다시 양적완화를 했다. 그런데 또 심각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요약하면 세계대공황이 시작되었는데 아직 끝나지 않았다. 끝나지 않은 이유는 공황이 오자 미봉책을 써와서 사태가 지연되었는데, 지금에 와서 지연된 부문이 다시 터지는 국면인 것이다.

정성진 : 성지도위원이 모순이 누적되었다는 말씀을 했는데 동의한다. 1930년대 대공황이 있고 2차대전을 거치고 난 다음, 전후부터 70년대 초까지 불황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장기간의 호황을 경험했다. 경제사가들은 이 때를 골든에이지(황금시대)라 한다. 그래서 1970년 샤뮤엘슨은 경제순환이 사라졌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런데 선언하자마자 73년 오일쇼크와 더불어 침체가 시작되었다. 이때부터 위기가 빈발하기 시작한다. 73년 오일쇼크때부터 경기위축을 막으려고 케인즈주의식의 공격적인 개입, 경기부양정책이 본격적으로 시도되었다. 그러나 실제는 물가는 오르고 경기는 후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왔다. 이러자 80년대에 정책의 대반전이 이루어져 신자유주의 시대가 왔던 것이다. 핵심은 노동시장규제, 즉 자본의 노동에 대한 공격을 통해 착취율을 높여 이윤율을 반전시키려고 하는 운동이었다. 이것은 자본주의 구조적 위기에 대한 자본의 대응이었던 것이다. 이번 위기의 원인을 둘러싸고 케인즈주의자들은 신자유주의 정책 때문이었다고 하지만, 피상적인 분석이고 신자유주의는 위기(이윤율저하)에 대한 대응이었을 뿐이다. 신자유주의적 대응은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확대해 왔던 것이다.

논자들마다 입장이 다른데, 대다수는 신자유주의 시대 이윤율이 회복되었다고 본다. 그래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들 다수도 이번 공황의 원인은 이윤율의 저하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클라이만이 <자본주의 생산의 실패>에서 설명하듯이, 이윤율 계산에서 분모에 들어가는 자본스톡의 가격을 구매시점 가격으로 보느냐 현재가격으로 평가하느냐에 따라 이윤율 추이가 달라지는데, 구매시점으로 보면 신자유주의 시대 이윤율의 회복은 미미했고 이윤율 저하 경향이 지속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자유주의는 착취율을 높여 이윤율을 회복하려 하는 과정에서 분배의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대중의 구매력을 약화시켰다. 또 실물경제에서 이윤율이 회복이 안 되자 자본이 금융 쪽으로 이동하면서 금융투기가 일어나고 부채의 증가로 대중의 약화되는 구매력을 지탱하려는 과정에서 모기지론이나 파생금융상품 등 투기적 금융축적이 진행되었고 이번 공황 직전 폭발 직전까지 심화되었다. 즉 신자유주의는 이윤율 회복에 기여하지 못하고 축적위기를 오히려 심화시켰다. 2008년 이후 오늘 이윤율이 회복된 것은 사실이지만, 전고점(前高點)을 기준으로 보면, 혹은 ‘황금시대’의 이윤율과 비교해보면 지금 회복된 이윤율은 아직 낮은 수준이다. 회복과정도 차이가 있는데, 이전 공황들에서는 회복기에 고용 증가가 동반되었는데, 이번 공황에서는 일자리 회복이 매우 더디다. 게다가 양적완화, 구제금융, 경기부양책 등의 정책을 구사하다 보니, 이번 위기의 근본 원인이자 이윤율저하의 배경인 과잉자본 문제가 해결이 안 되었다. 30년대 공황 때는 공황과 전쟁에 의해 과잉자본이 해결되었는데, 이번에는 전혀 그렇지 않았기에 향후 위기가 더 격화될 수 있다고 본다.   

사회자 : 미 FRB는 미국 경제가 회복기에 들어섰기 때문에 양적 완화를 축소해 갈 것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경제가 회복기에 들어 선 것인지요, 아니면 미국경제가 더 깊은 위기로 빠져들고 있는 것인지요?

