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30일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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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좌담회(6)] 해방연대 무죄판결과 국가보안법
인터뷰 및 정리 : 황정규  ㅣ  2013년 9월 30일
사회자 : 국가보안법의 문제점을 먼저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이광철 : 다 알려져 있어 다시 말하는 것도 새삼스럽다. 국가보안법의 문제는 포괄적으로 요약하면 사상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문제, 민족통일을 가로막는다는 문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91년도에 노태우 정권의 북방정책을 뒷받침한다고 해서 국가보안법을 손질했다. 그 이후 PD계열의 재판 빈도는 낮아졌다. 6.15 공동선언 이래 계속 빈도수가 줄어들었다. 노무현 정권 때는 40건을 넘은 적이 없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 첫해 40건, 2009년 70건, 2010년 151건, 2011년 134건, 작년 10월까지 통계로만 102건이다. 자민통쪽 국가보안법 적용은 상투적이다. 공안기관은 소위 자민통의 통일전선전술에 외연에 가담하는 사람 모두에게 국가보안법을 적용한다. 단적인 예가 천안함을 문제로 UN 안전보장이사회에 서신을 보낸 참여연대도 비록 기소는 되지 않았지만 국가보안법으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최근의 박정근 사건처럼 북한에 비판적인 사람들에게도 칼날이 가해지고 있다.

탈북자들이 국가보안법의 최대의 희생자가 되고 있다. 종합심문센터에서 6개월동안 보호를 받는데 이 기간에는 변호인의 조력도 받지 못한다. 이런 장치를 통해 국가보안법 위반자가 양산되고 있다.

개인적인 전망은 남북관계의 발전과 무관하게 적용은 늘고, 더 악화될 것이라고 본다. 한가지 변수는 박근혜 정부의 정치적 상상력이다. 알맹이 없는 이미지 하나로 지지율이 나오는데 남북관계를 잘하고 있는 게 유일한 치적이다. 그러므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엉뚱하게 국가보안법을 없애겠다는 식으로 나올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사회자 : 문제와 양상을 모두 말씀해 주셨다. 이명박 정권이후에 국보법 탄압이 자민통에 집중되는 면도 있지만 박정근 사건의 경우처럼 적용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도 한 특징이다. 해방연대의 경우도 방통위에서 게시판 글을 삭제하라는 요구를 계속하고 있고 이것도 국가보안법이 근거로 작동하고 있다.

김광수 : 개인적 경험으로 보면 91년 국가보안법 개정이후에도 탄압은 기승을 부렸는데, 그 이후 발생빈도가 줄어든 것은 운동진영이 청산을 해서 그런 것이라고 본다. 검거의 대상이 없어진 거다.

이광철 : 91년 소련붕괴이후 사상 좌표를 고민한 사람이 많아서 그렇지 좌파에 대한 탄압이 계속되었다. 다만 상대적으로 자민통 그룹에 비해, 특히 2,000년대 이후에는 축소된 흐름이 있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김광수 : 진보정치를 하는 입장에서는 민주노동당에 있으면서 실질적으로 사람들에게 느껴지는 것은 국보법이 정치적 상상력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당장 무상보육의 문제만 하더라도 반공교육의 영향으로 탁아소에 대한 거부감이 논의 진전에 장애가 되었다. 사회주의 국가의 성과물을 상상해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유사한 정책을 설득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갖게 했다. 또한 북한과 주체주의자들에 대한 거부감을 재생산을 하는데 국가보안법이 큰 역할을 한다. 사회주의까지는 거부감을 갖지 않는데 북한 이야기를 하면 엄청난 거부감을 갖는 경우가 실제 많다.

주현우 : 80년대, 90년대 출생한 학생들이 지금 대학을 다니고 있는데, 국가보안법을 의식하지 못하는 세대다. 국보법이 꾸준히 존재하고 피해사례가 있었지만 이것이 자신의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요즘은 양상이 달라졌다. 작년에 검찰총장이었던 한상대가 학교에 왔는데, 당시 박정근, 김정도씨가 트위터에서 리트윗했던 문제로 국보법 기소가 되었던 사건을 가지고 문제제기를 하려고 강연회에 갔었다. 그런데 충돌이 없었고, 150명이 들으려 왔는데도 강연회 자체가 취소되었다.

