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3일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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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기준금리 인상의 진실
성두현  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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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16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기준금리를 0.25% 인상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로써 미국은 약 9년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7년간 지속된 제로금리를 마감하였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기준금리 인상의 근거로 경기확장과 고용시장개선을 들었다. 참고하기 위해 원문의 일부를 그대로 인용해본다.


“10월 회의 이후 나온 정보는 경제활동이 점진적인(moderate) 속도로 확장하고 있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가계 지출과 기업 고정 투자는 최근 몇 개월 동안 견고하게 증가하고 있고, 주택 분야는 더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순수출은 약한 모습이다. 일자리 증가와 실업률 하락을 포함한 최근 노동시장 지표들도 더 나아지는 것을 보여주고 있고 노동력의 저활용도가 올해 초 이후 상당히 줄어드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물가는 위원회의 장기목표(2%) 아래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 위원회는 올해 노동 시장 상황에 상당한 발전이 있었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물가가 중기적으로 2% 목표까지 오를 것으로 확신한다. 경제 전망과 앞으로의 경제 성과에 영향을 미칠 정책을 취할 때라는 점을 알고 위원회는 연방기금 이자의 목표 범위를 0.25∼0.5로 올리기로 결정했다.”(강조는 인용자)


미국기준금리 인상의 진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조치는 이미 2013년부터 공언되고 있었던 것인데, 무려 2년여의 기간을 끌다 2015년 마지막 달에 단행된 것이다. 2년여의 기간 동안 미연준이 금리 인상 시기를 저울질해온 것은 그만큼 금리인상이 미칠 파장을 우려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동안의 정책으로, 미국이 대공황의 위기를 극복하고, 그 결과 경기회복세가 완연하고, 실업율이 하락하여,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가 되었다는 미연준의 주장은 과연 수긍할 만한 것인가? 미 연준의 주장은 현실의 흐름에 의해 실제로 그 근거가 확보되고 있는 것인가?


이러한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는 것은 최근의 흐름이 연준의 주장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에 발표한 2016년 경제전망에서 “미국경기는 향후 점진적인 하향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하고 있다. 작년 12월 미국의 소매판매 지표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월 29일 미국 상무부는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7%를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2분기 3.9%, 3분기 2%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이처럼 현실의 흐름은 미 연준이 제시하는 기준금리 인상 근거를 반박하고 있다. 진실을 말하면, 경기회복세가 완연해서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이 아니라, 더 이상 금리인상시기를 늦출 수는 없다고 판단, 먼저 금리인상 방침을 결정하고, 이를 뒷받침할 논리를 짜 맞추었다고 할 수 있다. 즉, 7년간이나 지속된 제로금리를 더 이상 계속하는 것은, 극히 ‘비정상적인’ 상태를 너무나 오랫동안 방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판단, 금리를 인상했다고 하는 것이 진실에 가깝다.


제로금리가 만들어낸 극심한 왜곡


자본주의경제에서 공황시기에는 이자율이 급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비록 정부가 통화량의 공급을 늘려 이자율의 상승을 완화하는 조치를 취하더라도, 이런 추세 자체를 없앨 수는 없었다.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추세를 완화시키는 정도였다. 그리고, 공황시에 발생하는 이자율 상승은 과잉자본을 파괴하여 공황의 원인을 일시적으로나마 해소하여 새로운 경기회복의 토대를 마련하곤 하였다. 그런데 미국은 이번 공황에서 이 추세를 완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정반대로 이 추세를 완전히 거스르는 길을 선택하였다.