성두현 : 버냉키는 회복이 되고 있거나, 회복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양적완화을 축소하겠다고 하는 건데, 이것은 거짓말이다. 회복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진실이다. 4년여동안 거의 이자율을 0%에 묶어 놓고, 양적완화를 했으면서도 이 정도인 것은 회복이 안되었다는 것의 반증이다. 문제는 실업률이다. 현재 공식적으로 발표된 수치가 7.6%인데 2011년 9.2%인 것에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다. 주가지수 추이 그래프를 보면 공황이전보다 주가가 많이 높아졌다. 그러나 실물경제가 그 만큼 회복된 것이 아니라 주가와 채권가격만 올라갔다는 점이다. 사실 주식가격의 결정은 기업의 배당수익을 이자율로 나누는 건데, 이자율이 0%에 가까운데 주가가 높은 건 당연하다.  연준의 자기역할이 실업률을 낮추고 인플레를 잡는 거라고 규정되어 있지만, 연준이 가장 열심히 한 것은, 주가를 높인 것이다. 반면 다른 부문은 거의 회복되지 않았다. 억지로 급전직하하는 상황을 막아 놓은 것일 뿐이다. 이자율을 높일 경우, 현재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투자은행을 비롯한 금융자본은  주가폭락과 채권가격 폭락으로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사회자 : 자산가격이 조만간 하락할 가능성을 말하고 계시는거죠?

성두현 : 하락이 아니라 폭락이다. 낮은 이자율 때문에 채권이 엄청나게 올라가서 돈 번쪽이 많다. 그로스라는 ‘채권왕’은 지금 이자율을 높인다는 버냉키에게 양적 완화축소시기를 늦출 것을 연일 요구하고 있다. 이자율을 올리면 본인이 망하기 때문이다. 

정성진 : 일부지표는 회복 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윤의 양만큼은 전고점(前高點)을 돌파한 통계도 있지만 이윤율의 측면에서 보면 회복을 못하고 있다. 유로존 위기에서 보듯이 구제금융이 재정적자, 국가부채 누적으로 이뤄지고 복지를 위한 정부지출 삭감으로 나타난다. 버냉키가 더 이상 양적완화를 하지 않겠다는 시사를 하자마자 전 세계 자산시장이 폭락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러다가 안한다고 하니까 다시 회복되었다.  

사회자 : 버냉키 입을 막는 게 주가안정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군요

정성진 : 폴 크루그먼이나 민주당 같은 경우는 양적완화를 옹호하고, 공화당은 재정적자를 반대하는 입장인데, 버냉키가 꼭 민주당쪽 인사라서가 아니라 올 년말까지는 양적완화 정책을 중단할 것 같지는 않다. 최근 양적완화 중단을 시사했다가 세계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호된 경험을 해봐서 그렇다는 것이다. 올해 들면서 각 주요 경제예측기관들에서 올해는 나쁘지만 내년에는 좋아진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런 전망도 이제는 힘을 잃어가고 있다.

성두현 : 전례가 없는 구제금융을 했고, 2009년도에는 회복이 되었다고 선언까지 했는데, 그럼에도 위기가 장기화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 요약하면 댐이 무너지려고 해서 일단 막아는 놓아서 어느 정도 회복되는 것처럼 보였다. 즉 아편주사를 맞은 것처럼 일단 회복은 되었는데 얼떨떨한 가운데 다시 문제가 심각해졌다는 거다.  자본들 중 상당부분이 정리되었어야 했는데, 이것을 안고 갔다.  2001년 IT 공황 때 공황을 막으려고 이자율을 대폭 낮추었다. 그러다 점점 이자율이 높아지자 2008년 공황이 온 것이 아닌가? 버냉키 입장에서 보면 최악으로 문제가 커지기 전에 이자율을 높여야 하는데, 올리려고 한다는 말만해도 문제가 터지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과잉자본, 과잉생산 부문이 해소되지 않았다. 공황대응이 미봉책이여서 자본 과잉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은 문제가 장기화되고, 커지고 있는 것이다.

사회자 : 공황초기와 달리 지금 더욱 주목해야 할 곳이 중국 등 신흥시장입니다. 중국에 대해서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정성진 : 지난주에 사실 중국에 다녀왔다. 지인들 표정이 무척 좋지 않았는데 중국의 경제상황을 반영하는 것 같다. 2008년 공황 때는 중국이 세계시장을 받치고 있었다. 그것도 투자로 버텼다. GDP의 48%를 투자에 쏟아 부었다. 역사상 그렇게 투자율이 높아진 나라는 없었다고 본다. 그 동안 중국경제의 성장동력은 수출과 투자였는데, 순수출(=수출-수입)의 경우 2008년  공황 이후 GDP성장에 기여하는 바는 제로가 되었고, 결국 중앙정부, 각 성정부가 빚을 내서 투자를 대규모로 한 것이다. 부채증가를 통한 투자가 경제성장을 뒷받침한 것이다. 성장 엔진이 하나둘씩 꺼지고 있다. 수출은 이미 꺼졌고, 빚내서 투자를 한 것도 부채비율이 높아지면서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렵게 되었다. 케인스주의자들은 중국 당국에 소비 증가, 즉 내수 체제로의 전환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강탈에 의한 축적’이 체질화되어있는 중국자본주의에서 이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앞으로 중국경제는 GDP 성장률이 7%에서 6%, 5% 같은 식로 연착륙하기보다 바로 마이너스 성장, 즉 경착륙할 가능성이 높다. 그 동안 세계경제가 죽을 쑤는 상황에서 중국이 유일한 희망이었는데, 이제 중국은 세계공황의 진앙지가 될 것이다. 

