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27일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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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사건에는 공통원인이 존재한다 : 세월호 참사와 터키의 광산사고
이영수  ㅣ  2014년 6월 27일

 


지난 5월 13일 터키에서는 최악의 광산사고가 발생했다. 갱도가 무너져 800여명의 광산노동자가 매몰되었고, 이중 3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아마 세월호 참사가 아니었다면, 먼나라 터키에서 일어난 최악의 광산사고는 먼나라의 이야기로만 그쳤을지 모른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는 터키의 광산사고를 다르게 보게 해주었고, 반대로 터키의 광산사고는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더욱 분명하게 해 주고 있다.

터키는 아랍국가 중 대표적인 자본주의 국가이다. 한국과 비슷하게 2000년대 급격한 민영화 정책을 취했다. 그 과정에서 이번에 사고가 난 소마탄광이 2005년 민영화되었다. 무려 30조원의 가치가 있는 소마탄광을 인수한 기업은 소마홀딩스라는 회사였다. 탄광을 인수한 소마홀딩스는 민영화 후 "민간부분의 경영전략을 사용함으로써" 1톤 석탄의 원가를 120~130달러에서 23.8달러로 줄였다고 자랑했다고 한다. 어떻게 줄였을까? 같은 자본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는 한국의 노동자들은 이 마법이 어떻게 가능했을지 직감적으로 알고 있다. 하청업체, 비정규직을 이용해 인건비를 낮추었고, 심지어는 15세의 어린 청소년들까지 고용했다고 한다. 안전장비나 안전교육이 제대로 되었을까? 안전교육을 위해 1년에 거의 돈을 쓰지 않은 세월호와 똑같다.

안전을 위한 관리감독은 제대로 되었을까? 승객을 늘이기 위해 무리하게 증축을 하고 기준 이상의 화물을 세월호가 실었듯이, 소마탄광은 300미터의 갱도를 2.5km로 연장하여 위험성을 높였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관리감독은 없었다. 아니 있었지만 없는 것과 다름없었다. 안전관리감독은 자본의 논리와는 배치되는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유독 터키에서는 탄광사고가 많았다. 터키에서는 지난 10년간 매년 100여명의 탄광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한국은 OECD국가중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는 노동자수가 가장 많은 나라이다. 하루에만 7명이 목숨을 잃는다. 우연찮게도 지난 2010년도 사립대학 대학등록금도 세계에서 몇 손가락 안에드는 나라가 터키(9400달러, 3위)와 한국(6900달러, 4위)이다. 아마 경쟁, 입시 위주의 교육정책도 비슷할 것이라 예상되는 부분이다.

이것 뿐인가? 권력자들의 무능하고 어처구니 없는 대응도 비슷했다. 세월호 실종자, 구조인원의 숫자도 수차례 번복했던 대한민국정부의 모습은 소마탄광에 매몰된 광부숫자를 번복해서 발표했던 터키정부에서도 똑같이 드러났다. 터키의 총리는 "이런 사고는 탄광에서 자주 생기는 일"이라고 망언을 해댔고, 한국의 공영방송 보도국장은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와 비교하는 망언을 하였다. 터키의 노동자들이 탄광사고를 인재이자 살인으로 규정하고 파업시위에 나서자 터키총리는 불순세력을 언급했고, 박근혜정권의 무능과 책임을 비판하고 퇴진을 요구하는 세월호 촛불집회에 대해 권력자들과 그 언저리에 있는 자들은 사회불안을 조성하는 선동꾼, 시체장사를 하는 종북좌파를 언급했다.

세월호와 터키의 광산사고는 안타깝게 죽어간 사람들의 숫자(약 300명)만 비슷한 것이 아니었다. 근본적인 원인이 아주 닮아 있다. 극도로 자본주의화 된 사회구조가 그것이다. 권력자들과 자본가들이 곪을대로 곪은 구조를 지탱하려고 한통속이 되어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하지만 또 하나의 희망적인 공통점이 있다. 터키에서, 한국에서, 똑같은 사건이 벌어지는 근본원인에 대한 대중적인 동의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어처구니 없는 사고를 안타까워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는 문제이고, 누구나 답을 찾으려고 할 수 밖에 없는 문제이다. 세월호는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수면 아래로 들어간 것처럼 보여도 더 큰 물줄기로 솟아날 것이다. 그 때는 문제가 자본주의 체제에 있었음이 대중적으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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