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15일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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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은 어떻게 가능한가
김광호 (강원 비정규센터 소장)  ㅣ  2014년 12월 15일
편집자주 ㅣ 이글은 이유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의 강연을 보고 강원의 김광호 동지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재편집한 글이다.

1.한국의 전력 사용량

아래 두개의 그림 두 장으로 다 설명이 된다. 1인당 전력소비량은 OECD 국가에서 꽤 높지만 그걸 가정용으로 국한하면 비교되는 국가들에 비해서 상당히 낮은 편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굳이 이 자료를 보여주는 것은 최근 전력수급과 관련해서 '불랙아웃'이라고 불리는 대규모의 정전사태를 우려하며 핵발전소 등 추가 전력공급의 필요성을 선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좀 더 편안하게 보라고 올린 두번째 컬러로 된 도표를 보면 주요한 전력 사용처가 어디인지 알 수 있다. 산업용이 55.3%, 일반용이 21.9%주택용이 13.9% 기타가 8.9%이다. 만약에 블랙아웃이 발생한다면 그 원인의 핵심은 가정용이 아니라 바로 산업용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 상위 20개 기업의 2011년 전력 사용량은 739억2800만 킬로와트(KWh)로 전체 산업용 전력 사용량 2514억9000만 KWh의 30%였다.



2. 대안은 무엇을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하는가?


혹자는 '개인들의 전력소비 줄이기'에만 매달린다. 그 방식이 친환경적이라는 것은 충분히 공감하나 그가 스스로 자료에서 설명했듯이 고작 많아야 10~15%에 불과한 가정용 전기를 줄이는 것은 결코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가 두려워하고 있고, 삼척시민뿐만 아니라 전국민이 두려워하고 있는 핵발전소와 송전탑을 막아낼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진단은 그럴 듯 했으나 그 대안이 엉뚱하게 나온 경우이기 때문이다.

전체 전력사용의 55%에 달하는 산업용 전력을 통제, 관리하지 않고는 핵발전소의 추가 건설과 그 과정에서 필연적인 고압송전선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공공서비스용이 아닌 서비스업(공공건물 포함)과 제조업을 포함한 산업용 전력소비는 전체 전력소비의 약 80%에 달한다. 이 80%는 절대적으로 자본주의적 생산 시스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최근 제조업에서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주,야 맞교대에서 주간 2교대제로 전환하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자본주의 사회는 24시간 생산을 가동해서 이윤을 실현하기 위한 생산주기를 단축함으로써 이윤을을 높이려고 하기 때문이다. 즉 생산을 위해서는 그 생산을 지원하기 위한 서비스분야도 마찬가지로 24시간 가동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는 전력을 24시간 소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답은 간단하다. 보여주고 있는 도표 그 자체로도, 자본주의 사회의 생산시스템을 위한 전력 운용차원에서도 바로 무정부적인 자본주의적 생산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않고서는 핵발전의 대안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3.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한다?

산업용 전기에 대한 통제와 관련해 투 트랙(Two Track)으로 가야한다는 주장이 있다. 더불어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한다. 한편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하면서 자가 전력시설을 갖추게 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끊임없이 팽창하는 자본주의적 생산은 공황의 시기를 제외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으로 전력사용량을 끊임없이 증가시킬 수밖에 없고, '자본가계급의 위원회'에 불과한 정치권력은 자본가계급의 이윤을 위해 목숨 걸고 전기요금을 사수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는 이러한 주장은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 근본적인 대안은 결국 우리가 원하지 않는다하더라도 '계급전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투트랙이라는 전략도 사실은 본질을 회피하는 전략이다.


하나 더 이야기하자면 지금과 같은 핵발전소의 건설과 송전선로의 구축이라는 전력수급시스템은 서울,경인지역에 전력을 송출하기 위해서 불가피하다고 이야기 한다. 그래서 대안이 지역자립에너지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렇게 수도권과 지역의 구도로 풀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산업의 배치에 따라 필요한 곳에 전기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4. 그럼에도 친환경적인 지역자립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필요하다.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적인 지역자립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근본적이고, 일차적이라는 말은 그것만이 중요하고 나머지는 부차적이며 자동적으로 해결된다는 의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친환경적인 지역자립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은 곧 전력수급정책과 관련한 자본가계급의 계급적 본질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이며, 스스로 비자본주의적 삶을 살아가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산업용 전력에 대한 통제와 관리, 그리고 가정용으로 대표되는 개인들의 전기소비를 친환경적으로 전환하고 줄이는 것, 지역적 자립에너지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은 미래사회의 대안이기 때문이다.

