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1일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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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를 부추기는 지옥행 급행열차, 오일샌드
황정규  ㅣ  2011년10월21일(금)

9월17일,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시작된 저항운동인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가 전세계를 뒤흔드는 운동으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이 투쟁이 있기 바로 얼마 전까지, 미국에서는 오일샌드에서 추출한 합성원유(synthetic crude oil)를 캐나다에서 멕시코만 연안지역까지 수송할 수송관의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가 대규모로 전개되었다.

8월 20일부터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시작된 이 시위는 9월3일까지 1천여명이 넘는 시위대가 경찰에 연행될 정도로 큰 규모의 시위였다. 연행된 시위자 중에는 영화 “킬빌”에서 애꾸눈 자객을 연기한 다릴 한나가 포함되어 있었다. 다릴 한나는 이미 몇 년 전 캘리포니아에서도 숲을 지키기 위해 밤나무 위에서 3주 동안 살다가 구속되기도 한 환경운동가이다. 제임슨 한센도 연행자들 중 한 사람인데, 제임슨 한센은 NASA의 고다드 연구소장으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계속 대중들에게 알리고 있는 기후학자이다. 그는 “타르샌드가 대기로 쏟아져 나오면,” “본질적으로 게임오버”라고 주장하였다.


오일샌드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이 저항의 중심에 존재하는 오일샌드가 무엇인지 간략하게 집고 넘어가보자. 오일샌드는 끈적끈적하고 흐르지 않는 원유의 일종인 역청(bitumen)과 모래, 점토, 물 등의 혼합물을 지칭한다. 오일샌드는 다른 속칭으로 타르샌드라고 불리는데, 이는 오일샌드의 원유성분인 역청이 석탄부산물인 타르와 비슷하게 생긴데서 기인한다.

일반적으로 원유는 전통적 원유와 비전통적 원유로 분류되는데, 우리가 지금까지 사용한 석유는 대부분 바로 전통적 원유에서 왔다. 전통적 원유는 경질유로서 액체상태로 존재하고 땅 속에서 한 곳에 층을 이루어 머물고 있기 때문에 채굴과 이동, 가공이 용이하였다. 반면 비전통적 원유인 오일샌드는 일반적으로 점액질로 존재하고 모래, 점토, 물 등의 불순물과 섞여 있기 때문에, 매장량이 풍부한데도 불구하고 채굴, 가공, 운송, 정유 등의 어려움이 존재하였다.


오일샌드의 정치경제학


이와 같은 이유로 오일샌드는 오랫동안 이용되지 않았고, 기껏해야 원주민들이 카누 같은 것의 방수재로 이용해왔을 뿐이었다. 그러나 방치되었던 오일샌드에 개발의 눈을 돌리게 된 상황이 발생하였다. 전통적 원유의 고갈과 원유가격의 상승이 오일샌드를 황금을 낳는 거위로 만들었다. 그리고 채굴, 개질기술의 개발은 이러한 상황을 뒷받침하였다.

전통적 원유의 경우에는 채굴과 운송, 정유/가공의 단계를 거치기만 하면 되지만, 오일샌드의 경우에는 경질유가 아닌 끈적끈적한 역청을 채굴하는 것이기 때문에 채굴과정에서 역청을 액체상태로 만드는 과정과 이를 다시 원유처럼 개질하는 과정이 추가적으로 소요된다. 그리고 이렇게 나온 합성원유는 중질유로서의 특징을 지니기 때문에 수송관으로 수송하기 위해서는 탄화수소를 첨가해서 더욱 액화시켜야 한다.

이러한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오일샌드에서 원유를 얻는데 드는 생산비만 대략 배럴당 25달러에 이른다. 따라서 오일샌드가 경제성을 지니기 위해서는 원유 거래가격이 배럴당 60달러가 넘어야만 한다. 가장 비쌀 때에도 배럴당 30달러 대를 넘지 않았던 국제유가는 2000년대부터 세계경제의 거품과 함께 150달러 수준까지 상승하였다. 2008년 공황 이후 한때 30달러대로 하락하였지만 지금은 90달러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오일샌드에서 석유를 생산하는 것이 경제적 타산이 있게 되었다.

이와 함께, 전통적 원유가 이미 정점에 이르러 고갈해가고 있는 현실 역시 오일샌드 개발을 부추겼다. 석유정점의 시기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전세계 석유공급이 하루 8,500만 배럴에서 정체되어 있다는 사실은 이를 뒷받침 한다.

이러한 전세계 에너지 공급 상황 때문에 캐나다는 세계 22위 석유매장국가에서, 채굴가능한 오일샌드 매장량 1,760억 배럴로 세계 2위의 석유매장국가가 되었다. 캐나다의 총 매장량은 대략 1.7조 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전세계 전통적 원유 매장량과 맞먹는 규모이다. 제 2의 오일샌드 매장량을 지닌 베네수엘라는 높은 기온이라는 좋은 채굴조건을 지니고 있지만 정치적 상황과 지리적 조건 때문에 캐나다는 세계적 석유 메이저들이 달려드는 먹잇감이 되어가고 있다. 한국도 질세라 오일샌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앨버타의 2.5억 배럴 규모의 블랙골드 광구 지분 100%를 이미 확보한 상태이다.

