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9일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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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붉은 시선] 시대의 어둠을 돌파하는 원칙을 곧추세운 전교조 투쟁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  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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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의 존재 자체를 아예 부정하고 활동 전반을 봉쇄하려는 정권의 가혹한 탄압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34명 전임자에 대한 직권면직 절차가 거의 완료되고 있다. 1989년 결성 당시 1,527명 해직 이래 최대 규모의 부당해고가 또다시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권력에 의해 교단 밖으로 내몰리고 있는 교사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6월 1일부터 3일까지 ‘부당해고 규탄 48시간 집중행동’에 돌입했다. 첫 날에는 세종시 정부청사로 가서, 6만 교사를 적대하는 교육부는 더 이상 교육부가 아니며 27년 민주노조에게 노조 아님 통보하는 노동부는 더 이상 노동부가 아니라고 질타했다.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노숙을 한 후 둘째 날에는 청와대를 지척에 둔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교조 교사를 국민으로 간주하지 않는 대통령 역시 대통령이라 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직권면직 교사들은 해고는 살인이며 부당해고는 철회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청원서를 제출하기 위해 청와대를 향했다. 개인별로 작성한 청원서를 한 명씩 순차적으로 이동해 제출하려 했으나 경찰은 이를 ‘행진’이라고 제멋대로 규정하더니 국민의 통행권을 임의 통제하였다. 이에 항의하는 6명이 폭력 경찰에 의해 불법 연행, 구금되어 48시간 만에 풀려났다. 여교사 1명은 폭력에 중상을 입었다. 해고도 서러운데 당사자에게 불법 연행과 물리적 폭력까지 가해지는 참담한 상황이다.


이 모든 비상식적인 일들이 국가기관들에 의해, 법의 허울을 쓰고 자행되어 왔다. 권력의 정점만을 바라보며 그의 마름 노릇을 자처한 국가기관들이 전교조 탄압에 총동원되고 있다. 이는 명백히 ‘국가폭력’이다! 대선에 개입했던 국가정보원 원장은 2011년 초 내부회의에서 민주노총과 전교조를 “내부의 적”으로 규정하고 유관기관장과 직접 업무 협조할 것을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국정원이 전교조 죽이기 공작을 위해 극우단체와 은밀하게 협력해 온 사실도 밝혀지고 있다. 외곽 단체들은 전교조와 조합원에 대해 ‘묻지마 식 고발’을 끊임없이 일삼아 왔다. 박근혜정권 출범 후 고용노동부는 9명의 해고자가 6만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침해한다는 해괴한 주장을 내세우며 전교조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해고자 배제를 요구했다. 전교조가 조합원 총투표로 이를 거부하자 6일 만인 2013년 10월 24일 고용노동부는 노조 아님 통보’를 했다. 그리고 헌법상 노동조합의 권리까지 모조리 박탁하는 소위 ‘법외노조 후속조치’가 이어졌다. 이명박정권이 기획한 ‘전교조 불법화’가 박근혜정부에서 ‘전교조 죽이기’로 노골화하는 순간이다.


사법부의 정치 판사들은 스스로 저울을 고장 냈다. 가처분 청구의 결과가 계속 뒤바뀌면서 희비가 엇갈려 왔지만 법외노조 통보 취소 본안소송에서 일찍이 1심 법원은 정부의 손을 들어주었고, 민주화의 산물이자 헌법가치의 수호자로 인식되는 헌법재판소마저 오판을 내어놓았다. 이례적으로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과 국제교원단체총연맹(EI)이 나서서 ‘법정의견서(amicus brief)’까지 제출했지만, 헌재는 전교조 26년 생일날에 때맞춘 작년 5월 28일 교원노조법 악법 조항을 합헌 결정했다. 과거 노조해산 명령의 부활이라고 비판받는 노조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고 각하 처리했다. 지난 1월 21일 2심 법원은 1심과 동일한 결론을 냈다. 전교조는 항소심 결과에 대해 ‘견강부회’식 법리 적용을 동원한 ‘사법 폭력’으로 규정했으며 2월 1일 상고장과 효력정지를 신청했으나, 현재까지 대법원은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국제기구들의 개입과 권고를 모조리 무시하고 국제기준과 시대정신을 철저히 외면한 일련의 판결들은 사법부 또한 정권의 시종에 불과함을 스스로 드러냈다. 전교조는 집중행동 3일차에 대법원 앞에서 “고장 난 정의의 저울을 고쳐 들고 지금이라도 전교조 죽이기 국가폭력에 제동을 걸라”고 촉구했다.


길이 아닌 곳을 가지 않는 게 곧 진보의 길이다. 이러한 원칙을 곧추세움이야말로 시대의 어둠을 돌파하는 힘이라고 믿는다. ‘전교조 노조 아님 통보’는 노동자・민중의 투쟁을 통해 ‘대통령 아님 통보’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닫힌 교문을 열어 교육민주화와 참교육의 씨앗을 뿌린 전교조는 흔들림 없는 투쟁과 실천으로 청와대와 정부의 닫힌 철문을 열어젖혀 노동자의 노동기본권과 온 국민의 권리를 존중하는 기풍을 불어넣고 참교육과 참세상을 꽃피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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