요즘은 국가보안법이 실질적 도구로 쓰이고 있다. 과거에는 넷상에서 허튼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있었는데, 오프라인에 나온 적은 없었다. 그런데 올해 그런 건수가 많아졌다. 5.18 대자보를 찟고 인증샷을 인터넷에 올린 사건도 있다. 넷상의 논쟁을 가지고 요즘은 국정원에 신고하는 케이스가 발생했다. 현재 국보법은 충분한 인지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그룹과 실제 여기에 움츠려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실질적으로 올해 들어서는 이석기 사건이 터지면서 더 심각해졌다. 사건이 터진 것이 강의 직전이었는데 이 사건이후 강의계획서에 있던 내용들이 변경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강의계획서에 들어간 맑스저작을 읽어보는 과정이 생략되면서, 시절이 하수상하니 이런 거 못하겠다는 식의 변명이 나오고 있다.

사회자 : 동양적인 사고를 보면 패륜인데 친구를 신고하고 스승을 신고하는 것 말입니다.

주현우 : 지나친 일반화인지 모르지만 이제는 우익적 성향이나 공격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설치고 있다. 생각은 하지만 행동은 못했던 사람들이 국정원에 신고하는 것을 자신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계기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자보에 테러를 가하고 동아리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문제제기하겠다는 풍문도 돌아다닌다.

이광철 : 이 지점에서 집고 넘어갈 것이 있다. 8,90년대 당시에는 거대한 민주주의 변혁의 흐름이 있었기에 지금 일베가 하는 이야기는 감히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런 분위기가 민주정권을 세운 힘이 되었지만 10년의 민주정권 집권시기에 민주주의가 절차가 개선되고 남북관계가 개선된 성과는 분명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긴 하지만 그 동안 오히려 양극화가 심화되고, 재벌위주의 정책, 한미 FTA 시도, 중소기업 몰락 등의 측면이 있었다. 대중들이 갖는 진보, 변혁세력에 대한 실망감이 국보법 폐지뿐만 아니라 진보적 의제들이 잘 먹히지 않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본다. 일베 등의 말이 나오는 것은 큰 흐름에서 보면 개혁진영에 대한 대중들의 냉소와 맞물려 있다고 본다. 사회불평등과 양극화에 대한 진보진영의 역량을 기르는 것이 국보법 폐지에 가장 큰 기반이 될 것이다. 이런 부분에 대한 성찰도 필요하다.

사회자 : 이명박 정권이후 계속해서 국가보안법 악용되는 일어나고 있지만 내란 음모사건이 터지면서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본다. 이 사건이 국보법과 어떤 연관이 있는 지 말했으면 합니다.

이광철 : 이번에 변호인단에 참여하지 않기로 해서 상황에 대해서 상황에 대한 정보는 여기 계신 분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공소장을 보니 3년을 내사했다고 하는데 내란음모의 녹취록이 유일한 증거로 보인다. 내란음모로 검찰이 기소했는데, 결국 하기는 할 거라고 봤지만 검찰이 기소하지 않을 거라는 예상도 했었다. 법리적으로 보면 97년 전두환 내란사건의 판례를 비추어볼 때 내란음모라고 하면 국헌문란의 목적만 가지고는 안된다. 녹취록이 증거능력을 가진다해도 한지방의 평온을 해치는 폭동을 조직하는 수준이라고 볼 수 없다. 북미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그분들 입장에서는 녹취록에 나온 그런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상황이 온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이야기한 것으로 그런 생각이 낙후되었다는 평가는 별론으로 하고, 이것을 폭동을 준비하는 수준이라고 볼 수 없다고 본다. 법리적으로는 그렇지만 검찰이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국정원이 야심차게 준비한 사건을 검찰이 기소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고, 공안기관의 수준에서는 이명박정근때 미네르바 사건이나 PD수첩사건을 보더라도 무죄가 나와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기소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

사회자 : 결국은 국가보안법이 전가의 보검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국가보안법 고무찬양은 유죄가 나오지 않겠나?

