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5일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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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공황이 본격화하는 정세에 사회주의자들은 무엇을 해야 하나?
성두현  ㅣ  2011년9월9일(금)

세계대공황의 본격화


2008년에 시작된 세계대공황이, 막대한 공적 자금투입으로 주춤하다 그 약효가 다함에 따라 본격화하고 있다. 막대한 구제금융과 이른바 양적 완화도 세계대공황의 전면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으며, 임시방편으로 막은 댐의 틈이, 물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여 다시 벌어질 때, 거대한 물흐름이 그 틈을 비집고 나와, 댐을 붕괴시키며 쏟아져 내리듯이 세계대공황의 전면화가 세계자본주의체제를 역사상 그 유례가 없는 대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현재의 위기가 일시적인 조정국면의 위기일 뿐이며, 조만간 그 위기를 극복하게 될 것이라는 전세계 자본가들과 그 정권들의 ‘자기주문(呪文)’과는 달리 앞으로 세계대공황은 전면화할 것이다. 그 이유는 우선, 2008년의 붕괴 직전까지 누적된 ‘거품’이 실로 엄청난 규모여서, 지금까지의 거품붕괴는 앞으로 닥칠 거품붕괴와 비교하여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공황의 초기 국면에 자본가 정권들이 공황대처용으로 이미 대부분의 재정금융수단을 사용하여 앞으로 사용할 뚜렷한 다른 대처수단이 남아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미 사용한 수단이 재정위기라는 새로운 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의 위기가 아니라, 미국의 더블딥, 유럽의 재정위기, 중국의 거품 붕괴 시기의 임박이 동시에 전세계를 덮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대공황이 도래한 원인- 자본주의 모순의 누적과 폭발


자본주의에서 공황은 자본주의의 기본 모순자체 때문에 발생한다. 자본주의는 생산의 사회적 성격과 전유의 사적 자본주의적 형태라는 기본 모순을 안고 있고 이 모순은 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커지는데, 이것이 구체적으로 생산과 소비 사이의 모순과 생산의 무정부성을 야기하고 결국 공황을 발생시킨다. 그런데 이번 공황이 단순한 공황이 아니라 ‘세계대’공황이 된 것은, 자본주의의 모순이 극도로 누적,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가장 먼저 지적해야 하는 것은, 세계자본주의가 1970년대 이후 구조적 장기불황에 빠져 아직까지도 이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 지적해야 할 것은 구조적 장기불황에서 헤어나기 위해 자본가들이 신자유주의를 강행하였는데, 신자유주의가 30여년의 기간 동안 빈부격차를 대폭 확대시키고 노동자소득의 정체를 가져와 자본주의사회에 존재하는 생산과 소비 사이의 모순을 더욱더 확대시켰다는 점이다. 세 번째로 지적해야 할 것은 2001년 IT 거품의 붕괴를 더 큰 거품 키우기로 막으려 한 자본의 공황대처가 최악의, 최대의 거품을 만들어 내어 스스로를 속수무책의 궁지로 내몰았다는 점이다.  70년대 이후의 구조적 장기불황이라는 위기, 신자유주의가 야기한 모순 증폭, 21세기 초반 급속히 팽창한 엄청난 규모의 거품이 모두 결합하여 자본주의의 역사상 최대의 위기가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세계대공황이 본격화하면서, 어느 나라보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가장 먼저 그 직격탄을 맞게 될 처지에 놓여있다. 그런데 이러한 파국적인 상황을 앞두고, 한국의 노동운동은 심각한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가 경각심을 갖고 최대한 발 빠르게 전열을 정비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국의 노동운동은 세계대공황의 상황에서도, 전세계적으로 노동운동이 반자본주의투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오히려 우경화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노동운동이 청산주의적, 개량주의적 경향으로부터 온전히 벗어나지 못하여 이념적인 무장해제상태를 여전히 힘있게 극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하여 최근 몇 년 사아에 탈계급적인 ‘민주대연합’ 노선이 강화되면서 기회주의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10여년간 확립되었던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세력화조차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 집행부에 의해 폐기되고 자유주의적 부르주아지세력과의 협조 연대노선인 ‘민주대연합’ 노선이 활개를 치고 있다. 다른 한편, ‘민주대연합’노선에 반대하는 세력의 경우에도 조합주의적 관성이 여전히 반복되어 반자본주의정치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그 결과, 객관적 정세의 요구와는 달리, 사실상 반자본주의정치투쟁은 존재하지 않는 터무니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운동 내에 취약한 측면만이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취약한 측면과는 대조적으로 ‘대학 등록금’투쟁에서처럼, 현실에 대한 분노와 투쟁이 분출하고 있으며, 민주노총이 투쟁을 방기하는 사이 ‘희망버스’처럼, 기존 운동과 다른 내용과 형식의 운동이 출현하고 있다. ‘대학 등록금’투쟁은 억눌렸던 대중의 분노와 잠재적 열망이 터져 나온 것이다. 이 투쟁이 지금까지 보기 어려웠던 대중적 지지를 짧은 기간 동안에 확보했던 것은 이 때문이다. ‘대학 등록금’ 투쟁은, 화약고와도 같은 비정규직 문제와 실업, 청년실업문제 등이 새롭게 투쟁의 전면으로 등장하게 할 수 있는 계기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커다란 잠재력을 갖고 있다. 민주노총은 투쟁하지 못하는데, 대규모의 ‘희망버스’투쟁이 가능한 것은, 투쟁 역량이 부재해서 투쟁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민주노총이 투쟁의 잠재력을 현실의 것으로 만드는 데에서 철저히 실패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것은 노동운동내의 이러한 희망적인 측면을 의식적으로 강화하고, 취약한 측면과의 내부투쟁을 강화하여 발 빠르게 세계대공황이 본격화하는 정세에 대응할 전열을 정비하는 것이다.


사회주의노동운동의 강화, 반자본주의정치투쟁전선의 형성


세계대공황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정세에서 우리는 에두르지 말고, ‘문제는 자본주의다’라는 것, 또한 대안은 사회주의밖에 없다는 것을 대중들에게 공공연히 말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사실상 부재한 반자본주의정치투쟁전선을 시급히 형성해야 한다. 현재 한국사회에는 수많은 자본주의적 모순이 누적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과거와 비교하여 적극적인 분노와 행동이 분출하기 시작하고 있다. 문제는 이것을 노동운동내부의 한계와 오류 때문에 전면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야권연대’의 좁은 틀에 갇혀 ‘반값’ 등록금투쟁에서 맴돌고 있는 등록금투쟁을 무상교육쟁취투쟁으로 확장하자! 등록금 투쟁의 지평을 확장할 뿐만 아니라 이 투쟁을 실업문제 해결, 비정규직 철폐투쟁으로 확장하자! 은행과 독점재벌의 국유화, 노동자통제를 쟁점화하고 투쟁을 만들어 가자!  공기업 사기업반대투쟁을 전개하자! SSM 등 소상인 몰락의 문제를 쟁점화하고 투쟁을 만들어가자!

그리고 이들 투쟁의 전면화를 위해, 운동 내에서 이를 가로막고 있는, 반노동자계급적인 ‘민주대연합’노선을 분쇄하고, 조합주의와 철저히 단절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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