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28일 98
해방 > 98호 > 문화

세월호, 그날의 기록』(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을 읽다
이승숙  ㅣ  


서평 세월호.jpg

세월호 참사 2년. 2014년 4월 16일 진도앞바다에서 거대한 여객선이 침몰하고, 생떼 같은 목숨들이 수장되는 광경에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지켜보며, 제발 무사히 다 구조되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었던 그 끔직한 참사가 일어난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9명의 죽음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고,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세월호, 그날의 기록”은 그 진실에 한걸음 더 다가서고자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에서 “이미 만들어진 객관적인 기록과 자료를 분석하고, 상황에 맞게 구성하여 출판한 것이다. 크게 5부로 나뉘어, 단원고 학생들의 휴대전화 음성, 메시지 동영상과 재판 기록과 증언, 교신기록 특조위 조사기록 등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마치 그날 그 현장에서 보는 것과 같이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다. 내용에 앞서 그 막대한 양의 자료수집과 분석, 사안에 맡는 배치와 구성 등”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이 기울인 커다란 노력과 수고에 감사를 보내고 싶다.

 

1부 그날 101분의 기록


사고 전 수학여행에 들떠 있는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과 사고발생 과정, 구조요청에서 구조세력의 출동과정, 선원들의 도주와 승객들의 탈출, 해경의 무능에 가까운 구조행위 등을 상세히 기록하였다. 첫 구조요청도 학생이 하였고, 학생들은 끝까지 가만히 있으라는 어른들의 말을 믿고,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도 서로를 챙기며, 자기들보다 어린아이들을 먼저 탈출 시키려고 하였다. 반면 선원들은 배가 침몰 되는 순간 일찌감치 모여서 해경들이 도착하자 승객들을 버리고 도주하였고(사무장 양대홍, 하급선원 정현선, 박지영, 안형영씨 만이 선원의 임무를 다하다 사망하였다), 해경123정은 멀리 떨어져 “어선들 철수하라”는 방송만 하며 지켜만 보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생생하게 그려지면서 책장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너무 힘들었다.

 

2부 왜 못 구했나


관제센터의 고질적인 병폐, 관제실패로 인한 구조세력의 늦은 출동,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상황파악과 구조세력간의 전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 구조계획도 명확한 책임자도 없는 속에서 무능에 가까운 구조활동을 벌인 해경, 이와 더불어 제대로 된 구조는커녕 오히려 승객 스스로 탈출과 주변 어선들의 구조활동 마저 방해하게 만드는 지휘체계, 승객구조에는 관심이 없고 VIP(대통령)보고에만 열을 올리는 청와대, 책임회피를 위한 해경의 조직적인 거짓말 등 부실과 무능의 끝을 보여주고 대한민국 해경과 관료들의 민낯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기록이었다.

 

3부 왜 침몰했나


도입된 지 얼마 안 된 세월호가 아직 이윤을 내지 못하고 오히려 적자를 내자, 청해진 자본은 이를 만회하기 위한 방안으로 상습과적을 지시하고, 더 많은 화물과 승객을 싣기 위해 증개축을 하였다. 이 과정에서 배의 복원성이 악화되고, 그런 위험한 상황에서 화물의 고박 역시 편법으로 부실하게 하는 것이 관행적으로 이뤄졌다. 그로 인해 참사당일 급격한 변침에 부실하게 고박된 화물이 쏠리면서 침몰하게 되었다. 이처럼 세월호 참사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이전부터 이런 위험에 대한 문제제기를 고박대리 업체, 신보식 선장등이 하였으나, 오히려 적자에 대한 책임전가와 협박으로 이를 무시하였다. 오직 이윤만을 위해 승객의 안전은 내팽겨 친 청해진 자본의 본질이 이 책에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4부 대한민국에서 제일 위험한 배 어떻게 태어났나.


건조된 지 20년이나 되어 불안했던 중고 선박 세월호을 청해진 자본과 관료들이 유착하여 편법적으로 도입하게 된 과정이 그려진다. 또한 증개축 과정 및 선박검사와 운항심사에서 뇌물과 청탁이 횡행했다. 증개축을 할 경우 참사가 예견될 정도의 위험한 배를 정상적인 배로 둔갑 시켜버린 돈의 먹이사슬이 책에는 기록되어 있다.

 

5부 구할 수 있었다.


결론은 구할 수 있었다. 최초 사고가 발생하여 기울기 시작했을 때부터라도 정확한 상황파악과 전달, 정확한 판단, 인명 구출에 대한 의지가 있었다면, 구조할 시간은 충분했다. 주변어선을 포함하여 구조세력도 충분하였고, 선장과 선원들이 해경이 선내 남아서 진입하여 승객들을 탈출 시켰다면 살릴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러지 못하였다. 왜인가?


첫째. 선박의 위급한 상황 시 선원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행동해야할 의무가 있음에도, 선내 대기방송은 승객스스로 탈출의지마저 꺾어버렸다. 그리고 선장과 선원들은 도주하였다. 선원들의 직무유기로 구조에 실패한 것이다.


둘째 해경들의 무능과 책임회피를 들 수 있다. 수많은 인원이 탑승한 대형 여객기가 침몰하는 위급한 상황에서는 선내진입하거나 방송을 통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승객을 탈출시켜야 한다. 그러나 오히려 해경은 주변에서 어업하다 달려와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하는 어선들에게 철수를 종용하며 방해하였다. 책은 이 정황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기록하였다.

 

해맑게 수학여행을 떠나다 맞닥뜨린 공포와 고통 속에서도 아이들은 서로를 챙기고 미안해 하며 쓰러져갔다. 이 기록을 읽고 떠오르는 단어는 총체적 부실, 총체적 부패, 총체적 무능이다.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라도 어떻게 이렇게 까지 최악일 수 있나? 그러한 한숨 돌리고 생각해보니 이것은 단순히 몇몇 개인들의 욕심과 부정. 부패가 불러온 참사가 아닌 이윤(돈)만이 최우선 가치인 자본주의사회 구조적 병폐가 나은 참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체제 안에서는 이러한 비리, 부패, 무능, 부실이 사라질 수 없고,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또다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관련기사
세월호, 1년
세월호 참사 1년, 변치 않는 박근혜 정권, 변치 않는 자본주의
똑같은 사건에는 공통원인이 존재한다 : 세월호 참사와 터키의 광산사고
[장엄한 비극, 초라한 희극] ′세월호′와 함께 침몰한 자본가 국가

기사평쓰기
번호 제목 평점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등록된 게시물이 없습니다.

HTML코드 복사하기 (블로그나 카페에 바로 붙여넣기 하실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투쟁을 평가하다: 왜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은 패배했는가
야권연대는 자본주의 재생산을 위한 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