이광철 : 국가보안법의 폐단을 지적하는 문제와 별개로 내란음모가 무죄가 나오면 국정원의 완패라고 봐야 한다. 저만해도 국가보안법 사건에서도 반국가단체를 거론하면 또 장난치는구나하는 생각이 컸는데 이번에 내란음모라 애기를 들었을 때 나 자신도 어마어마하다라는 생각을 했다. 이는 박근혜, 남재준 두사람이 보여줄 5년의 상황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알려준다. 이들은 상상력과 실행력을 갖추고 있다. 원세훈도 NLL녹취록을 공개하는 것을 끝까지 거부했는데 남재준, 박근혜는 생각나는 대로 막 공개하고 있다. 금도가 없다는 거다.

사회자 : 왜 국가보안법 폐지투쟁이 잘 안 되는 지, 피해자 중심의 대응이 주를 이루는지에 대한 원인을 말씀해 보았으면 합니다,

김광수 : 다른 나라의 경우는 역동적인 정치적 변화를 통해 국보법 같은 법들이 없어지는데 우리의 경우는 정치적 변혁에 가까운 일이 있었음에도 국가보안법을 없애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대한민국이 국가보안법 자체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잘 알려진 미국여배우 멜라니 그리피스의 조부가 되는 사람이 세계최초의 장편영화를 만들었는데 제목이 국가의 탄생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이 KKK단이다. 백인들이 흑인들에게 위협받는 순간 KKK단이 기병대처럼 나타나서 폭도를 쓸어버리는 것이 영화의 절정이다. 그걸 보면서 감독이 천재이거나 웃기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사실 미국은 백인들의 통치를 위한 폭력기구라는 것을 만천하에 폭로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형법보다 먼저 나타난 것이 국가보안법이라는 말처럼 대한민국은 빨갱이로부터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미명아래 반공을 위한 나라, 백색테러를 위한 조직화된 폭력으로서 출발한 국가다. 그러므로 준혁명에 가까운 정치적 변화에도 국보법을 없애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한다.

이광철 :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부정하는 국가보안법 위반 발언입니다. (일동 웃음)

주현우 : 이런 구도가 참 깨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었다. 내란 사태가 났을 때 학교에서 세가지 흐름이 있었는데 국정원의 의도대로 가는 흐름이 다수였고, 냉소적으로 보는 흐름, 즉 국가보안법도 조롱하고 이석기도 조롱하는 것이다. 사실 이런 흐름은 사안에 기권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자민통 그룹도 이야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고 극히 일부만이 여기에 반론을 제기하는 수준이었다.
냉소가 사태를 긍정하는 흐름으로 가는 프레임이 재생산되고 있다. 작년부터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고 잇다. 이런 흐름에 반대하는 세력이 통일되지 못하고 잇다.

김광수 : 민주노동당에 있을 때 국보법 어기는 운동을 하자고 주장했었다. 개인적으로 남아공 흑백분리정책이 얼마 못가겠구나하는 생각을 가지게 한 장면이 하나 있었다. 애니 만델라(만델라의 전 부인)에 연대하는 여성 시위대가 요하네스버그 한 복판에서 시위를 하니 떡대 좋은 백인 경찰이 여러분들을 모두 연행하겠다고 하자. 시위대가 환호를 지르고 춤을 추면서 유치장으로 들어가는 장면이었다.
국가보안법 폐지투쟁하는 우리의 태도도 비장해야 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책 한권씩 가지고 자발적으로 자수하는 투쟁을 하자는 제안을 해본다. 일베나 국가보안법으로 상징하는 배제와 증오의 논리에 대항하는 정상적인 사람들의 작지만 대중적인 운동이 나왔으면 한다.