성두현 : 공황이 발생했을 때 중국은 과잉투자의 방식을 통해서 자본주의위기가 더 심각하게 진행되는 것을 막아준 나라다. 중국은 국가가 주도하는 자본주의인데, 이미 자본이 과잉상태에 놓여 있다. 이제 신지도부가 등장하면서 과잉상태를 우려하기 때문에 부양책을 쓰지는 못하고 있다. 중국도 과잉자본, 과잉생산이 정리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사람이 건강상태가 안 좋을 때는 약간의 충격으로도 심각한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처럼 버냉키 한마디에 세계경제가 요동을 치는 것이 세계경제의 상태를 반영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중국의 위기가 본격화된다는 것은 세계경제나 자본주의를 분석할 때 매우 중요하게 볼 필요가 있다.

사회자 : 이번 위기 국면에서 도드라진 특징이 자본주의 정치체제의 무능력입니다. 유로존의 문제나 미국의 시퀘스트 등을 보면 이 점이 잘 나타나는데 왜 자본주의 체제의 상부구조인 정치체제가 경제위기에 이토록 무능함을 보이는 걸까요, 아니면 무능을 가장한 떠넘기기에 불과한 것인가요?

성두현 : 흔히 언론에서 정치권이 지도력이 없다는 말을 한다. 이렇게 말하는 것 자체가 이들이 상황을 가볍게 보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현재 위기는 정치체제가 해결할 단계를 넘어선 것이다. 미국의 자본가들은 환상에 빠져있다고 본다. 자본가들이 금융위기이후에 어마어마한 돈을 써서 자기 말을 비교적 더 잘 듣는 공화당을 다수당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맹점이 있다. 이미 자본주의 위기가 정치체제가 해결할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프랑스, 독일 정치가들은 나름 자국의 독점자본의 이해를 위해 합리적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즉, 그리스문제 대처에서 시간이 지체된 것은 최소한도로 구조조정의 비용을 부담하기 위해서였다.  EU의 하부구조가 위기해결의 조속한 합의를 불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역설적으로, 얼마전에는 미국이 달러를 남발하는 것에 대해 다른 나라들이 반대하고 시비를 걸었는데 이번에는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고 있다. 그것은 각국 정부들이 자국자본의 자기이해관계를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성진 : 2008년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을 때 AIG 등 주요 금융기관들이 사실상 국유화되고 천문학적 경기부양 구제금융이 이루어지면서, 신자유주의의 종말, 국가의 귀환, 케인즈주의의 복권 등이 거론되었다. 2008년 공황 직후 국가의 개입, 국가들 간의 공조가 신속하고 유연하게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으며, 이는 30년대 대공황과 다른 점이다.

30년대 대공황 때 각국 정부는 보호무역주의, 블록경제, ‘이웃 거지만들기’로 각자도생 형국이었고, 이로부터 위기가 더 심화되고 오래 지속된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 공황 국면에서는 국제적 공조가 신속히 이루어졌다. 즉 IMF, 세계은행, WTO 시스템을 통해 글로벌 거버넌스가 부분적으로 작동 했으며, 2009년 세계경제가 바로 바닥을 친 것도 부분적으로는 국가 개입 덕분이다. 하지만 급한 불이 꺼지고 나서 이후 회복국면에 접어들면서, 다시 금융자본과 신자유주의 헤게모니가 부활하고, 이에 따라 양적완화 정책의 지속, 긴축정책의 지속 등을 둘러싸고 자본 분파들 간의 투쟁, 국민국가들 간의 이해관계의 대립, 나아가 이들 간의 지정학적 경쟁적 투쟁이 격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성두현 : 초기에 모든 나라가 천문학적인 구제금융을 햇는데 자본가들의 계급적 본능으로 세계총자본의 입장에 섰다고 본다. 그러다 일단 배가 침몰위기를 일단 넘어서자 서로 이해를 챙기려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본다.  

사회자 : 대공황을 겪으면서 미국중심의 자본주의질서는 크게 변화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리고 자본주의전반이 자신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회주의운동이라는 주체적 관점에서 어떤 전망을 갖고 이에 대응하여야 하는지요?

정성진 : 이번 위기는 금융위기, 신자유주의의 위기가 아니라 자본주의의 위기이다 그런데도 상당수 경제학자들은 이번 위기는 ‘민스키의 위기’라고 한다. 민스키는 케인즈 경제학을 금융적 불안정성 명제를 중심으로 발전시킨 사람인데, 그에 따르면 자본주의에서 불안정성과 위기는 투기적 축적, 폰지 금융 등에서 비롯된다. 일부 맑스주의 경제학자들도 이번 위기의 원인은 이윤율 저하가 아니라 민스키가 말한 금융적 불안정성이라고 하면서, 이로부터 좌파 케인스주의자들처럼 금리생활자의 안락사, 금융억압 등을 대안으로 주장한다.

