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24일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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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민영화, 시작부터 재벌에 5조 원 특혜
박흥수 운수노동정책연구소 철도정책연구원  ㅣ  2012년1월27일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KTX 민영화에 급제동이 걸렸다. 야당은 한 목소리로 반대를 표명했고, 급기야는 여당인 한나라당 비대위에서도 KTX 민영화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민영화로 수십년간 세상을 엉망으로 만든 시스템이 2008년에 폭삭했는데 아직도 이걸 가지고 나온 자들이 시대착오적이라는 것이 분명해 진 것이다.

사실상 범죄행위로 밝혀지고 있는 철도 민영화

국토부는 민영화 추진의 명분을 얻기 위해 한국철도를 비효율과 부실덩어리로 포장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상 제 얼굴에 침 뱉기에 불과하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며 IMF 부총재를 지낸 조지프 스티글리츠 박사는 "만일 어떤 정부가 공기업이 부실하다며 민영화를 추진한다면, 그 공기업을 부실로 이르게 만든 주범은 민영화를 추진하는 부패한 정부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 동안 민자고속도로며, 경전철까지 토건족의 요구에 맞춰 불량 예측을 반복해온 한국교통연구원의 보고서를 금과옥조로 들고 나온 국토부의 관료들과, 이를 뒤에서 조정하는 MB정권의 속내는 무엇일까? 우선 이들은 민영화가 되면 KTX요금을 20% 할인할 수 있다는 달콤한 독사과를 내밀고 있다.

그러나 요금 20% 할인을 주장하는 교통연구원의 KTX 민영화를 촉구하는 보고서(철도산업발전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연구, 2010)는 "기존의 요금정책과는 다른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다시 말해 운임정책의 자율화를 통한 수익극대화 요금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 정부로부터 통제받는 공공요금에서 완전히 제외되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정부에 요구해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민간사업자의 수익극대화를 위해 정부의 요금통제도 받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공공연히 요구하고 있다. 즉 처음에는 20% 요금할인이지만 곧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은 민영철도는 요금을 자유자재로 올릴 수 있는 권한을 가질 수 있음을 공언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범죄가 아니고 무엇인가?

사실상 지난 수십년간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아니 의도된 분식보고서로 국고 수십조를 낭비하게 한 한국교통연구원 전원을 감옥에 보내고 있지 않은 것 자체가 특혜라고 할 만큼 이들의 주장은 황당하고 친자본적이다. 

특혜에 특혜를 더한 민영화의 실체

지난 2004년 철도 구조개혁이란 이름 아래 철도의 시설과 운영이 분리됐다. 기반시설을 책임지는 철도시설공단과 열차를 운영하는 철도공사로 나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철도공사는 고속철도건설 관련 운영 부채로 5조2000억 원을 떠안았다. 그러나 새로 추진되는 민영 KTX는 이런 부담을 지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수조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차량정비기지와 차량구입비도 리스방식을 도입해 신규 사업 진입자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 1편성 당 330억 원에 이르는 고속열차를 사실상 렌트카로 쓰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민자 기업은 정비나 유지보수 비용도 부담하지 않는다.

필수 인력 외에는 모두 연봉 2000만 원짜리 비정규직 나쁜 일자리로 채우겠다는 계획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인천공항 세관에서 연말에 비정규직에게 문자로 해고를 통보했던 것처럼 언제든지 비정규직은 새로운 인력으로 대체할 수 있다. 근속년수가 쌓일수록 보수를 올려줘야 하는 만큼 효율적 인력운영이라는 원칙을 세운 민영 KTX는 용역업체에서 인력을 공급받을 것이다.

기업 운영을 사회와 노동자에게

공기업하면 비효율의 대명사처럼 몰아치고 있지만, 실제 효율적인 운영과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함께 도모하고 있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프랑스 국영철도는 노동조합과 정부, 시민대표 등의 3자운영을 통하여 공익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그러나 보다 분명한 것은 세계공황을 통해 분명해진 사실, 시장은 더 이상 효율도 삶의 향상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고 그것을 대체할 것은 노동자의 민주주의와 사회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민영화반대투쟁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다. 이것이 단순히 반대를 넘어서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 실업의 고통이 없는 세상, 그리고 안전한 대중교통수단을 제공할 수 있는 전망을 구체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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