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28일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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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붉은 시선] 어떤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파업투쟁 참여기
이영수  ㅣ  2015년 5월 28일



4.24총파업, 공장에 있어야 할 시간에 거리로 나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첫경험


한국지엠부평비정규직지회는 올해초 불법파견 정규직화 소송단(근로자지위확인소송) 모집을 진행했는데, 그 결과 복직이후 2년만에 새로운 비정규직 조합원이 가입하는 성과를 남겼다. 그리고 조합가입 3개월만에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4.24 민주노총 총파업에 지회 깃발을 들고 당당하게 참여했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현실적 어려움을 이유로 파업을 못한 상황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을 선언하고, 한참 공장에서 일해야 할 평일 낮에 ‘노동법 개악 중단, 박근혜 퇴진’을 외치면서 도심 대로변을 행진했다는 것 자체로 새로운 첫 경험이고 성과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까지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해야 했었다.


정규직노조도 하지 않는 파업을 비정규직이 어떻게...


가장 큰 문제는 한울타리에서 일하고 있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현실적 어려움을 이유로 공장을 멈추는 파업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금속노조 위원장과 대의원과의 간담회 자리에서는,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금속노조 대의원대회 등을 통해 이미 결정된 총파업투쟁에 대해 “지엠이 어려운 상황인데, 무조건 총파업 한다는 게 현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도 서슴없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한국지엠자본의 계속되는 공장축소 계획에 맞서 정규직 노조는 미래전망 확보라는 당면현안에 매몰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민주노총의 파업투쟁과 한국지엠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위한 투쟁이 결합되어야 하는데도, 파업투쟁을 통해 고용안정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휩싸여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보니 민주노총의 첫 직전위원장이 당선되고 3개월가량 총파업투쟁의 정당성을 선전했으나 현장에서는 활발히 논의가 되지 못하였다. 지침으로 내려오는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선전으로만 그치고, 몇몇 현장조직들의 총파업 결합호소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파업은 노동자의 권리라고 이야기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처음 조합에 가입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생산을 중단시킨다는 것 자체가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비정규직만 파업하면 모양새가 좋지 않을 수 있다. 지엠의 집중 타겟이 될 수도 있다”는 등의 우려도 나왔다. 지회장인 나도 조합원들의 우려를 쉽게 넘길 수 없었다. 처음에는 비정규직지회도 기존 조합원 중심으로 가자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간부회의를 통해 조합원 설득과정을 통해 파업에 참여하자고 결의하고, 간담회를 통해 함께 하자고 설득했다. 합법적인 파업권을 가지고 있고, 특히 “비정규직을 확대하고 저성과자 일반해고를 쉽게 하면,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은 힘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다”, “사측이 이를 빌미로 보복을 하려고 하겠지만, 같이 가면 이길 수 있다”는 것으로 설득했고, 결국 4월 24일 민주노총 총파업투쟁에 전원이 결합할 수 있게 되었다.

파업을 전후한 현장탄압과 향후 과제

사측은 파업을 통보하자마자, ‘민주노총의 파업은 불법파업이고, 이에 참가하는 비정규직지회의 파업도 사실상 불법파업이며, 이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밖에 없다’며 협박을 해 들어왔다. 하지만 정권에서 줄기차게 불법파업이라 몰아붙였던, 철도파업, MBC파업이 불법이 아니라는 판결이 내려지고 원청을 상대로 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도 합법이라는 판결이 내려지면서 이 또한 사측이 노동자의 합법적인 파업을 탄압하기 위한 협박이구나 하는 것을 뼈저리게 느껴가고 있다.

처음 투쟁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파업행진도중 전경들이 무장을 하고 따라다니고, 경고방송이 나오고 하니 죄지은 것도 아닌데, 많이 긴장하고 겁도 나기도 했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이것을 극복하는 것은 지속적으로 투쟁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우리가 먼저 나서야 한다는 결의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결정적이라고 본다. 박근혜정권이 사내하도급법을 제정하여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불법파견을 합법적인 도급으로 바꾸려한다는 것, 정리해고 요건을 낮추고 저성과자 일반해고를 쉽게 하려고 한다는 것,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대폭 인상되어야 한다는 것 등의 당위성을 문제제기하는 경우는 없었지만 우리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성은 낮았다. 여전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공장 울타리내에서의 고용, 최저임금이 더욱 피부에 와 닿기 때문이다. 사회전체 법제도 개악이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 우리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앞으로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럴 때 생산을 멈추는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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