그런데 금융억압, 자본통제와 같은 좌파 케인즈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개혁 정책도, 실제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체제를 자체를 넘어서는 상상력, 실행할 수 있는 대중의 투쟁이 필요하다. 이번 위기는 금융축적의 문제나 자본주의의 특정한 유형의 위기가 아니라 자본주의 자체의 위기다. 따라서 나쁜 자본주의를 좋은 자본주의로 대체하는 것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몽상이다. 스웨덴 같은 이른바 ‘좋은 자본주의’, 복지국가들도 정도 차이는 있지만 이번 위기에 자유롭지 않았고 최근 분배 악화 등에서 보듯이 신자유주의 ‘나쁜 자본주의’로의 수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즉 위기 과정에서 좋은 자본주의, 나쁜 자본주의의 이분법, 차별화가 아니라, 자본주의의 보편적 양상, 신자유주의 시장 논리와 국가자본주의의 국가 개입 논리의 융합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개혁주의적 관점, 좋은 자본주의, 나쁜 자본주의 이분법에 근거한 신자유주의 규제가 아니라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 문제제기가 필요한 시점임을 시사한다.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대중의 아래로부터 운동이 있어야 하는데, 역설적으로 자본주의의 위기에서 좌파의 위기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그런 괴리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과제라고 본다.


성두현 : 2008년도에 세계대공황이 시작되었을 때 자본가들이 단결해서 유례 없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그들은 직관적으로 사태의 본질(자본주의의 위기)을 알았던 것이다. 우리에게는 그런 직관이 없었는가? 우리도 알 수 있었다. 자본주의에서 생활하면서 투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모든 것을 자본주의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

일부에서 신자유주의반대로 전망과 투쟁을 제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우선, 이 위기가 어느 수준으로까지 갈 것인가를 가지고 논하는 것 자체가 관조적인 태도이다. 사회주의자라면 자본주의의 위기가 고조되는 정세에서 이를 자본주의의 모순을 폭로하고 투쟁하는 기회로 만들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위기가 이 정도로 예상되니깐 신자유주의반대수준에서 투쟁해야 하고, 자본주의자체에 대한 반대투쟁은 주관적이고 무리한 것이라는 생각자체가 잘못된 문제설정이다. 

 맑스가 생존할 때도 신용제도가 발전하면서 투기와 도박의 성격을 극대화한다는 이야기를 이미 했다. 지금 파생금융상품이 2008년 보다 더 많아졌다. 이것은 자본주의가 투기화, 부패화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정부가 나서서 이를 부추기고 있다. 그리고 이 경향은 더 강화될 것이다.  

 우리 해방연대가 오래 전부터  사회주의냐 야만이냐라는 말을 해왔는데 현실이 그렇다. 사회주의로 가지 않으면 자본주의는 더 야만적인 형태로 갈 것이다. 경제자체가 극단적으로 투기화되고 이것도 안되면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 현재의 자본주의다.

사회주의 운동이 이렇게 갔으면 한다. 사회주의를 주장하는 많은 분들이 사회주의자 같으면서도 민주주의자, 민중주의자 수준의 활동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본주의가 위기로 가는데 굳이 신자유주의반대에 머무는 사람들이 그렇다. 정교수님이 좌파의 위기를 말씀했는데 그런 건 오히려 한국적 현상이다. 다른 나라는 좌파가 성장하고 있다. 한국에서 이렇게 된 이유는 스스로가 기존 틀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본으로 돌아가 제대로 다시 학습하고 투쟁해야 한다.

 2008년 공황이후 상황이 지그재그식으로 벌어지니까 사람들이 헷갈리는 측면도 있는데, 그동안 지연되어 온 공황의 여러 측면이 동시에 본격화할 것 것으로 예측된다. 이것에 대비하여 각오를 더 단단히 다지고 투쟁해야 할 때이다.

정성진 (경상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성두현 (노동해방실천연대 지도위원)
사회 김광수 (노동해방실천연대 기관지위원장)



관련기사

기사평쓰기
번호 제목 평점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등록된 게시물이 없습니다.

HTML코드 복사하기 (블로그나 카페에 바로 붙여넣기 하실 수 있습니다)


중국 경제위기와 세계 대공황의 재점화
롯데가 민족자본이라면 한국 노동자들이 행복해지나?
[한국의 사회주의, 그 길을 묻다(4)] <해방>이 묻고, 양효식 동지가 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