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8일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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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대학체제를 넘어 대학통합네트워크로
김학한 교육혁명공동행동정책위원장  ㅣ  2012년7월28일

대학서열체제 타파의 서막

 대학체제 개편이 대선을 앞두고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립대통합네트워크로 시작된 대학체제개편 논의가 서울대 폐지여부로 옮겨 붙으면서 ‘대학통합네트워크’를 사회적 논의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불러내었다. 이는 조중동 등 보수언론이 대학통합네트워크에 ‘서울대 폐지론’으로 선정적인 딱지를 붙이고 공격하면서 벌어진 결과이다. 민주통합당이 국립대통합네트워크를 대선공약으로 검토하겠다고 하자 엘리트주의, 학벌주의에 기반한 보수세력들은 이를 ‘서울대 폐지론’으로 프레임을 짜고 ‘민주당 때리기’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2004년 노무현정부 교육혁신위원회가 ‘국립대공동학위제’를 내걸었을 때, ‘교육경쟁력약화’로 규정하며 공동학위제를 침몰시켰던 것을 기억하였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조중동의 매장시도에도 불구하고 대학통합네트워크는 그들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오히려 맷집을 키워가며 논의의 지평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첫째, 이미 민주당과 진보정당들이 대학통합네트워크 방안을 총선공약으로 내세웠고 민주당의 대선후보들이 연쇄적으로 이를 핵심공약으로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으로 인해 민주당이 보수세력의 공격에 직면하여 과거처럼 깃발을 내린다면 그것은 대선 전투에서 중요한 고지를 미리 포기하는 것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둘째, 더욱 본질적이고 중요한 지점으로 대학공공성의 빈곤과 대학서열체제의 모순이 국민대중에게 심각한 고통을 안겨주고 있으며, 이러한 대학체제를 바꾸기 위한 대중들의 투쟁이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개되어왔다는 점이다. 신자유주의 대학체제개편인 이명박정부의 서울대법인화에 맞서 대학주체를 중심으로 국립대법인화 저지 투쟁을 전개해왔으며, 법인화의 대안으로 국립대통합네트워크를 구체화시켜왔다. 또한 2011년 내내 완강하게 진행되었던 대학생들의 등록금 투쟁은 대학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 확대와 대학공공성 강화를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만들어 왔다. 더욱이 이명박정부 들어와서도 입시경쟁교육과 사교육으로 인한 학생과 학부모의 고통은 늘어났으며 교육양극화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대학서열체제의 개편 없이는 입시경쟁교육과 사교육비 폭증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경험적 증거가 보다 더 분명해졌다. 신자유주의 대학개편에 맞선 투쟁과 극심한 입시지옥으로부터의 탈출이 공통적으로 가리키고 있는 방향은 대학서열체제를 타파하고 공공성에 입각한 새로운 대학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 대학통합네트워크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대가 확대되고, 대학통합네트워크에 주저하던 정치세력으로 하여금 총선과 대선공약으로 제출하도록 하게 된 진정한 배경이다. 따라서 최근 대학통합네트워크를 둘러싼 논쟁은 일회적인 충돌이 아니라 향후 수년간 진행될 대학체제개편을 둘러싼 본격적 공방의 서막이다.

대학통합네트워크의 기본구성


(국립)대학통합네트워크는 대학서열체제 해소방안으로 2004년 제출되었다. 다시 말하면 대학평준화체제로 가는 경로상, 이행기상의 대학체제로 제출된 것이다. 고교서열화로 인한 숱한 반교육적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1974년 고교평준화가 도입되었으며, 고교평준화는 고교입시, 사교육, 고교재수생 등의 문제를 해결하였다. 그러나 대학의 평준화를 고등학교처럼 단번에 시행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대학은 고등학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다양한 학과와 복잡한 교육과정을 가지고 있으며, 사립중등학교와 달리 국가예산의 지원을 받지 않고 있기 때문에 사학자본의 지배구조가 더욱 공고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대학평준화로 가는 도정에 기존의 국립대학교와 국가의 재정을 투입하는 정부지원 사립대를 결합하는 대학통합네트워크가 제출된 것이다. 처음에는 국립대학교의 중심적 역할을 강조하면서 이 방안을  ‘국립대통합네트워크’라고 명명하였지만, 2011년이후에는 국립대 뿐만아니라 사립대도 포함된다는 것을 강조하기위하여 ‘대학통합네트워크’로 정리하였다. 대학통합네트워크는 세 가지 원리를 핵심적인 내용으로 한다.