오일샌드 러시는 이제 시작이다. 몇 세기를 쓸 수 있는 원유매장량 앞에 에너지위기가 뭔말이고 기후변화가 뭔말이란 말인가! 화석연료여 영원하라!


더러운 기름, 오일샌드로 예상되는 환경재앙


그러나 오일샌드는 에너지 공급이라는 이면에서 석유자본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것 말고는 어떠한 의미도 없다. 오히려 생태위기를 가속시키는 지옥행 급행열차일 뿐이다.

가장 먼저 강조해야 할 것은 오일샌드는 바로 화석연료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앞서 설명하였듯이, 오일샌드를 원유로 바꾸는 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가 투입되고 따라서 엄청난 CO2가 배출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는 기후변화 등, 심각한 영향을 야기한다.

오일샌드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에 대해서는 어떠한 측정기준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나온다. 오일샌드에서 합성원유를 만드는 과정은 매우 에너지 집약적이기 때문에 유정에서 정유소까지만 보았을 때에는 전통적 원유의 3배가 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유정에서 최종소비까지를 추적하면, 전통적 원유의 14-40%의 이산화탄소를 더 배출한다. 이 둘 사이에 큰 수치상의 차이가 나타나는 것은 온실가스가 원유의 생산과정이 아니라 최종생산된 원유의 연소과정에서 대부분 나오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2003년 이후 오일샌드 생산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는데, 2008년 이미 하루 130만 배럴을 생산하게 되었다. 이는 캐나다 석유 생산량의 44%를 차지한다. 그 결과 캐나다의 온실가스 배출은 꾸준히 증가해서, 1990년 수준보다 26%가, 교토 의정서 목표치보다 34%가 높은 상태로 온실가스 감축은 요원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세 번째는 오일샌드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산림채벌, 수자원 오염, 동물거주지 파괴 등이 발생하여 주변 환경이 엄청난 규모로 파괴된다. 마지막으로 원유생산과정에서 유독 폐기물이 대거 나오게 된다.

오일샌드에서 역청을 얻는 과정은 노천채굴방식(strip mining)과 지하채굴방식(in situ techniques)이 있는데, 이 두 과정 모두, 불순물과 섞여 있는 역청을 분리해내기 위해서는 뜨거운 증기를 오일샌드에 주입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 막대한 물을 끌어 써야만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강과 지하수 수원이 파괴된다. 또한 이 물을 끓이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1배럴 생산에 3.5-7달러의 천연가스 비용이 든다. 이러한 생산과정의 특징때문에 프랑스계 회사인 Total은 증기를 끓이기 위한 핵발전소 건설을 구상했을 정도이다. 이렇게 사용한 증기는, 역청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이 속에 함유되어 있던 납, 비소, 황 등의 유독폐기물에 오염된 상태로 폐기물 저수지에 모이게 된다. 이는 또 다른 심각한 오염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노천채굴방식의 경우에는 지표면에 얇게 깔려있는 오일샌드를 채굴하기 위해 대규모 벌채를 수반하게 된다. 앨버타에 오일샌드 매장지역이 한반도 전체보다도 크다는 점에서 산림파괴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남벌은 온실가스 증가의 또 다른 요인이 되는 동시에 철새나 동식물의 번식지를 파괴하여 생명 종을 멸종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대안적 에너지체제로 가는 길


오일샌드는 대체에너지가 아니다. 오일샌드는 화석연료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생에너지도 아니다. 기후변화와 여러 환경재앙을 더욱 재촉하는 에너지원일 뿐이다.

그러나 또 다른 문제는 여전히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오일샌드를 포함해 화석연료는 지구온난화를 야기하고 재생불가능한 에너지이기 때문에 안 된다. 핵발전 역시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에서 이미 확인했듯이 안 된다. 조력 역시 재생에너지로서 의문이 있다. 이렇게 모두 제하고 나면, 그렇다면 대안적 에너지체제는 어떻게 가야 하는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논의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전체적인 그림으로서 제시되고 있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여기서 말할 수 있는 것은 대안적 에너지체제의 가장 핵심은 이윤추구, 생산을 위한 생산을 본성으로 하는 자본주의 생산관계의 근본개조와 함께 가지 않고서는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점과 태양광, 풍력, 지열 등의 에너지는 인류모두가 충분히 쓰고도 남을 정도로 막대하고 이를 활용할 기술수준 역시 존재한다는 점, 지능형 전력망, 고압직류전송기술 등 효율성이 높은 전력관리 기술 등이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밑그림 속에서 인간과 자연을 파괴하는 더러운 에너지원에 의지하는 자본주의를 극복할 보다 구체적 그림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대안적 에너지체제는 어떠한 것이 되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앞으로 새로운 글로 논의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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