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3일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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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이면에 도사리는 자본주의의 진실 (1)
- 폭염, 폭우, 가뭄, 날씨가 미쳤다! -
황정규  ㅣ  2012년9월3일

2012년 여름, 18년만의 폭염에 37, 38도를 육박하는 최고기온은 내려올 줄을 모르고, 1910년대 평균 2.6일에 불과하였던 열대야는 제주가 33일을 기록하는 등 열대야 기록 이후 최장기간을 기록하였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도 증가하였다. 일사병,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치료받은 사람은 826명에 달하고, 사망자는 14명으로 2011년에 비해 사망자수가 두 배로 증가하였다. 더위가 가시는 듯하자 이제는 폭우가 밀려온다. 며칠째 비가 내리고, 비는 금방 폭우로 돌변하여 수도 한 복판을 침수시켰고, 군산은 400mm의 물폭탄이 터졌다. 어느새 올해 모내기철 심한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은 까맣게 잊어버렸다. 이제 우리는 여름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재정의해야 할 지경인지도 모른다. 이렇게 미친 날씨는 바로 지구가 따뜻해지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지구온난화에 대해서 알고 있지만, 올해 여름의 폭염으로 지구온난화가 진짜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이 글에서는 지구온난화라는 현상과 이를 야기하게 된 원인이 어떻게 인식되게 되었는지 확인해보도록 하겠다.


온실효과


지구온난화는 온실효과에 의한 것이다. 온실효과는 태양의 열이 지구로 들어 와서 나가지 못하고 순환되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태양에서 방출된 빛 에너지는 지구의 대기층을 통과하면서 일부는 대기에 반사되어 외계로 다시 방출되고 일부는 수증기,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 효과 기체에 의해 흡수, 지표로 되돌려져 지구를 따뜻하게 한다. 온실효과는 실제로는 지구를 일정한 온도를 유지시켜 주는 매우 중요한 현상이다. 대기에 의한 온실효과가 없었다면, 생명이 살 수 없는 매우 차가운 행성이 되었을 것이다. 지구온난화 문제의 핵심은 태양에너지를 품는 온실가스가 지나치게 증가하여 지구의 온도가 인간과 지구상의 생명들의 생존을 위협하게 될 정도로 올라가고 있는 데에 있다. 교토의정서는 가장 중요한 온실가스로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을 지정하였으며, 이 중에서도 이산화탄소가 가장 핵심적인 온실가스이다.


지구온난화와 빙하기 연구


온실효과는 이미 19세기 초 프랑스 과학자 조제프 프리에나 영국 과학자 존 틴들에 의해 발견되었다. 특히 스웨덴의 과학자 스반테 아레니우스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배출과 지구온난화의 관계를 처음으로 계산하였다. 당시 기후학자들의 관심은 지구온난화 자체가 아니었다. 이들은 선사시대의 빙하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빙하기가 남긴 자연유산은 엄청난 것이어서 많은 과학자들은 빙하기가 어떻게 시작되고 끝나게 되었는지를 밝히고자 하였다. 이후 빙하기를 이해하는 과학적 연구는 지구온난화를 규명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과학자들은 고기후 지식을 얻기 위해 바다 속 진흙층과 극지의 얼음을 시추한 코어를 연구하였고, 이 연구 결과는 지구의 기후가 수천 수백년이라는 짧은(!) 시간보다도 더 급격하게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를 밝힌 킬링 곡선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와 긴밀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연구가 필요하였다. 스크립스 해양학 연구소의 지원을 받은 찰스 데이비드 킬링은 하와이 마우나로아에 측정 장비를 설치하고 1957년부터 정확한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기 시작하였다. 측정한지 3년이 지나자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가 가시적으로 확인되기 시작하였으며, 이후 50여 년 동안 이산화탄소는 꾸준히 증가하여 지금은 390ppm(200년 전 227ppm)을 넘어서고 있다.
한편 이산화탄소에 의한 온실효과를 인정한다 해도, 현재의 지구온난화가 인간이 태운 화석연료로 인한 것인지를 입증해야만 한다. 지구온난화 현상 자체가 발생하고 있지 않다거나 ‘인간활동’에 의한 지구온난화가 아니라는 주장이 소위 회의론자(skeptics)에 의해 제기되었으며, 이러한 주장은 석유, 석탄 자본 등의 후원을 받았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가 ‘인간활동’에 의한 것임을 알아나는 데에는 아이러니하게도 군사적 연구와 연관이 있었다. 1940년대 핵무기 개발을 위한 핵실험이 빈번해지면서, 방사성원소를 측정하는 정밀장비가 개발되었다. 이 장비를 이용해 방사성 탄소 측정이 가능해졌다. 지구 대기에 있는 방사성 탄소는 대부분 우주 공간에서 들어오는 우주선 입자가 질소원자와 충돌하여 생겨난다. 이 방사성 탄소는 대기 중에서 일반 탄소와 일정한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화석연료를 태운 결과 나오는 탄소는 수억 년 전의 것으로 방사능을 모두 잃어버린 탄소이다. 따라서 대기 중에서 방사능 탄소의 비율이 어느 정도 감소했는지를 측정하면 인간에 의해 배출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측정할 수 있다. 이 방법은 1950년대에 한스 쥐스라는 화학자가 적용한 것이었으며, 그 후 10여년이 지나서야 정확한 측정치를 확보할 수 있었다.