첫째, 국공립대를 확대하고 독립사립대를 정부지원사립대로 전환하여 대학의 공공성을 강화한다. 정부지원 사립대학들에 대해서는 현재의 사립중등학교와 동일한 방식으로 국립대 수준의 재정지원을 한다. 이를 통해 자본에 종속되지 않고 사회발전, 학문발전에 부응하는 교육과정을 확보하고, 대학주체의 참여를 통한 민주적 대학운영이 이루어 질 수 있다.

둘째, 국공립대와 정부지원 사립대를 하나의 통합네트워크로 하여 학생들을 대입자격고사로 선발하고 공동학위를 부여한다. ‘대학통합네트워크’는 학생을 대학입학자격시험으로 공동선발하고, 학점을 교류하며, 공동(통합)학위수여를 한다. 이를 통해 ‘대학네트워크’ 참여대학의 평준화를 확보하고 대학서열체제를 전반적으로 해체한다.
셋째, 대학통합네트워크는 교육과 연구를 위한 협력체제를 구축하여 학문발전의 새로운 동력을 확보한다. 국립교양과정을 수립하여 기초학문을 발전시키고, 권역별 대학원네트워크를 구성하여 학문발전의 인적, 조직적 토대를 재구축한다.

대학통합네트워크는 당분간은 공동학위를 부여하는 대학통합네트워크의 대학들과 독립사립대학들로 병존하겠지만 향후에는 유럽의 대학처럼 평준화의 방향으로 나가게 될 것이다.


대학체제 개편의 쟁점들

대학통합네트워크가 담론의 영역에서 현실의 영역으로 내려오면서 현실화를 둘러싼 정치적 대립이 본격화되고있다..

첫째,대학통합네트워크 구성에 대해 ‘서울대 페지론’으로 규정하고 서울대가 대학통합네트워크에 들어간다고 해도 명문 사립대들이 대학서열의 정점을 차지하기 때문에 대학서열체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는 기존의 대학서열체제를 유지하려는 학벌주의의 대표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대학통합네트워크가 구성된다고해서 서울대, 경북대, 부산대, 전남대등의 국립대가 폐지되는 것이 아니라 대학 통합네트워크의 해당지역 캠퍼스로 역할을 바꾸는 것 뿐이다. 그리고 이들 국립대들은 학부를 운영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권역별 대학원네트워크의 중심으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또한 대학통합네트워크에 재정지원을  통해 대학등록금을 사실상 무상화 하고(무상의 대학통합네트워크와 비싼 등록금의 독립사립대가 대비된다.), 법학, 교육학, 의학, 수의학, 약학등 공공적 성격이 높은 학과를 대학통합네트워크에 집중적으로 배치하게 되면 대학통합네트워크의 선호도는 독립사립대를 능가하게 될 것이다.

둘째, 현재 민주당 등에서 제안한 ‘국립대연합체제’는 국립대를 중심으로 우선 통합하고 사립대는 배제하는 방안이다. 이는 지방 국립대의 발전을 통한 지방의 균형발전, 사립대의 통합에 대한 반발을 미연에 방지함으로써 국립대통합네트워크의 현실화를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사립대 학생 비율이 76%로 압도적으로 많고, 수도권의 대학 대부분이 사립대학인 조건에서 국립대만의 통합은 대학서열체제 해소라는 목표 달성에 중대한 차질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대학서열체제를 해소하기위해서는 일정한 조건이 되는 사립대를 정부지원사립대로 개편하여 대학통합네트워크에 참여시켜야 한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지역의 서울지역의 국공립대가 4개에 불과한 상황에서 이 지역의 국립대희망자를 감당할 수 없다. 또한 대부분 중상위권인 서울지역 사립대가 대학통합네트워크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대학통합네트워크의 서열체제 타파 효과는 매우 제한적인 수준에 머무르게 될 것이다. 따라서 대학통합네트워크는 여러 발전 단계를 거치겠지만 처음부터 대학공공성을 강화한다는 관점에서 사립대를 포함하는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대학통합네트워크에 대한 정치권에서의 공론화와 공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것은 대학통합네트워크가 공상과 담론의 영역에서 내려와 대학체제 개편의 현실적인 방안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것의 반증이다. 대학통합네트워크는 심각한 대학서열체제와 공공성의 빈곤, 입시경쟁교육과 사교육을 극복하려는 국민대중의 열망을 실현할 수 있는 최선인 동시에 유일한 대학체제개편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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