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28일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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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연대는 자본주의 재생산을 위한 연대
김광수  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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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연대 없이 치룬 선거


이번 4.13 총선 역시 야권연대하자고 난리가 있었고, 실제로 야권연대가 된 곳도 있었다. 그러나 야당들 간의 공식적인 야권연대는 없이 치러진 선거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야권이 분열되어 여권이 어부지리를 얻을 것이라는 아우성과는 다르게, 여권이 참패하는 결과를 낳았다. 오만방자에 세상 거칠 것 없을 것처럼 굴던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만만치 않은 세상살이에 닳고 달은 유권자들에게 한방을 맞았다. 그러나 새누리당 못지않게 망신을 당한 사람들은 야권분열 필패를 외치면서 야권연대를 주장하던 사람들이다.


사실 여소야대가 처음 형성된 88년 선거도 야권연대 없이 치러진 선거였다. 김대중, 김영삼 두 야당지도자가 각자 당을 이끌고 나선 선거에서 야당은 과반수를 차지했다. 양당 보수정당체제, 여당이니 야당이니 하는 구도에 너무나도 익숙한 자들에게 역사는 잊힌다. 현실은 더더욱 보이지 않는다.  


바꾸어보니 더한 놈이 나섰다.


새누리당, 박근혜를 심판하자는 논리는 선거에서는 야권연대로 이어져 왔다. 이른바 진보정당들이 오히려 야권연대에 혈안이었고, 야권연대를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여겼다. 그런데 20대 총선결과는 야권연대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표현을 빌자면 민주진보세력의 분열과 반목에도 정권심판에 성공한 셈이 되었다.


그런데 정권은 심판되었으나 삶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제 1당이 된 야당의 일성이 구조조정이다. 청년실업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입에 바른 말을 덧붙이는 것은 잊지 않았지만, 대량해고사태를 예고하는 구조조정이 민생고를 해결하라고 총선승리를 가져다 준 야당의 당선사례가 되었다.


박근혜정권을 독재정부로 규정하고 민주대 반민주라는 낡은 구도에 집착한 세력들이 가지는 문제는 모든 문제의 근원을 ‘정치’에 두고, 근본원인을 지적하거나 본질을 드러내는 것을 회피한다는 점이다. 가계신용(부채), 청년실업, 대기업독점, 갑질횡포, 산업구조조정 등의 근본적 원인이 위기에 처한 자본주의체제에 있음을 밝히지 않는 가운데 국회의원 선거는 불안한 자본주의의 재생산, 질서의 재생산을 위한 적임자를 뽑는 요식행위로 변질되었다. 줄거리는 안 바뀌고 주인공만 바뀌는 놀음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정치’의 신봉자들에게 유권자들은 아무도 승리하지 못한 총선이라는 조롱과 냉소를 보냈다. 그리고 ‘정치’는 그 냉소에 구조조정이라는 ‘야유’를 날렸다. 근본과 본질이 빠진 곳에서 희극과 비극이 교차한다. 
   
야권연대가 비수가 되어 돌아오다


거대 보수정당들의 양당체제에서 제3당이든, 진보정당이든 소선거구제 제도에서 결선투표제를 주장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한국에서는 선거구 나누어먹기를 위한 연대가 매번 반복되고 오로지 당선을 위해서 명백한 계급후보가 스스로를 지역유지로 격하시키는 일이 횡행한다. 노동자 밀집지역인 울산 북구와 동구조차도 노동자 후보의 당선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야권연대가 자연스레 시도되었다. 울산의 노동자 후보들은 야권연대를 통해 더블어민주당의 본질이 언제든 노동자들을 해고할 수 있는 자본가들을 위한 질서를 재생산하기 위한 주역임을 은폐하고 있다. 결국 울산 노동자들은 조선산업의 구조조정과 고용불안으로 노동자 후보를 지지하였지만, 이들 국회의원들이 바로 구조조정을 앞장서서 주장하는 자들과 연대하고 있는 셈이다.


아비를 아비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의 비애처럼 조선업의 구조조정이 2008년부터 시작한 자본주의 공황의 여파임을 폭로하지 못하는 한, 언제든 짤릴 수 있는 고용살이 설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야권연대는 투쟁으로 각성한 노동자들에게 눈가리개를 씌우는 배신행위임이 이번 총선에서도 명백히 드러났다. 독자적인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성과를 복원하고 발전시키는 첫 걸음은 구조조정에 하나로 단결하고 있는 국회와 정면으로 맞서는 반자본주의 정치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 삶과 후손을 위한 진정한 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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