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24일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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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역적인 길을 가고 있는 일본경제
아베노믹스의 한계와 재앙
김광수  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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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역적인 일본경제


현 일본수장 아베는 위안부 관련 협정을 진행하면서 불가역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불가역적이란 돌이킬 수 없다는 뜻이므로 한번 저질러 놓으면 원위치로 돌아가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다. 80년대부터 세계를 휩쓴 신자유주의 정책은 자본주의 경제에 말 그대로 불가역적인 변화를 몰고 왔다. 일본도 예외가 아니어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청년들은 비정규직으로 저임금지대를 형성했고, 내수는 쪼그라들고 기업들은 생산기지로 해외로 이전하였다. 한때 85%에 이르던 내수비중은 65%대로 떨어졌다. 그리고 모두가 알고 있듯이, 일본은 수십 년 동안 장기불황에 시달리며 세계에서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정부를 갖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베노믹스가 등장하였다. 아베의 경제정책을 일컫는 말인 아베노믹스의 핵심은 경기부양책인데, 그러다보니, 불가역적인 변화를 일으킨 신자유주의 정책을 되돌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대표적인 것이 임금인상이다. 아베는 일본의 전경련과 같은 사용자단체도 협박하고, 신연합같은 노동조합조직을 격려하면서 임금인상을 역설했지만, 올해 임금인상률은 한자리 수도 아니고 고작 0.5% 인상될 전망이다. 임금억제를 지상의 과제로 여기던 지난 정부와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지만, 임금억제라는 조류를 돌이키기에는 수상의 역설로는 역부족임이 드러났다.


새롭지 않은 아베노믹스


아베노믹스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답습하고 있다. 이른바 낙수효과를 통한 선순환 유도다. 양적완화-엔저유도-수출기업 실적개선-임금인상-가계소득증대-소비증대-디플레방어-투자유도, 이런 식이다. 문제는 엔저로 인해 수출기업의 실적이 대폭 개선되었지만 앞서 말한 대로 임금인상이 되질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대기업 종신고용 사업장과 대다수의 비정규직으로 재편되어 있는 노동시장의 구조와 무관치 않다.


아베노믹스 하에서 마이너스 금리도 등장했다. 이러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유도하는 정책 중의 하나라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신자유주의 정책의 불가역적 정책과 대비되는 것이다. 신자유주의는 금리생활자를 위한 경제라 불릴 만큼 인플레 억제, 금융상품 이익실현에 초점을 맞춘 거였는데, 이제는 인플레를 유도하고 금리생활자를 박살내는 정책이 나온 셈이다. 그러나 이 또한 소비억제, 축소지향의 경제를 돌이킬 수는 없었다. 수십 년 동안 엔고에 저항하기 위해 기업들은 임금인상억제를 비롯한 비용절감에 집중했고, 가계는 이에 대응해 저축으로 살길을 마련했다. 그리고 금리가 낮아지자 이번에는 집집마다 국채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 국채들은 장기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한 거였다. 이번에 국채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려도 사람들은 불안한 미래에 대한 최후의 보루로 국채를 붙잡고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어디로 가고 있나?


양적완화는 금리를 더 낮추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채 등 자산을 매입하며 시중에 자금을 풀고 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전략이다. 양적완화에 대한 비판자중의 하나인 마크 파버는 이런 정책은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결국 사회주의로 가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종국에는 정부가 모든 회사채와 국채를 보유하게 되어 사회주의나 계획경제 체제로 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본중앙은행이 지금처럼 국채를 사들이고, 중국이나 홍콩처럼 증권시장이 헤매면 나라에서 주식을 사고, 유럽처럼 회사채마저 사들인다면, 세상은 거대한 국가신용만이 남게 될 지도 모른다. 이것은 국가신용에 대한 자본의 수탈이며, 조세수탈의 또 다른 형태에 다름 아니다.


아베노믹스는 신자유주의 정책이 자본의 자유로운 선택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외통수였음을 증명하고 있다. 자본의 이윤율을 확보하기 위해 취한 정책들을 되돌리기에는 자본주의의 위기정도가 너무 심각해져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자본주의는 퇴로가 막히고 앞으로 갈길 만이 남았다. 그러나 마크 파버의 말처럼 자본주의가 거대한 국가신용의 아가리에 몸을 던져서 사회주의가 오는 것이 아니라, 국가신용을 남발하며 빈곤을 강요하고 있는 거대한 노동계급의 분노와 결연한 행동에 마주칠 것이기에 사회주의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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