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9일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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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붉은 시선] “통합노조 1년의 평가와 2016년 투쟁 어떻게 하면 승리할 것인가?”
[건강보험노동조합 조합원 대중토론회 참관기]
현수  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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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3일 금요일 오후 3시,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전 현직 간부를 포함한 40여 명의 건강보험조합원들이 전국철도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 대회의실을 가득 채웠다. 토론회의 주제는 지난해부터 불어 닥친 박근혜 정권의 임금피크제와 성과연봉제 및 저성과자 퇴출에 맞서 건강보험 통합노조가 어떻게 투쟁하고 싸울 것인지에 대한 물음이었다.


주요 발제내용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태하 동지는 “정세분석을 통한 노동조합의 나아갈 올바른 방향”이란 제목의 발제를 통해 건보노조의 투쟁이 한국 사회에서 무엇을 의미하며, 그 이면에 깔려 있는 사회적 함의가 무엇인지를 되짚어 보는 것으로 발제를 시작했다. 특히 “자본주의 하에서 사회보장의 근본책임은 국가와 자본에게 있다”는 뚜렷한 관점 아래, 조합주의적 투쟁을 벗어나 사회보장성 강화투쟁이란 관점에서, 나아가 자본주의 착취구조에 맞선 노동자들의 투쟁이란 계급투쟁의 관점에서 보다 총체적으로 정세를 분석해야 함을 주장했다.


이어서 발제자로 나선 박규남 동지는 건강보험공단의 사용자 문화에 맞서 현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에서 기초적 투쟁지침을 현장에서 현실화를 이야기했다. 또한 노동조합의 핵심 주체가 조합원들임에도 불구하고 노조의 중심이 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 현장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 번째 발제자 박중호 동지는 통합노조의 내적 단결을 고취하기 위해 무엇보다 세대 간 소통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특히 젊은 조합원으로서 신임 조합원들이 선배 조합원들로부터 노동조합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받지 못해 노동조합 내에서도 주체가 되지 못하는 것 같다는 말에서 교육의 부재가 드러난 듯싶었다.


네 번째 발제자 황민호 동지는 앞서 언급된 조합원 간의 소통 부재와 통합 노조 내의 단결이 어려운 이유로 기존 노조 운동의 타성과 관성을 지적했다. 즉 현재 위기에 대해 노조 상층부와 조합원들이 단순히 임금이 주는 문제를 넘어 노조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라는 걸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박근혜 정권의 성격 상 건보노조가 반대하더라도 성과연봉제를 강행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노조가 투쟁목표와 방향을 명확히 하지 않는다면 이런 정세에 맞는 전략과 전술을 구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지막 다섯 번째 발제자로 나선 최성길 동지는 본인이 지금까지 노조 생활을 통해 경험해온 관료주의와 종파주의를 언급하며 타성과 관성을 넘어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사회보험노조와 직장보험노조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건강보험의 이질적 구성을 하나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라도 역사적으로 사회보장성 강화에 앞장서 왔던 건보노조의 의미를 되새기고 단결해야만 투쟁도 승리도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오랜만에 등장한 현장노동자의 현실진단 시도


이렇게 총 5명의 토론자가 2시간 여 동안 발제를 이어갔지만 시간의 제한 때문에 개별 발제자가 충분한 논의를 진행하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건강보험노동조합 내에서 이러한 대중토론회가 진행된 적이 없었다는 사실에 비춰본다면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이 진일보 해나가는 계기가 되었다는 데서 작지만 큰 한 걸음이라 봐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현재 건보노조의 투쟁에서 어려움을 느낀다는 데 문제의식을 가진 조합원들이 한 자리 모였기에 앞으로 보다 많은 토론과 학습이 실천과 더불어 진행될 것이라 생각된다.


발제문 중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었다. “현장 없는 투쟁은 필패한다.” 이제 우리는 여기에 한 문장을 더 추가해야 한다. “정확한 관점 없는 투쟁은 필패한다.” 결국 현실의 모순을 어떻게 이해하는가가 투쟁의 핵심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건강보험 노동자들이 현재의 투쟁을 가로막는 장벽을 깨부수고 자본주의 체제의 착취에 맞서 노동자민중의 보편적 이해를 대변하는 사회보장 투쟁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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