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18일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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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란, 전월세 상한제로 해결한다?
  ㅣ  2011년3월15일

1. 한쪽은 미분양, 다른 한쪽은 전세대란


전세대란이 심각하다. 지난 2월의 경우, 전년 대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4.5%였는데 비해 아파트 전세값은 무려 10.9%(국민은행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나 올랐다. 2002년 이후 9년만의 최고수준이라고 한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대규모 미분양 아파트 때문에 심각하다. 미분양 아파트는 여전히 8만가구가 넘고, 이른바 악성 미분양이라는 ‘준공후 미분양’은 4만 가구에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아파트 미분양 사태가 저축은행 영업정지까지 초래했다는 것이다. 영업정지당한 저축은행들은 모두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때문이었다. 특히 2010년 하반기 전국 105개 저축은행 중 32개사가 적자를 기록했고 그 원인은 대부분 부동산 PF 대출 부실 관련 충당금 적립 때문이었다.


2. 부동산 문제는 자본주의 때문이다


따라서 전세대란을 비롯한 부동산 문제는 단순하게 수요-공급의 불균형 문제가 아니다. 수요에 대해 공급은 있으되, 미분양 아파트의 2/3가 중대형 아파트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정작 필요한 공급이 아닌 것이 원인이다.


분명 한국의 주택보급률은 그 자체만 보았을 때, 2000년대 초반 100%를 넘어서게 되었다. 서울과 수도권만이 아직 90%대에 머물고 있는데, 이는 경제력이 집중된 수도권으로의 인구집중이라는 문제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대도시를 제외한 여타의 지역은 심지어 주택 보급률이 140%에 달하는 지역까지 존재한다. 주택보급률 하나만 보았을 때에도, 왜 지방 중소 건설회사들이 파산 등의 어려움에 처해있고, 미분양 사태가 지방을 중심으로 심각한지를 알 수 있다.


오히려 주택공급의 과잉 속에서 확인되는 것은 넘쳐난다는 주택 속에서도 여전히 많은 노동자 서민들은 주거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주택시장의 과잉생산 역시 일반적인 과잉생산 공황의 특징처럼, 모든 사람의 필요를 충분히 충족시켜주고도 남아서 생기는 과잉생산이 아니다. 수치 상의 주택보급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적절한 주거환경에서 살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주택부문 과잉생산은 철저히 자본의 입장에서의 과잉생산으로, 자본가들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이윤율을 유지시키지 못하는 생산수준의 과잉을 의미할 뿐이다.


건설자본이 일부의 사람들만이 구매할 수 있고 돈이 되는 대형 아파트 위주로 건설한 결과, 수도권 악성 미분양 아파트의 2/3가 중대형 아파트라는 사실, 그리고 실제 노동자, 서민들에게 필요한 주택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였다는 사실은 주택부문의 과잉생산이 지니는 자본주의적 본질을 보여준다. 결국 한국 자본주의는 아무리 많은 주택을 지어냈어도 정작 주택문제는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무능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3. 전월세 상한제는 대증요법


전세대란은 부동산 거품 붕괴의 전조이다. 집값이 떨어지면서 전세값이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불패 신화는 이미 끝나가고 있고 이는 주택부문 과잉생산의 불가피한 결과이다.

그래서 이명박 정권이 1.13전세대책에 이어 2.11추가대책까지 연달아 내놓고 있지만, 문제가 전혀 해결되고 있지 않다. 최근에는 민주당 뿐만이 아니라 한나라당도 전월세 상한제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같은 대증요법으로는 한국에서 부동산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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