이광철 : 폐지의 전망과 관련해서 사안을 망원경으로 볼 것이 있고 현미경으로 볼 것이 있다고 본다. 망원경으로 본다면 이승만의 단정노선이 대한민국의 수립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그런 국가적 속성이 있다. 또한 한국사회는 자유주의적 전통이 약하다. 한홍구 교수의 말처럼 왕의 목을 쳐본 적이 없는 사회, 이식된 근대, 해방공간에서 일제 식민지도 청산하지 못하고 북한을 배제하는 것이 일상화된 측면이 있다.
현미경으로 본다면 지금 현재 국보법 폐지하지 못하는 이유는 북한에 있다고 본다, 즉 대중들의 북한에 대한 혐오와 냉소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이것이 대중들이 국보법을 유쾌하게 접근하는 걸 막고 있다. 종북프레임이 가동되면서 진보진영의 북한에 대한 침묵과 금기가 일상화되고 있다. 실제 폐지연대활동을 해보면 단체들도 국보법철폐를 주요 사업으로 올려 놓고 있지 않다.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드러내놓고 이야기할 공론의 장이 없다. 결국 기묘하게도 국보법, 공안과 배제의 논리와 자민통의 논리가 공존, 공생하는 것이 보인다. 이석기 사건을 보면서 국가보안법의 틀안에서 자민통그룹의 일부 인사들이 태도가 폐쇄적인 형태를 지속하면서 마치 사상의 갈라파고스같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북한에 대한 혐오의 정서와 관련해 진보개혁진영이 대중들에게 생각을 정돈할 기회를 줄 수 있는가와 사상의 자유시장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한편 자민통진영에서 사상을 밝히지 못하는 것은 통일전선전술측면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 물론 예외가 있다. 조덕원씨의 경우는 법정에서 당당하게 주체주의자라고 밝힌 바 있다.

사회자 : 해방연대 재판결과에 대한 의미를 이야기해보자

이광철 : 저는 국가보안법이 무죄가 나오는 게 당사자들은 만족을 못하더라도 의미가 있는 것이 자유의 영역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해방연대 재판의 경우도 자유영역의 확대하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국가보안법이 존재할 수 있는 현실자체를 좁혀나가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법정싸움을 변호인과 유기적인 호흡을 가지고 치밀하게 대응해서 해나가야 한다고 본다.

주현우 : 재판방청을 몇 번 했는데 결과이전에 재판자체가 이기고 가는 싸움으로 보였다. 선고결과가 중요했지만 저런 자세가 아니면 국보법을 넘을 수 없다고 봤다. 운동적으로 부유하는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이번 재판결과가 사회주의 이야기해도 된다는 자신감을 주었다고 본다.

김광수 : 이번에 연행되고 조사받고 재판을 받아보면서 국가보안법의 생존환경이 녹녹치 않아졌음을 느꼈다. 민주정부 10년의 성과로 볼 수도 잇는데 고문을 통해 피의자의 진술에 의존하는 방식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기에 물증이나 논증을 요구하는 것이 분명 달라진 환경이라고 본다. 비록 맑스주의가 많은 실수, 오류가 있어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그것이 지성과 이성에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논리, 논증 싸움에서는 우리가 이기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한편으로 이번 재판은 맑스주의 주요개념을 정리하고 정돈하는 계기였다고 본다. 막연하게 사용하고 의미도 불분명했던 개념들 즉 프롤레타리아독재, 전위정당, 대중활동과 의회활동의 결합 등을 명확히 한 것이 성과였고 또한 이 개념의 정리가 재판투쟁 승리에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마침내 노동자국가수립이라는 정치적 호소가 한국사회에서 시민권을 획득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많이 알려야 한다고 본다.

사회 : 황정규 해방연대 사무처장
김광수 해방연대 기관지 위원장
이광철 민변 변호사,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주현우 고려대 학생
순서는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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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에 대한 탄압을 분쇄하고 강력한 연대투쟁으로 교육투쟁의 새로운 장을 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