하키스틱 그래프와 지구온난화

사실 지구온난화는 단순히 올해 무척 더웠다는 식의 문제는 아니다. 모든 자연 현상이 그렇듯이 복잡다단한 상호작용의 연쇄 속에 있다. 1970년대까지도 지구온난화는 명백해 보이지 않았다. 가령 방사성 탄소의 비율은 역사적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드러났고, 1960년대 이후 전세계 기온은 오히려 하락하는 것으로 보였다. 당시의 기온하락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명이 등장하였다. 대표적인 것인 태양흑점주기와 관련된 것이었다. 그러나 태양과 지구온난화의 연관성은 불분명하고 미미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또 다른 것이 스모크를 야기하는 에어로졸에 의한 기후 냉각이었다. 1975년 발표된 연구결과는 지난 30년간의 한랭화가 주로 북반구에서 일어났다고 보았다. 이는 에어로졸에 의한 기후 냉각을 지지하는 증거였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상쇄요인들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축적된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를 야기하게 되었다. 오히려 땅 밑에서 조만간 분출하기를 기다리는 마그마처럼 이러한 상쇄요인에 의해 심각한 이산화탄소에 의한 지구온난화가 가려지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1980년대 이후 기온은 급격하게 상승하는 양상을 보이게 되었다. 그 결과 지난 십년 중 9년은 기온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웠던 해들이었다. 이러한 기온 변화를 반영하여 기후곡선은 ‘하키스틱’의 형상을 띤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은 바로 자본주의


1988년 뜨거운 여름날, NASA 고다드 연구소에서 일하던 제임스 핸슨은 미의회 청문회에 출석하여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알리는 증언을 하였다. 같은 해,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 대응을 위한 과학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이 출범하게 되었다. IPCC는 4차에 걸친 평가보고서를 제출하여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 대책을 내놓고 있다. IPCC의 4차 보고서는 2007년 발표되었다. 이 4차 보고서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였다.

“인류의 활동에 의하여 발생한 지구 온실가스 배출량은 산업화 이전시대부터 증가하여 왔으며 1974년부터 2004년 사이에는 70%나 증가하였다.” “1750년 이래 인간 활동의 순효과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 중 하나였다는 것은 극히 확실하다”


IPCC가 다양한 과학자들과 정부관리들의 전반적인 합의를 통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들의 주장은 온건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IPCC의 주장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사실상 자본주의가 등장한 이후 끝이 없는 경제성장을 위해 화석연료를 사용한 데에 있다는 것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과 서유럽,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일본을 포함한 23개의 선진국의 인구는 전세계 인구의 14퍼센트밖에 되지 않지만 1850년 이후 세계 탄소의 60%를 배출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에 책임을 지고 있는 이들 나라들은 이러한 기후변화의 책임을 전혀 지고 있지 않다. 여전히 전채 배출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97년, 배출감소를 위해 교토의정서를 채결하였지만 오히려 이산화탄소 배출은 급증하였다. 이것이 바로 자본주의이다. 끊임없는 경제성장 속에서 탄소 배출을 증대시켜온 것이 인류와 지구 전체를 위협하는 생태재앙을 낳았다는 것이 분명해졌지만,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 바보마냥 여전히 탄소배출을 증가시키고 있다. 자본주의가 이렇게 브레이크가 고장 난 기차처럼 광란의 질주를 하는 이유는, 이 체제가 오직 이윤을 위해 영원히 생산을 증대시키고 자연과 노동자를 착취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체제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지구온난화 이면에 가려져 있는 자본주의의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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