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5일 92
해방 > 92호 > 문화

[서평] 초기 사회주의 운동
임경석, 한국독립운동의 역사(독립운동편찬위원회 편) 제42권
이승숙  ㅣ  2015년 9월 5일


요즘 해방연대 서울지부 회원들은 독립운동편찬위원회에서 발행한 <초기 사회주의운동> 이라는 책으로 회원 학습을 진행 중이다. 일제 시기부터 시작된 한국 노동운동의 역사와 사회주의 운동의 역사를 한번 우리의 눈으로 살펴보자는 취지에서였다. 이 책을 저술한 임경석 성균관대 교수는 오랜 기간 동안 일제하 초기 사회주의 운동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이 부분의 권위자이다. 이 책은 한국독립운동사편찬위원회에서 간행한 전 60권 <한국독립운동의 역사> 중 제42권에 해당한다. 안타깝게도 이 책은 비매품이라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없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인터넷 홈페이지 “한국독립운동사 정보시스템”(
https://search.i815.or.kr/Degae/Degae.jsp)에 들어가면, 텍스트로 된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일제침략 직전과 직후부터 1920년대 초중반까지의 사회주의운동을 다루고 있다. 한국 최초 사회주의자들의 발생과 국내외에서 치열하게 전개한 항일투쟁과 노동운동, 농민운동을 주도했던 중심적인 사회주의단체의 발흥, 사회주의단체들 간의 정세인식, 혁명이론, 정책의 차이와 사상투쟁, 코민테른과의 관계와 활동내용 등을 다양한 사료와 증거자료를 근거로 다양한 측면과 내용을 심도있게 서술한 역사서이기도 하다.

특히 조선공산당이 성립하기 전 초기사회주의운동 발생기에, 국내와 해외의 넓은 지역에 걸쳐서 사회주의자들이 거의 동시에 등장하고, 이제 막 사회주의를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외 없이 뜨거운 열정으로 철저하고, 헌신적으로 운동에 매진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그 숫자도 소수가 아니었다. 이 책은 그 운동이 과히 폭발적으로 전개되었던 과정을 매우 상세하고 흥미롭게  서술 하였으며, 초기사회주의운동의 중심에 섰던 사회주의자들의 면면과 활동 등 도 생생하게 서술하여 당시 운동상황을 역동적으로 이해 할 수가 있다.

또한 일제강점기 초기사회주의자들은 민족주의자들과는 구분되는 독자적인 인식을 공통으로 갖고 있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그 하나로 제1차 세계대전 종결 이후 재편되는 세계질서에 대한 것으로 한국 인민에게 ‘우호적인’ 자본주의 열강의 원조란 결국 또 다른 식민지적 예속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것, 따라서 미국을 포함한 자본주의 열강은 일본제국주의와 마찬가지로 투쟁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견해로써 일본제국주의에 대한 인식으로 민족주의자들과 달리 일본의 한국지배를 단순한 이민족 지배가 아니라고 보았다. 당시 사회주의자들은 이것이 제국주의의 식민통치라고 인식하였다. 따라서 모든 일본인을 적대시 할 것이 아니라 일본의 자본가와 제국주의만을 적대시해야 한다고 보았고 일본혁명세력을 국제적 제휴의 대상으로 인식하였다. 이러한 인식 속에서 초기사회주의그룹(사회주의자)들은 언제나 헌신적으로 항일무장투쟁 등 민족해방투쟁의 선봉에 서서 싸웠을 뿐만 아니라 일제하의 수많은 노동자투쟁과 농민투쟁을 조직하기도 하였다고 서술한다.

특히 큰 울림이 남는 것은 그 엄혹한 투쟁 속에서도 사회주의자들은 학습과 대중에 대한 선전, 선동을 놓지 않았는 사실이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사회주의 그룹간의 정쟁으로 비극적인 사태도 발생(자유시사변)하기도 하였고, 보다 강고하고 통일적인 조선공산당을 건설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또한 현재 사회주의운동을 하는 이들에게 많은 교훈을 안겨준다.

2015년은 광복 70년이 된 해이다. 1930년대 항일운동 일면을 다룬 “암살”이라는 영화가 천만관객을 훌쩍 넘었다는 기사를 봤다. 온갖 언론과 매스컴에서는 8월15일을 즈음해서 특집을 내보내고, 대형 축하공연을 하는 등 한바탕 난리를 치고는 다시금 잠잠해 졌다. 그러나 그 광복된 지 70년이 흘렀지만 안타깝게도 일제하에서 가장 헌신적으로 선봉에서 항일운동을 하고, 인류의 진정한 해방을 위해 싸웠던 사회주의자들의 업적은 제대로 평가받고 있지 못하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 책을 공부하면 공부하면서 현실사회주의 붕괴 후 사회주의 운동이 힘있게 전개되지 못한 점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사회주의를 지향하거나 사회주의자라 자처하는 사람들조차 확실하게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투쟁하고 있지 못하는 현실에서 과거 사회주의자들의 삶을 돌이켜보는 것은 적지않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관련기사

기사평쓰기
번호 제목 평점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등록된 게시물이 없습니다.

HTML코드 복사하기 (블로그나 카페에 바로 붙여넣기 하실 수 있습니다)


중국 경제위기와 세계 대공황의 재점화
롯데가 민족자본이라면 한국 노동자들이 행복해지나?
[한국의 사회주의, 그 길을 묻다(4)] <해방>이 묻고, 양효식 동지가 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