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18일 95
해방 > 95호 > 이슈

아파트 거품과 가계부채에 풀무질을 하는 박근혜정부
김광수  ㅣ  2015년 12월 18일



뜨거운 감자가 된 집단대출

올 10월부터 아파트 분양시장이 과열양상을 보이자 정부일각에서는 아파트 집단대출 규제 이야기가 나왔고, 11월이 들어서자 은행들이 알아서 아파트 대출규제를 하기 시작했다. 시공사들이 해외건설부문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것이 뻔하자, 시공사들에 대한 심사를 강화했고, 이율도 높였다. 하지만 12월 14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주택담보대출 규제안에서 집단대출에 대한 가이드라인 설정은 결국 제외되었다.

집단대출이란 신규아파트 분양시 은행에서 개인별로 심사하지 않고 계약자 단체로 시공사가 보증인이 되어 중도금이나 잔금을 분양가의 60~70%까지 대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집단대출은 개인별 신용을 고려하지 않고 대출해주기 때문에, 즉 DTI(총부채상환비율) 한도에는 포함되지 않아 기존에 대출이 많은 사람에게도 묻지마 대출을 해주는 셈이었다. 현재 분양중인 많은 아파트들이 시공사 보증으로 저금리 집단대출 해주고 입주자들을 현혹하였다. 빚내서 집사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자 가계대출이 신기록을 경신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결국 가계부채가 한국경제의 폭탄이 될 것이라고 아우성을 치면서도, 부동산 경기활성을 위해서 가계에 폭탄을 한 아름씩 가져다 안긴 꼴이다.

부동산 거품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박근혜정부

정부가 내세운 집단대출 규제 제외 이유는 집단대출이 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주택 공급의 중요한 자금 지원방법의 하나로 대출 구조 자체가 일반 주택담보대출과는 상이해 획일적으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결국 현 정부가 두려워하는 것은 새로운 금융규제를 도입하게 될 때 벌어질 부동산 경기 냉각이었다. 문제는 이번 조치가 이미 크게 부풀어 오른 중도금 및 잔금대출의 증가세를 지속시키는 동시에, 2~3년 후에 벌어질 입주시기에 가계대출부실을 대규모로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집단대출은 이미 급증한 상태로, 앞으로도 분양 물량의 급증 등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거품은 확대되고 있다.

정부가 일반담보대출은 규제를 강화하면서 집단대출을 방치한 것은 여전히 이 정부가 건설회사(토건족)들의 정부라는 것을 실토하고 있는 셈이다. 건설사들이 아파트 분양 물건을 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뒤를 봐주고 있는 형국이다. 가계가 파탄이 나도 건설사들은 살아야 하고, 고관대작이 사는 강남지역의 집값은 계속 올라가는 것이 창조경제의 핵심이다.

자본주의 지주들을 위한 나라

한국경제 먹이사슬의 맨 꼭대기가 금리생활자, 아니면, 지주들로 점점 고착화되는 현상은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전하고 있고, 그 속도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다. 커피점 하나 개업하려 해도 억대의 자본이 들고, 기대수익은 예전에 비해 더 못한 일은 골목상권이나 재벌이나 매 한가지다. 맑스가 예견한 것처럼 골치 아프게 공장 짓고, 가게 열어 밤잠 설치느니, 은행에 돈을 맡겨 이자를 타먹건, 아파트 몇 채를 사놓고 월세를 부쳐 먹던, 돈 놓고 돈 먹는 게 최고라는 생각이 갈수록 만연하고 있다. 이렇듯 자본주의가 발달할수록 고리대 근성이 부활하는 건 사업해서 돈벌기가 갈수록 만만치 않아서다.

이들 자본주의 지주들에게 열정도, 창조도, 진보도 기대할 수 없다. 이들이야말로 썩어가는 자본주의에 기생하는 자들이다. 이들이 많아질수록 그리고 이들이 고관대작으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거품은 위험한 성장을 계속한다. 거품이 터질 때 우리 사회의 기생충들이 풍기는 악취가 자본주의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대신할 것이다. 태어날 때 수공업자, 농민들의 피고름을 뿜으며 등장한 자본주의는 사멸하면서 고리대금업자의 고약한 악취와 함께 퇴장한다.

관련기사
전세대란, 전월세 상한제로 해결한다?

기사평쓰기
번호 제목 평점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등록된 게시물이 없습니다.

HTML코드 복사하기 (블로그나 카페에 바로 붙여넣기 하실 수 있습니다)


[민중총궐기를 평가하다 ①] 투쟁은 스스로 결정하는 것
[민중총궐기를 평가하다 ②] 궐기가 끝나고 난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