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3일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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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북적대정책 포기와 북미간 문제해결, 한반도 긴장완화의 지름길
황정규  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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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4차 핵실험의 여파


올해 1월 6일 북한은 4차 핵실험을 감행하였다. 북한의 발표에 의하면 이번 핵실험은 수소탄 실험이라고 한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보수 언론과 박근혜 정권은 흥분하며 북한이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였다. 그리고 대외적으로 북한에 대한 더 강도 높은 제재를 요구하였다.


한국은 북한에 대해 압력을 행사하라고 중국에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경솔한 대응을 반복하였다. 가령 중국이 반대하는 사드 배치를 거론하는가 하면, 중국에 전혀 이득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문제해결과는 전혀 거리가 먼 5자회담을 중국에 제안하기도 하였다. 한국을 미일동맹 쪽으로 보다 긴밀하게 끌고 와야 하는 미국은 한국의 제안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안은 중국의 입장에서는 전혀 수용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와중에 미국 케리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하였다. 대북 제재에 대한 중국의 협조를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케리는 1월 27일 중국을 방문하여 중국측에 대북 석유수출, 광물자원 수입 금지를 포함한 강력한 대북 제재를 요구하였다. 그러나 중국 측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만 해결해야 한다며, 미국의 제안을 일언지하 거절하였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외교적 낭패를 본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은 한국에 대해서도 사드를 도입시 대가를 치를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는 압력을 가했다.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은 한반도 긴장해소에 실패하였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일관하였다. 그러나 이 정책은 미국의 딜레마를 보여준다. 미국은 여전히 제국주의 패권국으로서 세계경찰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제 이전처럼 자신의 이해를 폭력적으로 관철시킬 힘을 많이 상실하였다. 이미 부시정부 때 시작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의 전쟁은 거대한 재앙으로 돌아왔다. 공황을 겪으면서 전쟁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경제적 능력도 약화되었다. 새로운 전면적 전쟁은 경제적으로도 어렵고 국민의 냉담한 반응만을 받을 상황이다. 이는 시리아 내전과 이슬람 국가에 대한 대응에서 명백히 드러났다.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 정책에서도 이러한 속사정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불량국가’인 북한을 주먹으로 응징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겠지만, 미국이 실제 북한과 전면전을 벌일 수 있는 여건은 되지 않는 것이다.


오바마는 2015년 한 인터뷰에서 북한의 붕괴를 상정하고 이를 위해 군사적 조치가 아닌 전방위 경제제재와 인터넷 등 정보유통을 통한 북한 내부의 변화, 붕괴를 추구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이번에도 이와 같은 기조에 입각해 움직이고 있다.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추구한 것이다.


미국의 주장대로 북한에 대한 석유 공급을 금지는 북한 경제를 심각하게 악화시킬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북한에 실질적 압박이 될 제재조치는 중국이 나설 때에만 가능한데, 미국이 중국에 대한 대결정책을 노골적으로 추진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에게만 이득이 되는 요구에 순순히 응할 리 없었다. 한편 미국이 무기력한 ‘전략적 인내’로 일관하고 있는 사이, 북한은 이를 비웃듯이 핵실험을 감행하고 핵탄두의 수를 늘려가고 있다. 요컨대 미국의 ‘전략적 인내’ 정책은 실패하여 무기력함을 노정하고 있다.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에 근본적 변화가 없는 반면 북한이 이에 맞서 대응의 강도를 높여가는 교착상태가 지속되다 보니, 한반도의 정치군사적 긴장이 위태롭게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긴장의 반복은 한반도 민중의 삶을 끊임없이 위태롭게 할 뿐이다. 한반도의 정치군사적 긴장의 근원은 기본적으로 한국전쟁 이후 지속되어 온 북미간 대결과 충돌에 있다. 미국은 계속해서 북한을 억누르고 붕괴시키려는 시도를 해왔고, 북한은 이에 저항하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자구책을 강구해왔다. 북한의 핵개발 이면에는 이러한 대결구도가 존재한다. 따라서 북-미간의 직접대화를 통한 근본적 문제해결만이 북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의 정치군사적 긴장 상태를 타개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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