5. 여전히 '자본주의가 문제다'라는 구호는 상투적인가?

그럼 당신의 대안은 뭐냐? 라고 물을 것이다. 이 대안과 관련해서 많은 사람들이 말하고 있지만 '대안은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말로 직접적인 대안은 피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내가 그 분야의 전문가도 아니고 그 분야에 대해서 깊은 연구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기본 관점은 제시하고자 한다.

'산업용 전력에 대한 통제와 관리'가 핵심적이며 근본적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무정부적인 대규모의 자본주의적 생산이 그 원인이라고 했다. 그 모습이 바로 24시간 생산시스템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의 지금 당장 실시해야 할 대안은 바로 야간노동의 폐지라고 본다. 지금 시작한 어정쩡한 주간 2교대제가 아니라 완전한 야간노동의 폐지말이다.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실질적인 주간 30시간 노동제와 같은 것이 될 것이다. 물론 야간노동을 폐지하겠다는 것은 격렬한 계급전쟁을 수반할 것이다. 그래서 난 '자본주의가 문제'라는 구호가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그 방향으로 나가야만 해결할 수 있는.

6. 마무리하면서

이유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기후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들었던 사례 하나가 있다. 어떻게 보면 뭘 그런 것까지 꼬투리를 잡느냐?라고 할 수 있지만 난 생각이 다르다. 그 사례가 바로 지난 2월 17일 경주에서 발생한 마우나오션리조트였고, 그 원인을 '경험(예측)하지 못했던 폭설'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과연 그런가? 그런 관점에서 그 사고를 평가할 수 있는가? 단연코 아니다.

사진을 보기에도 철근콘크리트구조가 아니다(내가 아는 가장 튼튼한 구조물이다). 대규모 인원을 수용하는 시설이 가장 튼튼한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이 리조트는 철골에 샌드위치 패널로 덧대는 일명 PEB공법으로 지어진 것이다.이 공법은 건물 중간에 기둥이 없는 창고나 강당 등을 짓는데 주로 쓰여 공간 활용도가 높은 반면 지붕에 눈이 쌓일 경우 제때 제거해주지 않으면 무너지는 단점도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물론 관점이 없는 언론들은 쌓인 눈을 제 때에 치우지 않았기 때문에 붕괴했다는 어처구니없는 분석을 쏟아냈다. 또한 1999년 6월 30일 화성시 소재 씨랜드청소년수련원의 화재 참사는 콘테이너를 덧붙인 구조물이었다. 시설은, 특히 대규모 인원을 수용하는 시설은 최악의 변수를 고려하여 짓는 것이 맞다. 그러나 이윤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자본가는 그 규모의 크고 작음을 불문하고 최소한의 비용을 지불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강연이, 그의 관점이 위의 구조적인 문제의식이 없는 것과 더불어 몰계급적이라고 한 것이다.

@ 진짜 마무리


내가 환경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관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각적인 관점에서 이 문제에 대한 토론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부탁하건데, 그럼 노동운동은 제대로 하는 게 뭐가 있느냐? 또는 노동운동이 환경문제에 언제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느냐? 라는 핀트가 빗나간 비난성 질문을 하지 말아주길 부탁한다. 노동운동에 환경문제에 거의 무지하다는 것, 무지 여부를 떠나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다는 것, 오히려 '생존권'을 운운하며 환경파괴를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정당성을 부여하는 모습을 모르는 것이 아니며, 그런 관점에 비판적이지 않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노동운동, 정확히는 화자가 지적하는 노동조합운동의 생태인지적 활동이 언론의 주목을 못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노동조합운동차원에서도 진전된 활동은 계속 축적되어 왔다. 문제는 계급대 계급으로서 생태, 환경문제에 대한 운동적 진전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회주의 노동운동의 역량강화, 계급운동과 생태운동의 결합정도에 따라 그 진전은 결정될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그를 위해 투쟁하는 동지들을 노력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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