미국은 경기회복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도산직전의 거대금융자본을 살리기 위하여 이들에게 막대한 양의 구제금융혜택을 제공하였을 뿐만 아니라 장기간 제로 금리를 채택하고, 이른바 양적완화(QE)조치를 통해 무제한적으로 화폐를 찍어 공급하였다. 그 결과 역사상 그 유례가 없는 대규모의  자본주의위기의 급한 불을 끄는 데는 성공하였다. 그리고, 제로금리, 막대한 규모의 통화공급을 통해, 주식 등의 유가증권가격을 유지상승시켜, 짧은 기간 안에 거대금융자본이 원래의 위치로 되돌아갈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원래 유가증권의 가격의 움직임은 기업수익성에 비례하고, 이자율에 반비례한다. 이런 점에서 제로금리정책은 노골적으로 유가증권의 가격을 올리려는 정책이었다. 여기에 막대한 규모의 통화공급이 더해져서 주식, 채권 등 자산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으며, 이 덕택으로 거대금융자본은 공황이전보다 훨씬 더 강화되었다. 그리고 강화된 힘을 통해 다시금 미국의 경제정책을 좌지우지 하게 되었다. 이처럼 제로금리, 초저금리시대가 장기간 지속된 것은 철저히 거대금융자본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제로금리, 양적완화가 엄청난 자산가격거품을 형성하여 거대금융자본에 막대한 이득을 준 것과는 대조적으로 미국경제는 극심한 왜곡상태에 빠져들게 되었다. 주식, 채권 등 자산가격은 크게 상승하여 막대한 거품이 형성되었지만 실제경제는 거의 회복되지 않았다. 공황으로 중병에 걸린 미국경제에 아편주사와 비슷한 경제처방, 경제정책이 장기간 지속되었기 때문에, 자본파괴가 공황 초기를 제외하고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즉, 비유하면 대규모 군살이 빠지지 않아 좀처럼 회복의 계기도 형성되지 않았다. 미국경제의 상태는 투약을 중단해도 건강이 회복되어 활력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 만성적인 질병상태로 되어 일본의 20년 장기침체와 유사한 상태가 되었다. 결국 제로금리는 당장은 금융자본을 살려내는 데는 성공하였지만 미국경제를 만성적인 장기침체상태에 빠뜨렸다. 미 연준이 2015년 마지막달에 쫓기듯이 기준금리를 0.25% 인상시킨 것은, 인상시기를 계속 늦출 경우 출구를 찾지 못하고 더욱더 심각한 상황에 빠져들게 될 것임을 미 연준 위원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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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공황이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새롭게 공황이 격화되고 있다.


최근의 IMF 세계경제전망보고서에서 전세계적인 침체상태에서 그나마 비교적 회복세가 있는 나라로 지목된 나라가 미국이다. 그러나 앞에서 인용한 것처럼 미국도 이미 하강국면에 들어서 있다. 미국마저 이러하기에 거의 모든 지역과 나라들이 침체상태에 빠져있다고 할 수 있다. 전세계적인 침체상태에서 가장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은, 공황시기에도 고성장을 이루어 세계공황을 완화시켜주던 중국경제의 하락이다. 정부발표 중국의 2015년 성장률은 6.9%로 7% 아래로 떨어졌다. 실제성장률은 이보다 훨씬 낮을 것이다. 과잉투자의 후유증으로 중국경제가 급락하면서 전 세계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일본과 유로존은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마저 도입하고 있으며 유럽중앙은행도 마이너스금리도입을 검토 중이다. 신흥국 들은 원자재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고육책이라고 할 수 있다.
 
사멸해가는 자본주의


미 연준이 7년간의 제로금리를 마감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를 계속할 경우, 미국 경제가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더욱더 심각한 지경에 빠져들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국 경제상황이 낙관적이지 않고 누가 보아도 세계경제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금리인상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이러한 미국과 달리, 미국보다도 열악한 상태에 있는 일본과 유로존은 여전히 양적완화와 초저금리에 의존하고 있다. 제로금리를 마감한 미국도, 추가금리인상에 대해 매우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비대해질 대로 비대해진 금융자본과 이와 한통속이 된 정권들은 금융자본의 이해를 위해 금융자본을 살리는 대신 세계자본주의를 장기적 침체의 수렁 속으로 몰아넣었다. 그 결과 작은 자극에도 급속히 상황이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이 전세계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번 세계대공황에서 드러났듯이, 공황을 통해 다시 재생산의 조건을 확보하는 자본주의 특유의 재생산 회복방식은 이미 작동하고 있지 않다. 1990년대 이후 일본이 겪은 장기침체가 전세계적으로 확대된 양상이며, 여기에 중국의 공황이 새롭게 공황을 격화시키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것은 현재의 위기가 역사상 전례가 없는 자본주의의 위기이며, 자본주의가 역사적으로 사멸해가는 단계에 들어섰음을 입증해주고 있다. 자본이 가장 고도로 집적, 집중된 금융자본이 자신의 이해를 위해 자본주의의 존립기반자체를 붕괴시키고 있는 것이다. 미연준이 오랫동안 미루어왔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도, 금리인상에 스스로 두려움을 갖는 것은 현재 자본주의가 처한 이러한 역사적 곤경을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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