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28일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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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철폐는 자본주의를 부정한다
김인해  ㅣ  2010.12.17

1. ‘비정규직 철폐’ = ‘정규직화’인가?!


다시 비정규직 철폐 대중투쟁이 전개되고 있다. 물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당연하다. 파견이든 계약이든 정규직과 다른 차별은 정규직화를 요구할 수 밖에 없고, 그 요구는 매우 정당하다.


문제는 ‘비정규직 철폐’가 곧바로 ‘정규직화’이냐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운동 진영은 비정규직 철폐를 운동의 목표로 제출해왔다. 그런데 바로 그 비정규직 철폐를 정규직화로만 이해한다면, 비정규직 대중들의 그 요구의 정당성과는 별개로 많은 한계를 노정하게 된다.


2. 정규직화 - 정당한 요구, 그러나 한계가 있다

1) 개별 사업장의 경우, 비정규직 투쟁이 승리해서 정규직화를 쟁취하기도 한다. 이미 과거 금호타이어를 비롯해 그런 사례들은 꽤 있다. 그런데 정규직화 이후에는? 비정규직들에게 정규직화 이후에는 비정규직 철폐라는 운동 목표는 이제 끝인가? 심지어 미포조선에서 2009년 5년만에 정규직화된 용인기업 동지들의 경우, 최근 미포조선 정규직 노조가 조합원 총회를 통해서 민주노총마저 탈퇴하여 이제 민주노총 조합원도 아니다.
따라서 비정규직 철폐를 정규직화로 국한시킬 경우, 요구 사항을 투쟁으로 쟁취하면 동시에 비정규직 철폐라는 운동의 목표는 사멸해버리게 된다.


2) 대공장의 경우, 비정규직 철폐가 곧 사내하청 정규직화라면 비정규직 투쟁 주체들에 대한 정규직 노동자들은 제3자로서의 연대 그 이상도 그 이하의 문제도 아닌게 된다. 자기보다 차별받는 노동자에 대한 같은 노동자로서의 연대. 대공장 사내하청 투쟁 때마다 정규직 형님들이 비정규직 동생들에게 연대해야한다는 주장은 바로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하지만 그래서는 정규직 대중이 비정규직 철폐를 자기 과제로 받아안기가 쉽지 않다. 전 계급적 투쟁 과제로 인식되기엔 분명 제한적이다.


3. 오히려 비정규직 철폐는 자본주의를 부정한다
- 비정규직 없는 자본주의가 가능한가


비정규직 없는 자본주의는 이제 불가능하다. 그래서 비정규직 철폐라는 운동 목표는 곧 자본주의를 부정해야만 한다. 비정규직 자체는 자본주의에 위기가 도래하자 노동자 계급에 대한 착취를 강화해서 이윤율을 회복하기 위해서 도입된 것이다. 따라서 비정규직이라는 초과착취 노동자를 도입해야 할 정도로, 이미 그 성장 정도가 노쇠한 상태에 이른 자본주의와 “비정규직 철폐”는 서로 양립할 수가 없다.


4. 한국 사회 비정규직 문제는 계급투쟁의 역사적 결과물이다


한국에 비정규직은 98년 IMF 공황 이전에도 있긴 있었다. 하지만 사회적 문제가 된 것은 그 이후이다. 비정규직은 한국사회에서 전례없던 IMF 공황 이후 계급투쟁에서 노동자 계급이 패배하면서, 그래서 자본가 계급이 위로부터의 계급투쟁 전략인 이른바 신자유주의 노동유연화로 급증하게 되었다. 이제 한국 사회에서는 파견, 계약직, 특수고용, 이주노동자 등등 비정규직이 고착화되었다. 비정규직 문제는 그래서 역사적이다. 98년 이후 지금까지의 한국 사회에서 노동자 계급과 자본가 계급의 계급관계, 그 핵심에는 곧 비정규직 문제가 있다. 그래서 비정규직 문제는 단순히 사회적 문제가 아니라, 한국 자본주의의 작금의 계급관계의 본질이다.


그런데 한국 자본주의가 98년 이전처럼 비정규직 없는 자본주의로 돌아갈 수 있을까? 논리적으로야 비정규직 없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자본주의라는 게 성립 가능하지만, 현실은 비정규직 없는 자본주의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비정규직 철폐는 그러한 계급관계를 역전시켜야 가능하다. 그래서 지금 비정규직 철폐는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계급투쟁이 되며, 또 되어야 한다.


5.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은 자본주의를 부정할 때 비정규직 철폐 투쟁이 가능하다


사내하청 비정규직 철폐 투쟁과 관련 지난 10년간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이 가져야할 교훈은 조합주의로는 절대로 안된다는 것이다. 대공장 정규직 노동자들이 자본주의를 반대하는 노동자 계급으로 주체화될 때 사내하청 비정규직 철폐 투쟁에 나설 수 있다.
그래서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둘 중 하나이다. 자본주의를 부정하고 비정규직을 철폐하자고 하든지, 그렇지않으면 철저히 자본주의적인 이익집단이 되어 사내하청 비정규직을 초과착취하도록 그냥 두고 운동성을 상실하든지. 이제 과거의 어용 대 민주의 구도는 허구다. 자본주의 노동운동이냐 사회주의 노동운동이냐로 재편될 수 밖에 없다. 물론 그 중간에 있는 기회주의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일시적이며 중간에서 요동칠 것이다.


어용 이경훈 현대차 지부는 후자를 상징한다. 자본가 계급에 매수된 노동귀족인 어용세력들은 대중의 계급성이 약화되고 이익집단으로서 조합주의가 강화되고 있는 대공장 정규직 노동자들을 일정정도 대변하고 있다. 반면에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노동운동이 아닌 조합주의적인 대공장 정규직 민주파는, 그 중간이다. 그래서 지금은 기회주의적이지만 동시에 점차 어용 세력으로 수렴될 수 밖에 없다.


6. 비정규직 철폐 투쟁, 이제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반체제 운동으로

사회주의자들의 과제는 차별 해소에서부터 정규직화까지 비정규직 대중들의 일종의 생존권적 요구를 이제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반체제 운동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동시에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 역시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노동운동으로 전화시켜 비정규직 철폐 투쟁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한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꿈꾸는가. 그러면 자본주의를 부정하고 그 대안으로 사회주의를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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